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는 5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부시 미국 대통령 방한에 즈음한 합동기자회견’을 열어 자주와 호혜 평등한 한미관계로 나아갈 것을 촉구했다.   ㅣ 김보람

“쇠고기 재협상은 평등한 한미관계를 위해 피할 수 없는 현안이며, 미국 자국 이익을 위한 주한미군 지위변경,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한미정상회담, 또 미국 대박 한국 쪽박 될라”

부시 미 대통령이 주한미군 지위변경(동북아신속기동군화), 방위비분담금 증액, 이라크·아프간 파병·연장,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문제 등을 주요의제로 한미정상회담(6일)을 위해 5일 방한하는 가운데 시민사회는 ‘대미 퍼주기’가 이어질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시민사회 대표자들은 5일 오전11시, 광화문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시 방한에 맞춘 집회시위봉쇄와 방송·인터넷 표적수사 등을 거론, “미국은 대박, 한국은 쪽박 차는 정부의 비뚤어진 대미외교가 되풀이 될 것이라는 암시”라 주장했다.

이들은 “국민의 요구와 대안을 제시하고 관철하는 것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양국의 진정한 신뢰와 상호이익에 기초한 정상 관계발전 계기로 만들어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자주와 호혜평등 정신으로 정상회담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한미쇠고기협상 무효선언과 전면재협상 ▲이라크·아프간 파병연장·재파병 계획 철회 ▲주한미군 지위변경, 방위비분담금 인상 등 전략적 유연성 관련 부당한 요구 전면취소를 요구했다.

이들은 특히 이명박 대통령에게 ▲집회시위 자유 전면보장 ▲경찰폭력과 인권유린 중단 등을 촉구하며 “평화로운 촛불로 쇠고기재협상 등 국민의 요구를 부시 대통령과 국제사회에 전달하려는 우리 행동은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국민은 더 이상 숭미의식에 가위눌리고 독재 폭압에 무기력한 존재가 아니”라며 “부시·이명박 대통령이 우리 국민에게 굴종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재연시킨다면 온 국민의 뜨거운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 경고했다.

표명령 (가칭)평화재향군인회 대표는 “이명박 부시 대통령이 주장하는 ‘이라크·아프간 재건’은 사실 점령과 파괴일 뿐이다. 2003~04년에 이어 또 다시 점령을 지원하려는 논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표 대표는 또한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3개월간 민심이 어디 있는지 보았을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침략전쟁을 다시 한 번 지원한다면 그것은 이명박 대통령을 받아들일 수 없는 또 하나의 치명적 이유가 될 것”이라 말했다.

▲ 이날 기자회견은 장대현 광우병국민대책회의 홍보팀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고, 표명렬 평군 대표, 오종렬 한상렬 진보연대 공동대표, 권오헌 양심수후원회장, 이영 민가협 의장,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이승호 한청 의장, 김수남 련방통추 공동대표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대표자 60여명이 함께 했다. 사진은 기자회견장을 둘러싼 전경의 모습.  ㅣ 김보람

서울도심 부시반대·환영 집회·기도회, 경찰 갑호비상령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5일 저녁 7시 청계광장에서 <부시가 온다, 집중촛불문화제>를 준비하고 있으며, 파병반대국민행동,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등은 이에 앞서 저녁 5시30분, 종로 보신각 앞에서 <부시 out! 명박 out! 공동행동>을 진행한 뒤 합류할 계획이다.

한미FTA 기독교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저녁 6시30분, 광화문 감리교회관 앞(봉쇄 시 종각)에서 ‘부시 방한 반대 촛불기도회’를 연 뒤 7시 청계광장 촛불문화제에 동참한다. (문의 : 김성윤 목사(기사련 집행위원장) 010-6805-0615)

한편 관변어용단체들(대한민국재향군인회, 한국자유총연맹, 국민행동본부, 뉴라이트 전국연합 등)은 ‘부시방한 환영 애국시민연대’를 급조하여 이날 저녁 6시 청계광장에서 ‘부시방한 환영 한미우호의 문화축제’를 예정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이날 오후 4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국민화합·독도수호·경제발전·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나라사랑 한국교회 특별기도회’를 연다.

경찰은 이들의 충돌과 부시 반대 시위와 시설물 점거 등에 대비해 부시가 출국할 때까지 가용 경찰력을 모두 대기 투입하는 갑호비상령을 내리는 등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특히 4일에는 한나라당 경기도당 앞에서 ‘부시 방한 반대, 한나라당 규탄’ 기자회견을 하던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통일선봉대 36명을 ‘집시법’ 위반으로 수원중부경찰서가 연행하는 등 별다른 신고가 필요 없는 기자회견조차 ‘불법집회’로 몰아가고 있다.

