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중국 동포와 옛 소련 지역의 동포가 5년간 자유롭게 고국을 방문, 취업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정부는 국내에 연고가 없는 중국 동포와 옛 소련 동포들도 간소한 절차만으로 비자를 받아 입국해, 쉽게 취업할 수 있도록 ‘방문취업 비자(H-2)’를 7월부터 신설, 발급하기로 했다.

또한 정부의 핵심 관계자는 “부처간에 이미 조율된 정책 안에 대한 마지막 정리를 늦어도 다음주까지 끝낸 뒤 관계 법령의 개정 등 시행에 필요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구체적인 관계법령이 나와야 그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있으나 정부가 확정한 방안에 따르면 방문취업 비자로 일원화되며 국내에 호적에 올라 있지 않거나 친인척 등 연고가 없는 동포도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한다.

중국 러시아 동포 방문취업비자 신설을 환영한다

이같이 정부가 동포들을 적극 포용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키로 한 것에 대해 우선 적극 지지를 보내고자 한다. 이제까지 이 지역의 동포들을 외국인고용허가제의 틀 안에서 이주노동자라는 범주 내에서 특별관리를 하였기 때문에 많은 불평과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동포들은 일단 형식상으로는 친지방문비자(F-1-4)를 발급받아 입국하여 취업을 원하면 별도의 취업교육을 받은 후 노동부 고용안정센터에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다시 법무부 출입국관리소에 가서 취업 허가(E-9) 비자를 받아야 했다.

이런 절차가 매우 복잡할 뿐더러 비용도 많이 들고 또한 사업주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주지 않아서 취업에 어려움이 많았었다. 또한 사업장 변경도 3회에 한했고, 비자도 매년 갱신해야 하며, 비자 시한도 3년에 불과하여 동포들에게 어려움을 가중시켰었다. 따라서 동포들을 배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책이 오히려 취업을 더 어렵게 하고 또한 재미동포들과의 차별성 때문에 동포들로부터 많은 불평을 하게 하는 요인이 되었었다.

이번에 마련된 방문취업비자 제도는 그동안의 문제점을 시정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비자 시한도 5년으로 늘어나 방문취업 비자를 받으면 5년 동안 자유롭게 입·출국이 가능해서 그동안 비자발급문제로 발생했던 여러 가지 비리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비자 연장을 위한 수단으로 국적을 취득하는 것이나 취업교육을 받는 것 등이 사라질 것이다.

비록 취업 기간은 최장 2년으로 제한, 2년 이상 취업할 경우 일단 출국했다가 다시 입국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것도 고국에 갔다 올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 체류 시에 발생하는 문제들을 줄일 소지가 있어서 좋다고 본다. 또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 문제, 사업장 변경의 횟수문제, 각종 보험금의 문제(현재 연금, 귀국보증보험 등에 대해 불평이 많다)에 대해서도 해결의 실마리를 열 수 있다고 본다.

전체 이주노동자와 고용사업장 현실 맞는 대안 병행되어야

그러나 이번에 마련된 방문취업비자가 이전에 실시했던 제도, 즉 취업관리제나 고용허가제 특별관리 등에서처럼 또다시 문제점을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법령을 만들 때에 고려해야 될 몇 가지 점이 있다고 본다.

첫째, 동포들의 방문취업제 실시에 따른 국내 노동시장 혼란 문제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 1월 1일 작년까지 건설업ㆍ서비스업 등으로 제한돼 있는 취업 분야를 제조업ㆍ농축산업ㆍ연근해어업으로까지 확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동포들의 합법적인 취업은 입국자의 48%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동포들은 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분야를 더 선호한다. 대부분 동포들은 현재 확대된 취업분야로 가지 않고 불법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 동포와 옛 소련 동포 2백 67만 명(2005년 1월 기준)이 5년간 자유롭게 고국을 방문, 취업한다면 국내 노동시장에 큰 영향이 예상된다. 현재 7만 여명(특례 취업자 32,742명, 불법체류 37,160명)에 불과해도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데, 앞으로 자유왕래가 보장될 때 대안은 무엇인가 묻고 싶다.

물론 국내 노동시장에 줄 수 있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에 연고가 없는 동포에 대해서는 비자발급 대상 수를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비자쿼터제’를 운영하고, 동포를 채용하려면 7일간 광고 등의 적극적 구인활동을 한 후 구인을 못하면 입국 동포를 채용할 수 있게 했다. 그렇지만 현재도 건설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내 노동자의 반발을 보면 보다 세심하게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둘째,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부 언론보도에 의하면 정부는 국내 노동시장에 유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입국 동포와 외국인 노동자의 비율을 80대20으로 맞춰 한 해 입국하는 동포의 수를 조정한다고 한다.

노동부에 문의한 결과 이것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은 3월에 열릴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서 결정될 것이라 한다.  2005년 11월 말 현재 체류 중인 총 외국인 노동자(341,719명)중에 중국 동포(69,908명)가 차지하는 비율을 고려하면, 과연 얼마만큼의 동포를 입국하도록 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중국동포를 80%의 비율로 맞추려면 외국인력 도입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거나 외국인 도입을 거의 대부분 줄여야 할 것이다. 과연 이러한 조처가 동포보다는 이주노동자를 선호하는 소위 3D 업종의 기업주들에게 얼마만큼의 설득력이 있을까?

또한 이것은 겨우 기틀을 잡기 시작한 고용허가제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노동시장의 혼란을 초래하고 더 많은 불법체류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셋째, 세계화시대에 발맞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과 러시아와의 외교적 마찰 등에 대해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에서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협의를 끝냈다”고 말했다.

외국인력도입의 문제는 다른 나라와의 관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고용허가제 송출국 선정문제로 이미 몇 나라와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차제에 이런 문제도 함께 고려해서 동포들의 방문취업비자가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최정의팔  SMCW@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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