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관리사무소의 단속을 피하던 외국인이주노동자가 또다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 단속반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출신 '누루 푸아드'(Nur Fuad, 31세) 씨가 단속을 피하다 건물 3층에서 추락 사망했다.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상임대표 이철승, 이하 외노협)에 따르면, 부천시 원미구 도당동 소재 '이노프라텍' 기숙사에 대한 기습 단속에 나선 단속반은, 건물주의 동의도 없이 잠겨진 옆 공장 문을 강제로 열고, 이어 3층 구조물을 뜯고 기숙사로 들어와 외국인노동자 9명을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누루 푸아드' 씨가 추락,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8일(화) 오전6시경 사망했다.

현재 외노협은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영안실에 빈소를 마련하고, 19일 기자회견과 대책회의를 열고 진상조사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막무가내 단속에 사건 무마 시도까지

외노협은 또 '이노프라택' 고용주의 말을 인용, “관리사무소 측이 사건이 벌어지자, 벌금면제를 조건으로 치료비를 부담하게 하여 사건을 무마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외노협 사무국장 우삼열 목사는 이번 사건에서는 특히 단속반이 "건물주 동의도 없이 무단으로 침입 단속을 벌였다"면서, 그 적법성에 대한 판단을 의뢰한 상태라고 밝혔다.

우 사무국장은 이어 장기체류 이주노동자의 경우, "한국어에 능통하고 작업숙련도가 높으며, 적응도 충분히 되었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 필요한 인력"이라면서, "이들을 먼저 추방하는 정책은 국익을 위해서도 바람직 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의 불법체류자에 대한 법안도 5년 이상 체류자에 대해서는 우대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이주노동자의 정주화를 막으려는 것을 우선 정책으로 삼는 것은 배타적 민족주의에 근거한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정훈 기자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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