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 2013년도 새해주일을 맞아 서대문에 있는 더불어한교회를 찾았습니다. 유경재, 김상근, 신경하 목사와 이재정 신부가 공동목회자로 있는 더불어한교회는 은퇴한 목회자들이 교파를 초월해 연합한 교회입니다. 이날은 특별히 새해주일을 맞아 평소 이 교회에 출석해온 박형규 목사가 설교를 하게 되어 박 목사의 설교를 녹취해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행진의 출발점

마가복음 1:1-11

저는 오늘 여러분과 함께 새해 첫 예배를 드리면서 마가복음 1장의 말씀을 함께 되새겨 보려고 합니다. 예수님은 유대인들이 로마제국의 통치하에서 극도로 타락한 시대에 이 땅에 오셨습니다. 특히 제사장을 비롯한 지도자들은 로마에 아부하고 백성을 억압했습니다. 백성을 착취하는데만 열심히 동조하고 그리고 백성들은 거짓된 제사장이나 종교인들 때문에 고통을 격고 있는 그런 때에 예수님이 태어나셨습니다.

▲ 1월 6일 서대문 더불어한교회에서 "행진의 출발점"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하는 박형규 목사ⓒ에큐메니안

예수께서 성장해서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나이가 됐을 때 나타난 분이 세례요한이었습니다. 그는 광야에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백성들이 각성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세례요한을 찾아가서 백성들을 억압과 착취에서 해방하는 일을 세례요한으로부터 이어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의 자유와 존엄이 파괴되는 그런 시대에 인간으로 되살아나기위한 길을 여는 세례요한의 뒤를 이어서 보잘 것 없는 백성들이 ‘내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자각을 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다가가 격려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세례요한에게 세례를 받고 나올 때에 하나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하는 말씀이 예수님의 마음에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웠으니 복음을 믿으라’고 외쳤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을 모아서 자기와 함께 이 복음을 전할 제자들을 모아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결코 돈이 많거나 지위가 높은 제사장들이나 그런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학식 있는 사람도 아닌 오히려 가난하고 사람들에게 멸시받는 일꾼들을 제자로 삼고 전도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과 제자들의 행진은 하나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 행진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에 의해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의 행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동참해야합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혔을 때 로마제국의 권력자들과 이에 아부함으로서 살아남으려는 제사장들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돈과 권력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약자를 억압하는 강자편에 서게 되고 예수님의 제자들 가운데도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예수님의 행진에서 이탈하는 가롯 유다 같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강자 편에 붙은 가롯유다 같은 사람들이 지금도 그리스도인 가운데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역사상 매우 미묘하고 복잡한 시기에 와있습니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발전되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후퇴하고 있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발전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여자가 대통령이 됐다는 것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 당선 된 여자 대통령이 한국의 최대의 독재자의 딸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게 발전인가’ 그런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독재자의 딸을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세계가 알면 어떤 사람은 걱정도 할 것이고 웃기는 일이라 생각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이런 상황에 청해 있습니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정말 발전하고 있는가. 후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여성 대통령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을 정치적으로 민주화의 발전으로 보일 수 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여성 대통령이 우리가 겪었던 가장 암울한 시대의 독재자의 딸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우리 국민이 암울했던 시대를 망각하고 잊어버리고 눈앞에 보이는 이익과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가지려는 욕망, 한국의 민주주의 보다는 자기들의 삶의 편안함과 안전함을 바라는 그런 의식에서 여자 대통령을 뽑지 않았나, 그런 걱정이 됩니다.

오늘 새해 첫 주일을 맞이했습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우리의 행진이 예수의 십자가 행진과 연결될 수 있는가 깊이 반성해 봐야 합니다. 그런 시점에 와있습니다. 우리는 새해 첫 주일예배를 드리면서 우리교회가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을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정 우리가 십자가의 길을 가고 있는지 함께 반성하면서 만일 우리가 십자가의 길을 거부하고 편안한 길만을 찾았던 신앙이었다면 다시 일어서서 십자가의 길로 행진하는 그런 교회 공동체가 되어야하지 않는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 매주일 오전 11시 서대문 기사연빌딩 이제홀에서 모여 예배하는 더불어한교회는 현장에서 은퇴한 유경재 목사(예장통합), 김상근 목사(기장), 신경하 목사(감리교), 이재정 신부(성공회)가 공동목회하는 교단를 초월한 에큐메니칼 연합교회이다. 지난 새해 주일 169번째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는 더불어한교회는 매주 공동목회자들이 돌아가면서 각 교단의 예배형식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에큐메니안

편집부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