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비롯한 한국교회가 18대 대선을 맞아 국가 예산을 ‘공평과 정의’의 원칙에 입각해 사용토록 제안한 정책제안서 <한국교회 2013년을 구상한다>의 내용으로 환경, 통일/국방, 경제정의, 농업, 사회복지, 여성, 교육 등 7가지 분야로 나뉘어 있습니다. 본 지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서 보다 실현가능하고 올바른 정책을 고민해보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7가지 분야의 내용을 연속으로 게재합니다. |
경제정의 분야
▣ 개요
경제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회양극화와 노동자 생존권 위협의 주범인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한진중공업과 쌍용자동차로 대표되는 노동문제는 더욱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불법파견, 간접고용, 노동조합 파괴 공작, 비현실적인 최저 임금 등은 고용안정과 노동자의 권리를 통해 정의를 바르게 세워야 한다는 긴급한 요청을 받고 있다.
더 나아가 99% 대 1%의 사회를 만든 기형적 재벌 중심 경제체계를 개혁하고 재벌에 대한 특혜를 폐지하며 재벌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규제해야 한다. 제한적으로 도입된 대형마트 의무휴점제마저 SSM의 잇따른 소송으로 상생의 정신이 크게 훼손되는 과정을 보면 강력한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육성정책이 시급하다.
성경은 노동을 소중히 여기고, 일하는 사람의 권리를 보장하려는 따듯한 시선으로 사회적 약자들의 편을 들고 있다. 한국교회가 노동정의와 사회적 인권에 앞장 서 온 이유이기도 하다.
▣ 주요 의제
1. 노동 정의 실현
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차별하는 데 악용되는 기간제도 폐지와 불법파견 근절,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권리보장을 법제화해야 합니다.
■ 현황과 문제점
· 비정규직 비율 약 50% (OECD 최고수준)
· 비정규직 임금 : 정규직 대비 49.7%
· 낮은 최저임금 : 도시노동자(3인 가구) 월평균 지출액의 28.3%
· 최저임금도 못 받는 노동자 수 : 약 169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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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비정규직노동센터, 2012년 3월 비정규노동통계, 2012. 8. | ||
· 위의 표에서 보듯이(2012년 3월 현재 노동력 구성표), 우리나라의 노동력 구성은 매우 복잡하며 이에 따라 동일한 노동에도 불구하고 고용형태에 따라 매우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
· 특히 지속적으로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고용의 불안정성과 법적보호조치의 미비로 인해 이중, 삼중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이러한 문제점을 비정규직 유형별로 살펴보면,
가) 기간제 노동자(계약직 노동자) : 상시적 고용불안과 차별적 저임금에 고통 받고 있다.
나) 간접고용 노동자 : 용역업체의 중간착취에 의한 저임금, 원청 직원들과의 심각한 차별대우, 상시적 고용불안으로 고통 받고 있다. 특히 노조를 조직할 경우 해고로 이어지기에 노조 조직율이 상당히 낮을 수밖에 없다. 사내하청의 경우 불법파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 대표적 사례 : 학교 비정규직을 비롯해서 민간위탁으로 내몰린 100만 이상의 공공부분 비정규직 노동자들, 대학과 지하철 등 각종 시설의 청소노동자들,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는 불법파견이므로 정규직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두 번씩이나 있었음에도 정규직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아 현재도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음 |
다) 특수고용 노동자 (사업주에게 종속되어 상시적인 노동력을 제공하지만 개인사업자의 형식을 지닌 노동자,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음. 학습지교사, 보험모집인, 골프장캐디, 퀵서비스, 화물차·덤프·레미콘 기사 등) : 노동자이면서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200만이 넘는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이 시급하다.
| 대표적 사례 : 1700일 가까이 거리농성을 벌이고 있는 재능교육 학습지교사 해고노동자들 |
■ 대안
· 상시업무 정규직화 : 상시적인 업무에는 정규직 고용을 법제화해야 한다. 따라서 기간제 노동자는 일시적 업무이거나 결원대체 등의 경우에만 고용할 수 있도록 사용사유를 제한해야 한다.
