정부는 미국 쇠고기 수입 협정을 철폐하고 재협상하라.
10대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촛불시위가 전국으로 번지면서 연일 이어지고 있다. 촛불시위는 정부의 성급한 쇠고기 수입 협정 체결로 인한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제 내일은 100만개의 촛불이 밝혀질 것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미봉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촛불이 가라않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정부의 태도에 대하여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자율적 규제에 의하여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제한하려는 것은 실효성이 없거나 있더라도 오래갈 수 없는 땜질처방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그러한 자율적 규제를 약속할 부시 행정부의 임기가 얼마남지 않았고, 자율적 규제가 WTO 협정에 위반되기 때문에 미국측에서 얼마든지 파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금 재협상하면 미국에 대하여 자동차 산업 관세 등 다른 분야를 양보해야 하기 때문에 재협상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입장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 일단 쇠고기 수입이 시작되고 난 뒤 미국측에서 마음이 바뀌어 WTO에 제소하게 되면, WTO 협정 위반으로 판명되어 몇 십배나 더 큰 무역보복을 당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지금 당장 조금 힘들더라도 분명하게 고쳐놓지 않으면 안된다.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이번 협정에서 검역주권을 빼았겼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 조사관들이 미국 도축장에 대하여 조사할 권한이 없고 한국 땅에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검역할 권한이 없다는 것은 주권국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민들이 더 분노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검역주권을 빼았기고도 그것을 알지도 못하고,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서 가르쳐 주어도 주권을 되찾을 생각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 이후 지금까지 계속해서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있다. 촛불 시위대가 부르는 노래처럼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의 뜻에 복종하는 것이 대통령의 의무이다.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정권은 냉엄한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하루빨리 국민을 가르치려는 자세, 얼렁뚱땅 얼버무려서 넘어가려는 자세를 버리고 국민의 뜻에 온전하게 복종하여야 한다.
우리는 다시 한번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진정으로 경고한다. 정부는 즉각 쇠고기 수입 협정을 철폐하고 재협상하라.
2008년 6월 9일
미국 쇠고기 수입 협정 철폐와 재협상을 주장하는 한신대 교수 일동
강남훈, 강민구, 강성영, 강순원, 강영선, 강원돈, 강인철, 고갑희, 곽기완, 권명수, 권오영, 김대오, 김도희, 김동식, 김부자, 김상곤, 김성구, 김애영, 김영선, 김용표, 김용희, 김윤성, 김종엽, 김주한, 김현경, 나성, 남계숙, 노중기, 류기수, 류장현, 박경철, 박기현, 박동련, 박상남, 박설호, 배준호, 서강목, 서영채, 설준규, 성낙선, 성숙진, 송순열, 송주명, 신광철, 안병우, 양우진, 염건, 오영석, 오창호, 오현숙, 옥장흠, 유문선, 유세종, 윤상철, 윤성식, 이경옥, 이금만, 이병학, 이세영, 이영미, 이인재, 이일영, 이향명, 임철우, 장용식, 장정해, 전창환, 정건화, 정태성, 조성호, 조재송, 조태영, 주인석, 차윤경, 채수일, 최두석, 최수철, 최영호, 하종문, 홍선미, 홍성찬 (총 81명,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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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식 서울신학대학교 교수 징계 사건에 관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