부시는 5일 오후 서울에 도착해 특별한 일정 없이 쉰뒤, 6일 청와대에서 한미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에 이어 점심식사를 함께하고 용산 주한미군 사령부를 방문하는 것으로 공식일정을 마치고 다음 방문국인 태국으로 떠난다.

부시 미국 대통령 방한에 즈음한 시민사회단체 대표자 합동기자회견 갑호 비상경계령이 내려진 가운데, 모든 경찰병력이 총동원되어 거리와 광장을 불법으로 차단·봉쇄하고, 신백골단과 색소 섞인 최루액으로 집회와 시위에 대한 국민기본권을 철저히 말살하며, 공영방송과 인터넷에 대한 표적수사로 언론자유를 무참히 유린하는 등 시대를 분간하기 어렵게 만드는 암흑천지의 절정에서 부시 미국 대통령의 1박2일 방한 일정이 시작된다. 이 모든 정황은 정상회담을 하기만 하면 미국이 대박을 터뜨리고 한국은 쪽박을 차는 이명박 정부의 비뚤어진 대미외교가 이번에도 또 다시 되풀이 될 것이라는 비극적 암시다. 따라서 우리는 국민적 요구와 대안을 제시하고 관철하는 것이야말로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양국의 진정한 신뢰와 상호이익에 기초한 정상적 관계발전의 계기로 만들어 나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믿음에 따라, 자주와 호혜평등의 정신에 입각하여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우리는 지난 4월 18일 졸속적이고 굴욕적으로 합의된 <한미 쇠고기협상>을 무효로 선언하고 전면재협상에 착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미국 국민들은 거의 먹지 않는 30개월 이상 쇠고기, 그리고 유럽 일본 등 거의 모든 나라에서 수입을 거부하는 뼈와 내장 등 광우병 위험물질을 아무런 통제장치도 없이 전면 개방한 것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는 것으로서, 지난 세달 동안 타오른 수백만 촛불과 70%를 넘는 반대여론이 입증하는 것처럼 재협상은 우리국민의 절박하고 절실한 요구이다. 따라서 쇠고기 재협상은 호혜평등한 한미관계의 진정한 복원을 위해서는 결코 회피할 수 없는 당면현안이라는 점을 부시 대통령에게 엄중히 지적한다. 우리는 이라크 파병연장,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등 미국의 침략전쟁에 우리의 젊은 군인들을 동원하려는 모든 시도를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은 자원과 패권을 추구하는 미국의 더러운 침략전쟁으로서, 세계평화를 부정하고, 죄 없는 생명을 학살하며, 미국경제의 파탄과 그에 따른 세계경제의 급격한 침체를 가져온 씻을 수 없는 역사적 범죄이다. 또한 한국군 파병은 세계평화에 역행하고, 우리나라의 위신을 추락시키며, 그에 따라 국익에 심각한 손해를 끼친 백해무익의 굴욕이자,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침략전쟁의 전법의 지위로 전락시킨 치명적인 오류로 기록되고 있다. 우리는 주한미군의 지위변경, 전략적 유연성에 관련한 일체의 부당한 요구를 전면 취소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 북미수교가 임박한 지금의 동북아 정세에 비추어 볼 때 주한미군 지위변경, 전략적 유연성은 지역의 평화에 역행하는 위험천만한 것으로서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또한 우리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단호히 거부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외국군대가 남의 땅에 주둔하는 이유는 모두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주한미군의 주둔비는 마땅히 미국이 부담해야 한다. 우리는 국가이익도 국민요구도 철저히 묵살하면서 오직 미국 대통령의 요구에 또다시 굴종하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엄중히 경고한다.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제 금지를 규정한 헌법규정 그대로 집회시위의 자유를 전면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경찰폭력을 통한 인권유린과 민주주의 파괴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평화적인 촛불을 통하여 쇠고기재협상 등 국민의 요구를 부시 대통령과 국제사회에 전달하려는 우리의 행동은 역사적 정당성이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한국정부가 못하면 한국국민이 나서서라도 한다는 대원칙에 입각하여, 부시 방한 기간 내내 국민적 힘을 모아 모든 평화적인 노력을 다할 것임을 엄숙히 천명한다. 끝으로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엄중히 경고한다. 우리 국민은 더 이상 숭미의식에 가위눌리고, 독재의 폭압에 무기력한 존재가 아니다. 무엇이 우리 국민과 세계평화에 도움이 되는 일이며, 무엇이 한미 양국 국민의 진정한 우애와 상호이익에 부합하는 것인지 정확히 판단하고 힘을 모아 관철할 의사와 능력을 갖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국민이다. 지난 석달 이상 찬란하게 타오른 촛불이 그것을 입증하고도 남는다. 만일 부시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우리 국민에게 굴종의 역사를 다시 한번 재연시킨다면, 온 국민의 뜨거운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엄숙히 경고한다. 2008년 8월 5일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전면개방반대 국민대책회의 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일동

김보람 기자  gimbor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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