· 간접고용 금지·사내하도급법(안) 폐기 : 현행 파견법은 사람장사·중간착취를 합법화해주는 법이므로. 파견법을 폐지하고, 파견·용역·사내하청 등 간접고용을 금지하여 진짜 사장이 직접 고용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 새누리당이 내놓은 사내하도급법안은 외주화·사내하청을 확대하고 진짜 사장이 법적 책임을 면하도록 해 주자는 법안이므로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 특히 건설업의 경우 당장 간접고용을 폐지하지 못하더라도 먹이사슬의 고리를 최소화해야 한다.
·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누리기 위해 노조법 2조 개정 : 특수고용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가 헌법에 의거하여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받도록 노조법 2조를 개정해야 한다. (노조법 2조 개정 핵심 내용 : 근로자와 사용자 개념 확대)
· 최저임금 현실화(대부분의 비정규직들이 최저임금에 의해 임금수준이 결정됨) : 노동자 평균임금의 50% 이상으로 인상
· 또한 노동자들의 당연한 권리인 파업권의 행사로 인해, 비정규직에게는 무노동 무임금이 적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장기적으로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기본소득제가 도입되어야 한다. (특히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생활임금 보장이 필요하다)
② 부당한 정리해고를 금지하고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등의 복직을 적극 추진하여 노동자들의 희생을 막아야 합니다.
■ 현황과 문제점
한진중공업과 쌍용자동차로 대변되는 정리해고 문제는 해고노동자와 가족, 나아가 지역사회에 엄청난 상처를 남겼을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쌍용자동차에서 드러난 것처럼 회계조작에 의한 경영의 문제를 노동자들에게 떠 넘기는 방식으로 정리해고가 활용되고 있으며, '기업 회생 후 복직‘이라는 합의사항도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과도한 정리해고로 노동자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절망하다가 죽음을 선택하고 있으며 (쌍용자동차에서 3년간22명의 노동자와 그 가족이 자살 등으로 사망함) 이를 보완해 줄 사회안전망도 전무한 상황이다. 이후 기업들은 회생의 길을 걷고 있지만 무급휴직자, 정리해고자의복직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쌍용차 출범부터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까지, 2009. 4. 8. 통상 공장점거 과정이 대규모 해고사태에 따른 우발적인 사건으로 보는 경향이 있으나, 아래 연표에서 보듯이 쌍용자동차 문제는 정부의 정책실태와 경영진의 경영판단 미숙에 따른 장기적인 부실의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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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공장 점거 전까지의 사건일지 ▲ 1986년11월 = 쌍용그룹 동아자동차공업 경영권 인수, 쌍용자동차 출범 |
■ 대안
· 정리해고 폐지를 통해 고용안정성의 보장 : 현재의 정리해고는 악용의 소지가 더 많기에 폐지하고 노동시간 단축에 의한 일자리 나누기, 충분한 노사협의를 통해 경영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경우 살인진압 책임자를 처벌하고 회계조작 진상을 규명해서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 환경노동위에 민주당 등에서 제안한 소위원회가 받아들여져서 국정조사 등이 실시되어야 한다.
· 신자유주의 체제 내에서 자본과 노동간의 세력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지속적인 노조 조직률의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역사적 사례와 통계에 따르면 노조 조직률의 상승은 사회적 대타협의 전제조건이 되며 무엇보다 노동자들의 권리 보장의 측면에서도 어떤 입법조치보다 노동조합의 강화가 더욱 효과적임이 드러났다. 따라서 노조 조직율이 확대되도록 국가 차원에서 장려,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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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조합 조직 현황 e-나라지표, 노동조합 조직률.[단위:%,개소,천명] | ||
2. 조세 정의 실현
①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 원칙이 보편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특히 조세를 통해 부의 사회적 분배를 확대해서 모두 다 함께 하나님의 자녀로서 공평하게 살 수 있도록 한다.
