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교회에는 많이 배운 목사들이 많다. 대학도 모자라 대학원에 박사학위까지... 웬만한 교회 목사들은 목회학석사는 기본이고, 대학원을 여럿 나오거나 무슨 박사학위 소지자들이다. 그러다보니 어렵다는 석사, 박사학위 취득이 쉬워진 것 같이 느껴질 정도이다. 하도 많다보니 별 거 아닌 것같은 생각도 든다.

어느 목사들은 자신의 박사 학위를 자랑하고싶어서 안달이다. 기회만 되면 그 사실을 드러낸다. 주보에 게재를 하고, 자신의 주요경력에 어디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고 드러낸다. 이것이 지나쳐, 심지어 자신의 학위를 상품으로 버젓이 드러낸다.

이는 목사청빙에서도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너도나도 학위를 얻으려고 안달이다. 없는 돈 털어내려니 사모들이 부업을 하거나 허리 띠를 졸라메야만 한다(요즘 웬만한 신학관련대학들은 주당 1일 정도 수학이면 석사, 박사 학위 과정을 다닐 수 있다) .

목사들은 코흘리게 아이들의 헌금과 허리가 휘도록 노동하여 바친 헌금을 아낌없이 비싼 등록금으로 쏟아붓는다. 그러면서 열심히 공부하면 좋으련만 공부는 뒷전이고, 어떻게하면 대충공부하고 학위를 빨리 딸 수 있나 하는 궁리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목사들 학위 대부분은 가짜

▲사랑하는 딸(한사랑). 이 아이 앞에서 정직한 목사이어야 할텐데...

그런데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이렇게 취득한 목사들의 석, 박사학위의 대부분이 가짜라는 사실이다. 최근에는 우리 나라 여러 신학대학교에서도 석, 박사학위과정이 생겼다(익서도 부실하다는 비판이 있는데). 그러나 그 전에는 여러 신학대학에서 불법, 편법으로 박사학위 과정을 운영했었다(대개 목회학 박사학위과정).

필자가 졸업한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은 솔직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학위가 아닌 석사과정으로 추가 분의 학생은 없었고, 목회학 박사과정은 교단 인정임을 분명히 했다. 즉, 지금의 한신대학교 목회학박사과정 재학생이 아닌 그 전 졸업생 분들은 교단인정이지, 교육인적자원부의 정식 박사학위 취득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나 몇 몇 유명한 신학대학은 교육인적자원부 가 인정한 석사가 아닌 인원의 추가 분을 뽑아서 운영했고, 외국의 신학대학원과 연결해서 목회학박사학위과정을 운영했다. 그 과정에는 우리나라 학벌로는 학사학위도 없는 분들도 가능했다. 교인들은 자기 교회 목사의 학위가 진짜 교육부가 인정하는 것으로 알 것이다.

박사의 경우, 외국 신학대학원에서는 우리나라의 비인가학교의 과정을 인정했던 것 같다. 이 경우도 우리나라 교육법으로는 정식 박사는 아니다. 외국에서 인정하는 지는 몰라도 우리나라 법적으로는 분명히 정식으로 박사학위 소지자는 아닌 것이다. 그래도 필자는 이 경우 우리나라 정식 신학대학의 교육과정이었고, 외국의 저명 신학대학원에서 인정하는 과정이니 만큼 인정한다.

디밀면 D.min 딸 수 있어

그러나 안타까운 현실은 우리나라의 무인가 신학교육기관과 외국의 정체불명의 신학교(?)가 연계된 과정으로 석, 박사가 된 경우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비싼 외화를 들여가면서 이렇게 취득한 학위를 공공연히 자랑하는 목사들이 많다.

얼마 전 한 교계신문에서 이를 질타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우리 교계의 저명한 목사들도 가짜 목사라는 것이다. 알고보니 그들이 공부하고 취득했다는 외국의 학교(대개 미국)는 정체불명이었고, 해당 목사는 미국에 간 적도 없이 우리말로 된 논문을 제출했다. 그것도 부교역자들이 써 준 논문이었다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학술재단에서 제일 못믿는 학위가 목사들의 외국 학위라는 말도 들린다. 목회학 박사를 영어 D.Min.이라고 표기한다. 이를 발음의 말장난으로 돈을 디밀면 디밀(D.Min.)면 딸 수 있다고 하던 선배 목사 형의 말이 기억난다.

