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국 그리스도인 선언>이 오랜 산고 끝에 22일 오전 11시 서울 기독교회관 701호실에서 발표되었다. 이어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선언의 배경과 과정,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정식 명칭 <생명과 평화를 여는 2010년 한국 그리스도인 선언>으로 이름붙여진 이날 선언문 발표와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종로구 이화동 한국기독교회관은 지난 박정희 독재정권 시절에 거의 유일한 인권과 민주주의의 상징과 같은 곳이었기에 더욱 뜻이 깊었다.

선언문을 대독한 안민교회 정상시 목사를 비롯하여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 함께여는교회 방인성 목사, 새민족교회 김영철 목사, 한신대 김희헌 목사 등이 선언 작성 참여자들과 선언 참여자들을 대표하였으며, 다수의 기자들과 함께 선언의 과정과 배경, 그리고 이후의 방향에 대해 질문과 답변을 나누었다.

선언문은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십자가를 짊어지고 민족의 구원과 해방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길을 수없이 외면해왔음"을 통회하면서, "정의와 평화와 생명이 송두리째 파괴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반성과 극복을 위한 행동으로 이 선언을 준비하게 되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서 <시대의 징조와 참회>, <우리의 신앙고백, 다짐과 촉구>, 그리고 <생명과 평화를 위한 연대>라는 큰 주제를 통해 선언문은 파멸과 파괴를 몰고오는 시대의 아픔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의 죄 때문이라는 사실을 고백하면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과 생명, 육신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 생명과 평화의 성령이라는 삼위일체 신학의 기본 정신과 신앙을 정통적으로 계승하고 있다.

개혁적 기독교신학과 신앙의 본질에 충실한 이 선언문은 시민사회적 실천과 민주주의를 위한 노력, 인간과 생태계를 위한 활동, 그리고 '정의롭고 참여적이고 지속가능한 사회에 대한 논의'(JPSS), '정의ㆍ평화ㆍ창조세계의 보전(JPIC) 등 한국 에큐메니칼 운동이 지난 수십년간 아시아 및 세계교회와 함께 해온 개혁 전통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뚜렷이 표명했다.

이어진 기자회견과 질의 시간에서 한신대학교 김경재 명예교수는 이 선언이 "단순히 보수와 진보의 문제를 넘어서는 인류 보편에 대한 기독교인의 신앙을 담은 결정체"라고 평가했다. 또한 방인성 목사는 "복음주의 기독교권에서의 기대와 희망도 역시 반영되었다고 본다"고 평가하면서, 폭넓은 기대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선언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김영철 목사는 이 선언이 "단순히 시국선언이나 사회선언을 넘어서 기독교와 사회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신앙고백의 차원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면서 강한 희망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한 사회를 맡아 진행한 김희헌 박사는 "최대한 시대의 보편 언어로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하면서, 신앙과 신학의 내용을 견지하면서도 시대와의 소통을 유지하도록 계속 수정하는 작업이 지난하게 계속되어온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선언문 작성에는 1973년의 선언과 1988년 선언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를 비롯하여 김용복 전 장신대 총장,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김진호 목사, 강원돈 한신대 교수, 김경호 예수살기 총무, 성공회대학교 권진관 교수,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 빈들교회 김규복 목사 등이 참여했으며, 선언 참가자 명단은 별도 기사의 선언문 전문과 함께 실려 있다.

(선언 참여자가 계속 늘고 있으며, 더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2010 한국 그리스도인 신앙선언>에서 참고하기 바란다. 참여 희망자는 국민은행 460201-04-009998 김희헌(2010년 신앙선언)으로 입금 후 홈페이지에서 글을 남기면 된다.)

<2010년 한국 그리스도인 선언> 전문과 참가자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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