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살리기 범종교인기도회에서 가톨릭 신자들이 전통무를 통해 '춤기도'를 드리고 있다.(사진 이정훈)

기독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4대 종단 종교인들이 새만금 갯벌과 공존하는 사회를 염원하는 기도회를 2월17일(금) 오후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공연장(안국동 조계사 내)에서 가졌다.

이날 기도회는 오는 3월24일 새만금 방조제 최종 물막이 공사를 앞두고, 대규모 생명살상에 대한 경고와 생명의 경외감을 상실해 가는 우리 사회에 다시 한 번 경종을 울리기 위해 열렸으며, 대립과 반목이 아닌 화해와 상생의 자세로 새만금을 둘러싼 갈등의 합리적 해결을 요청했다.

하유 스님의 법고 연주로 시작된 범종교인 기도회는 기독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순으로 4개 종단의 예식 전통대로 새만금 갯벌을 위해 기도했다. 기독교는 새만금 갯벌에 살고 있는 각종 어패류들과 어부를 표현하는 상징물을 들고 나와 이들이 겪고 있는 고통에 동참하고 참회하는 내용의 기도를 했다. 불교인들은 반야심경을, 원불교에서는 기도문을, 그리고 천주교에서는 찬양에 맞춰 전통무 춤기도를 드렸다.

종단별 기도에 이어 양재성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는 여는 말씀을 통해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 냉담하고 닫혔던 주민들의 마음이 열려서 함께 동참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고 말하고, “행정심판에서의 승소를 뒤집고 고등법원에서 패소한 것을 보면서, 우리 종교인이 할 수 있는 최대의 힘인 기도에 더욱 매진할 수 밖에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기도회의 의미를 밝혔다.

▲기독교인들은 새만금 갯벌에 살고 있는 각종 동식물들을 표현하는 싱징물을 들고, 이들이 겪고 있는 아픔에 동참하고 참화하는 기도를 드렸다.

이어 새만금국민회의가 새만금 갯벌 살리기 활동에 대한 경과보고, 새만금지역 어민의 현지의 환경 파괴와 어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한 증언, 그리고 고규태 씨의 글에 법능스님이 곡을 붙인 노래 “도요새”를 합창하며 새만금 갯벌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의 고통을 노래했다. 각 종단은 “새만금 화해와 상생을 위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4개 종단 대표들이 <새만금 화해와 상생을 위한 범종교인 서원문>을 공동으로 낭독했다. 종단 대표들은 서원문에서 “10년간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도 이제 한 달이면 모두 허공으로 사라지는 절망의 위기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종교인들은 새만금의 위기가 "우리 종교인들의 부주의에서 비롯되었다"고 고백하고, “새만금이 사라지고 난 후 감히 우리가 생명을 말할 수 없기 때문에, 비록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은 짧은 시간이지만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새만금의 생명과 함께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종교인들은 ▲생명과 평화를 존중하는 환경의 시대를 만들기 위해 종교인들이 기도와 수행을 하고, ▲새만금 생명의 부활을 위해 쉼 없이 기도하고 정진하며, ▲새만금 생명과 지역민들의 행복이 상생할 수 있는 공생의 삶을 위해 마지막까지 기도하고 정진할 것을 서원했다.

▲4대 종단 대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양재성 목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기도회 참석자들은 기도회가 마친 후 조계사를 나와 인사동을 거쳐 교보문고 앞까지 거리행진을 펼치며, 시민들에게 새만금 갯벌 살리기 운동을 알리고 동참을 호소했다.

이날 기도회는 지난 2000년 11월 <새만금 생명평화 범종교인선언>이후,  5번째로 개최되었다. 2000년부터 공식적으로 새만금 갯벌 살리기 운동에 동참해 온 4개 종단의 활동은 범종교인 기도회는 물론 삼보일배와 여성성직자 걷기 순례 등을 통해 새만금운동을 생명평화운동으로 확장시켜 왔다.

한편 기독교환경운동연대(http://greenchrist.org/)는 새만금연안피해주민대책협의회 등과 함께 <2006 새만금생명평화문화제- "제발 내버려 둬... 있는 그대로">를 3월4일(토) 정동 프란치스코회대강당에서 갖는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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