솔직히 필자도 무인가 신학교육기관과 미국의 어느 신학대학원이 연결된 목회학박사 학위과정을 보고 몇 학기 수학한 적이 있다. 그런데 공부하다보니 이건 아니다 싶어 그만 두었다. 너무나 과정이 허술했다.

등록금은 싸서 좋았지만 허술하게 공부하여 얻고난 학위를 남에게 드러낸다는 것이 이건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몇 학기 등록금을 내고 공부했지만 그만 두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 없는 짓을 범한 것 같다.

요즘도 교계신문에 버젓이 미국의 어느 신학대학원 석, 박사 과정을 소개하면서 광고가 난다. 교육과정은 허술하기 짝이 없고, 학비는 국내과정보다 매우 저렴하다고.쉽게 말해, 대충 싸게 공부하여 석, 박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꼭 이렇게 외화 낭비(?)해가면서 이런 석, 박사가 돠어야할까? 이런 석, 박사를 교회는 목사청빙에 유리한 조건으로 보아야하는가? 안타까운 일이다.

목사에게 필요한 건 학위가 아닌 사랑과 정성

얼마 전 읽은 책이 생각나서 소개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

하워드 헨드릭스 박사는 달라스 신학대학원의 저명한 교수이자 크리스천 리더쉽센터의 회장이다 . 그는 전 세계 60여 개국을 다니며 강연 활동과 저술 활동을 하고， 이것을 통해 이 시대 교회와 영적 지도자들에게 탁월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그의 책이 최근에 우리말로 번역 출판되었는데(멘토링으로 성장하는 법: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2004년 2월)， 그 책에 자기에게 영향을 준 한 사람을 소개한다.

그는 태어나기도 전에 부모가 이혼하여 아버지 없는 가정에서 자랐다. 부모 두 사람 그의 영적상태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가 죽든 살든， 지옥에 가든 아무 관심이 없었다. 그가 열 살 정도일 때 어느 날，구슬치기에 한창 열중하고 있을 때，키가 1백90센티나 되는 거구인，한 사람이 다가왔다. 그 사람이，"교회학교에 다니지 않을래?" 하고 물었을 때，하워드는，학교라는 말이 기분 나빠 고개를 저었다 . 그러자 그 사람은，"구슬치기 할래?" 하고 물었고，하워드는， "물론이죠."하고 말했다. 게임의 결과는 그 사람이 모두 이겼다. 최고 구슬치기였던 소년 하워드는，나이도 많고 덩치도 큰 그 사람이 무릎을 꿇고 자기와 게임을 한 것에 마음을 빼앗겼다. 그래서， 하워드는 그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 사람의 이름은 월트이었고， 교회학교 선생이었다.

그 후 여러 해 동안 월트는 하워드의 삶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 월트는 매번 하워드와 그의 친구들을 교회학교 하이킹에 데려갔다. 그들은 함께 온 숲을 뛰어다녔는데， 월트 선생은 자기 심장이 좋지 않음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하워드는 이렇게 고백한다. "그는 우리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내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푼 첫번째 사람이었다."

교회학교에서도 월트는 언제나 공과공부를 성실히 준비해왔다. 월트는 교회학교 교사로서 충분히 교육을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지혜로운 교사였다 . 그는 금속으로 틀을 짜는 '금형일'에 종사하였는데，교회에서 가르칠 때에는，창조적이면서 부지런하였고 언제나 아이들을 배움의 길로 이끌어내는 방법들을 궁리하였다.

하워드 박사는 이렇게 고백한다. "월트는 나에게 있어서 성육하신 그리스도였다. 그리고 나뿐 아니라 우리 동네의 다른 열세명의 아이들에게도 그러했다. 아이들 중 아홉은 나처럼 결손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들이었다." 놀랍게도 그들 중 열한 명은 나중에 목회자가 되었다. 월트 자신은 겨우 초등학교 밖에 나오지 못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이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목사의 학위인플레가 아니라 진정한 예수님의 교육방법인 사랑과 정성인 것을 ------

한승진  sjhan123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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