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시 방한반대, 이명박 심판 촛불문화제’가 5일 저녁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l 이철우

‘부시 방한반대, 이명박 심판 촛불문화제’가 5일 저녁 7시30분 1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경찰의 갑호비상령을 뚫고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경찰은 이날 광화문·미대사관·청계광장 등에 경찰기동대를 비롯해 2백25개 중대 병력 2만4천을 배치하였으며, 이 일대를 경찰버스로 둘러싸고 골목마다 전의경과 살수차를 배치했다.

경찰은 청계광장에서 무대차를 강탈해갔으며 ‘촛불문화제’ 시작 5분 만에 모전교 근처에서 연행을 시작하여, 밤새 시민 약150여명을 연행해 갔다.

경찰은 특히 ‘부시 환영 집회’는 적극 보장하면서 ‘부시 반대 집회’는 원천봉쇄하는 자의 법집행으로 ‘정권의 개’라는 비아냥거림을 받았다.

▲ 시민들을 향해 돌진하기 직전의 모습. ㅣ 이철우

▲ 모전교 부근. 시민을 향해 돌격하는 전의경. ㅣ 이철우

“부시 환영은 OK, 부시 반대는 NO”

부시 방한 반대집회를 열기 위해 성남 서울공항으로 향하던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회원 6명은 공항에 가지도 못하고 세곡동 사거리 도로에서 연행되었다. 특히 김종일 사무처장은 지난달 17일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로 이날 검거되었다.

경찰은 또한 홍근수 목사(평통사 상임대표)가 탄 차를 그대로 견인해 골목에 고립시키는 수법도 동원했다. 반면 부시를 환영하는 이들은 특별한 제지 없이 집회를 마치고 해산했다.

이날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8시20분 거리행진에 나섰다. 이들은 경찰의 폭력연행과 해산에 항의하며 종각-종로3가-종로5가-명동-충무로 등에서 게릴라시위를 벌이다 대부분 자진해산하고 200여명이 명동성당에서 밤샘농성을 벌였고 일부 경찰에 연행되었다.

김성윤 목사(예수살기 사무처장, 광우병기독교대책회의 홍보팀장)를 비롯한 광우병기독교대책회의(기독대책회의) 회원들은 8시30분쯤 청계광장 모전교 부근 종로구청 방향에서 경찰의 ‘물대포’에 항의하며 농성을 벌이다 연행되었다.

연행자는 김성윤·김신애(고난함께)·김종환(통일시대평화누리)·김주환·방인성(통일시대평화누리)·김경호(예수살기)·서덕석(일하는 예수회)·안홍택(고기교회) 목사, 고상환 집사·방주영·방주일·정태효(성수삼일교회)·김성수(기청) 씨 등 20여명이다.

김희헌 목사(한신대학교 외래교수)와 최해성 기장 총회교육원 출판부장 등도 경찰이 인도로 밀고 들어오는 것에 항의하다 연행되었다.

김희헌 목사는 전화통화에서 “인도로 밀고 들어오는 경찰을 보고 중대장에게 항의했더니 ‘잡으라’고 명령하더라. 인도까지 올라와 연행하는 것이 마치 연행자를 수거하기 위해 돌아다니는 모양새”라 지적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한미정상회담 결과 발표에 맞춰 6일 오전 11시, 청운동사무소(청와대 들머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며, 기독대책회의는 낮 12시 서대문 경찰청을 방문해 연행자 석방을 촉구한다.

▲ 문대골 목사(예수살기 상임의장)는 모전교 부근에서 ‘물대포’에 맞아 저체온증으로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갔다. ㅣ 이철우

▲ 최재봉 목사를 비롯한 기독대책회의 소속 목사들은 오후 11시 경, 도봉 경찰서를 찾아 연행자를 만나 연행자 안위를 확인하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사진은 김성윤 목사가 연행 과정에서 일어난 일(안경이 깨어지는 등)을 설명하는 모습. ㅣ 김보람

부시방한반대 기도회, “하나님 앞에 범죄 하여 멸망한 나라 기억·회개해야”

기독대책회의는 이날 촛불문화제에 앞서 광화문 감리회관 앞에서 ‘부시 방한 반대 촛불기도회’를 열어 ▲자주와 대등한 한미관계 수립 ▲쇠고기재협상 ▲파병·주한미군 주둔비 인상 반대 등을 주장했다.