■ 현황과 문제점
· 조세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소득이 있는 곳에 조세가 부담되어야 하며,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적으로 그 부담이 지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가장 살기 어려운 1분위와 가장 잘사는 10분위의 조세부담률 차이가 1.6%에 불과하여, 거의 차이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이웃나라인 일본의 7.5%와 비교해도 1/3에 불과한 차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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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피용자 가구의 조세부담률 비교 1분위 : (한국) 16.7% (일본) 17.8% |
· 이런 불평등 때문에 다음의 표와 같이 소득이 낮은 계층과 소득이 많은 계층간에 소득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1분위는 이전소득과 사업소득 모든 소득부분에서 줄어들고 있는데 반해 소득이 가장 많은 5분위는 이전소득과 사업소득이 모두 늘어나고 있는 부의 역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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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안
· 조세의 사회적 재분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과 버는 만큼 낸다는 상식적인 조세원칙이 보편적으로 적용될 필요가 있다.
· 특히 우리나라처럼 재산세보다는 모든 국민들이 동등하게 부담하는 소비세의 비중이 높아서는 조세를 통한 사회적 재분배 기능은 낮을 수 밖에 없다. 점차적으로 소득세와 재산세의 비중을 높일 수 있는 조세 개선 방향을 정립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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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ECD 주요국 GDP대비 세금 종류별 비중 | ||
3. 상업 정의 실현(SSM 규제)
① 대규모 유통 상점의 골목 상권 진출을 막아서 작은 지역 상권을 보호하고 골목경제를 살려야 한다.
■ 현황과 문제점
· 대규모 슈퍼마켓이 골목 상권을 위협해 사회적으로 논란을 야기한 지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못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SSM의 입점 규제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 이를 단순히 경제적인 효율성과 산업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면 소규모 자영업으로 구성된 골목상권의 다양한 지역산업 생태계의 특징들을 고려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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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SM 사업조정제 개정에 대한 양측 입장 | ||
· 특히 지역의 영세자영업자와 소비자들을 대립시키는 방식으로 오랫동안 유지되어왔던 지역의 경제공동체가 훼손되는 문제와, 사실상 SSM의 낮은 가격이 생산업체와의 불공정 거래와 비정규 노동의 값싼 임금 덕분임을 고려할 때 이는 매우 비윤리적이기까지 하다.
· 특히 서울만 놓고 보더라도 SSM은 새로운 상권을 개발하기 보다는 기존에 재래시장 등이 형성해놓은 역사적인 상권에 무임승차하려는 경향이 높다.
· 실제로 다음의 서울지역 재래시장 분포와 SSM의 분포 현황을 살펴보면 SSM이얼마나 약탈적인 방식으로 점포를 늘리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오랫동안 영세상인들에 의해 형성된 지역 소규모 상권이 파괴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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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내 전통시장과 SSM의 배치 현황(정보공개센터) | ||
■ 대안
· 문제는 현재 그나마 제한적으로 도입된 상생법이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하는 대규모 유통업체들의 소송으로 인해 유명무실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 실제로 이들의 소송으로 지역에서 오랜 기간 투쟁을 통해서 얻어냈던 영업제한 조치들이 줄줄이 법정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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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마트.SSM 영업제한 소송현황 | ||
· 이런 모습은 정부의 입법이 대형 사업자들의 이해관계를 지나치게 반영한 탓이 크다. 이에 따라 아래에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부분적인 영업제한 조치가 줄줄이 무력화 될 공산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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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마트 의무휴업 시행지역 | ||
· 따라서 정부와 국회는 기존의 부실한 상생법을 전면적으로 개정하여 대형마트의 입점규제에서부터 판매물품의 조정과 영업시간의 제한 등의 실효성있는 SSM 규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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