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지낸 나무가 봄을 맞는다 - 사진 김성룡

언제부터인지 아침에 눈 뜨면서 스스로에게 깨우쳐 주는 다짐이 있습니다. 다짐이라기보다 일종의 기도인 셈이죠. 그건,“가장 좋은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브라우닝의 시 한 구절입니다. 풀어 말해, 꿈꾸고 소망하는 삶의 르네상스가 현재 진행 중이라는 말씀입니다. 지금 그 날은 만들어져 가고 있다는 각성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만난 사람이 최고의 사람이고, 지금 하는 일이 최고의 사명이며, 지금 최고로 중요한 순간은 오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세상에서 가장 큰 깨달음은 그렇게 믿고 그렇게 생활하는 오늘의 삶인 것입니다. 
  
각설하고, 희망이란 단어가 되레 절망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사회가 작금의 우리네 상황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심화되는 양극화며, 실업인구가 350만 명을 넘어섰다는 보도며, 40만개의 일자리가 뚝딱 사라질 것이라는 소식들은 모두를 아프게 하고 우울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어쩝니까? 더는 희망할 수 없는 곳이 지옥이라 할진대 지옥의 삶을 계속할 수야 없잖습니까. 문제는 삶의 양식을 바꾸고 생각의 지평을 넓혀가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곧, 그분의 자녀답게 마음과 생각과 행동을 새롭게 하려 힘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모」의 작가로 잘 알려진 ‘미하일 엔데’의 진단입니다.“고대문화가 꽃핀 장소는 모두 그 가운데에 신전이나 교회, 혹은 성당이 있었고 그곳으로부터 삶의 질서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현대의 도시들은 모두 그 가운데에 은행이 있습니다.-중략- 거기서 돈은 마치 신성한 것인 양 기도의 대상이 되지요. 심지어는 신이라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돈의 증식, 그 자체가 기적이기에 돈이 기적을 행하는 것입니다.”

10년 전 우리는 IMF를 겪으면서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삶의 방정식은 무엇이며, 인류에게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은 무엇인지를 뼈아프게 고민하지 않았고 아예 관심조차 두지 않았습니다. 오직 맘몬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습니다. 경제회생이 지상과제였던 것입니다. 주식, 펀드, 대박, 경제성장, 뉴타운이 모두의 삶을 집어 삼켰습니다. 그런 물신주의가 급기야 ‘맘몬’을 섬긴 '경제 대통령'을 선출하게 만들었습니다. 혹자는 지금 우리가 회복되어야 할 것은 경제가 아니라 삶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살려내야 할 것은 삶의 지혜이며 가난한 마음이고 인간과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신뢰라고 주장합니다.

저는 이를 그분께서 회복시켜 준 ‘새로운 피조물’이라고 해독하고 싶습니다. 그분을 만남으로 새로워진 사람은 상황을 주목하기보다 상황을 주관하시는 하늘 아버지를 주목하는 사람이니까요. 또, 일희일비하기보다 기도와 간구로 세상을 이기는 힘과 지혜를 얻고자 잠잠히 기다리는 사람이니까요. 나아가 사랑과 진실이 눈을 맞추고 정의와 평화가 입맞춤하는 그분의 통치를 꿈꾸니까요.

물론, 그 첫 번째 과제는 그날을 향한 힘찬 발걸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삶은 기다림의 연속이지 않습니까? 기다림이 있어 삶은 황홀하고 기대되고 살아볼 만한  것입니다. 기다리다 보면 천국은 한 뼘쯤 넓혀지고 모두는 우주의 중심이 되는 것이지요. 아, 물론 그분의 선하심과 인자하심도 영원하겠지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그러나 얼마 후에는 퍼뜩 물러가겠지요. 그러면 눈물 나도록 황홀한 봄 햇살이 대지에 충만하겠지요. 한결 같은 그분의 말씀에 의지하여 기다리는 삶은 모두를 다시 태어나게 만듭니다. 그분은 말씀 입니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 야훼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 발버둥치기보다 가장 낮은 자세로 엎드려 기도해봅니다.

그 옛날 주나라 문왕은
세월 낚고 있던 노인을 만나
선친 태공의 소원을 이루었다
사실, 강태공은 기다림의 다른 이름이다.

오늘 나는 꿇어 엎드려
당신이 찾아주길 소망 한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기다림의 강가에서
바닥 드러낸 빈 잔을 높이 들고 있다.

강태공과 나 사이에는
기다림의 낚싯대
드리운 건 말고 뭐가 있을까?
둘 사이에는 뭔가 있을 법 한데

아하, 기다림이 해답이라는 것
강태공은 빈 낚싯대 드리우는 세월을
나는 빈 잔 높이 드는 시간을
기다림의 이름으로 대신했었다.
-강태공 따라하기; 미발표-

가만가만 노래합니다. ‘나의 잔을 높이 듭니다. 하늘 양식 내게 내려 주소서. 넘치도록 채워주소서.’ 어떻습니까? 그분은 귀에 들린 대로 일하신다고 하잖아요. 희망이라는 말이 절망으로 다가올수록 그분께 의지하는 믿음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누구에게나 무지개 뜨는 삶은 예비 되어 있습니다. 역사의 수레바퀴 마찬가지로 광야에 길과 사막에 강을 만드는 목표를 향해 굴러가고 있습니다.

마지막, 그분은 지금의 상황을 아파하며 크고 비밀한 일을 통해 택하신 자녀에게 삶의 놀라운 변화를 선물하려고 하십니다. 무지개 뜨는 그 순간까지 힘내세요. 그리고 헐떡이면서라도 기도와 간구를 다만 그분께 드려보자고요. 스스로에게 깨우쳐 주세요. ‘가장 좋은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두루 은총입니다.

윤영배 위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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