이명남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 한국교회인권센터 이사장)는 설교에서 “미국과 미국을 하나님처럼 모시는 일부 기독교는 성서에 등장하는 ‘강대했으나 하나님 앞에 범죄하여 멸망한 나라’를 기억하고 회개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날 기도회는 황필규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국장)가 사회를 맡아 설교, 정부와 한국기독교를 위한 기도, 성명서 낭독 등을 진행했으며 기독인 40여명이 함께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과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도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5백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종로 보신각 앞에서 ‘부시 OUT! 이명박 OUT! 공동행동’을 진행한 뒤 청계광장으로 행진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주한미군 지위변경, 방위비분담금인상, 이라크·아프간 파병, 한미FTA, 북핵문제 등 주요의제를 거론, “모두 국민이익과 직결되는 문제로 지난 정상회담처럼 미국 이이만을 위한 일방 퍼주기 협상으로 다뤄서는 결코 안된다”고 주장했다.

▲ 부시 방한 반대 촛불기도회. ㅣ 이철우

▲ 외국인들도 부시는 테러리스트라는 현수막을 들고 청계광장을 찾았다. ㅣ 이철우

한기총 기도회, 부시환영집회 “마귀 쫓아내자”, “친북좌파 색출소탕”

한편 관변어용단체들(대한민국재향군인회, 한국자유총연맹, 국민행동본부, 뉴라이트 전국연합 등)이 구성한 ‘부시 방한 환영 애국시민연대’는 이날 1만5천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오후 4시부터 서울 시청광장에서 ‘부시 방한 환영’행사를 진행했다.

‘부시 환영’행사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국민화합·독도수호·경제발전·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나라사랑 한국교회 특별기도회’로 시작해 오후 6시부터는 미국 국가부터 합창하며 본격 행사를 진행했다.

조용기 목사는 설교에서 “한국의 정치·경제·사회 어려움과 공포는 배후인 원수 마귀 때문이다. 방송국과 인터넷, 신문을 점령하고 있는 원수 마귀를 우리 기도로 쫓아내자”고 주장했다.

이상훈 전 국방장관도 행사 개회사에서 “미국은 오늘날 한국을 있게 한 유일한 동맹국이며, 앞으로도 필요한 동반국가“라며 ”친북좌파가 촛불시위를 계속한다면 애국시민의 이름으로 처단해야한다. KBS 등 각 분야 친북좌파 색출소탕으로 국민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 뉴라이트 전국연합 등 374개 보수단체는 애국시민연대를 꾸려 서울광장에서 부시 방한을 환영하는 문화제를 열었다. 사진은 거리행진에 나서는 모습. l 김보람

▲ 시민은 인도로, 경찰은 차도로. 인도로 행진하는 이들을 고립시키기 위해 도로를 점거한 전의경들. ㅣ 이철우

▲ 첫 연행자를 태운 경찰차가 전의경들의 호의속에 항의하는 시민들을 따돌리고 있다. ㅣ 이철우

▲ 전의경이 민변 변호사 접근을 막고 있다. ㅣ 이철우

▲ 청계광장을 차벽으로 막고 모전교 부근은 전의경이 점거해 시민들은 청계광장에 고립된 형국이다. ㅣ 이철우

▲ 전경경들에게 맞아 한 시민이 쓰러졌다. ㅣ 이철우

▲ 명박 배후 부시반대. ㅣ 이철우

▲ 한 시민이 전의경들을 향해 든 손 피켓. “전경들은 냉철히 판단하라! 부시 왜놈 앞잡이 이명박을 따를 것인가? 촛불든 애국시민들을 따를 것인가?” ㅣ 이철우

▲ 종각 부근 경찰과 대치중인 시민들. 민주노동당이 맨 앞에 나서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ㅣ 이철우

김보람 이철우 기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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