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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7일 열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제61회기 1차 실행위원회ⓒ에큐메니안 | ||
이번 해프닝은 1988년 88선언으로 한기총이 탄생한 이후 한국 에큐메니칼 진영과 복음주의 진영간의 그간의 갈등양상의 변화를 보며주는 단면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에큐메니칼 진영이 현실적인 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몇몇 메이저 교회의 리더들에 의해 발목 잡히는 그간의 상황이 적나라케 드러난 것이다.
한기총 탄생 배경이 된 88선언
교회협은 1988년 2월 29일 제37회 총회가 열린 연동교회에서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을 총대들의 기립박수 속에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일명 ‘88선언’으로 알려진 이 선언은 1984년 일본 도잔소협의회와 1986년 스위스 글리온에서의 남북교회의 첫 번째 만남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한국기독교의 통일운동사에 남을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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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8선언문 작성에 참여했던 교계 원로들이 2007년 9월7일 장충동 앰베서더호텔에 모여 88선언 20주년 기념사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당시 교회협 총무였던 권오성 목사와 현 총무인 김영주 목사도 함께 했다.ⓒ에큐메니안 | ||
1.13공동선언과 사진 한 장, 한기총에겐 기사회생의 기회?
이후 한기총은 교회협과 대립구도를 형성하며 한국 복음주의권을 대표하는 교회연합기관으로 발전해 왔고 교회협 또한 보수화된 한국교회의 열악한 상황에서 에큐메니칼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노력해 왔다.
2006년 교회협과 한기총의 부활절 연합예배가 시작되었고 이후 두 단체 간의 정체성을 양보하지 않은 채 협력이 유지되었지만 최근 몇 년 간 극명한 차이를 보이게 된다. 교회협은 그간 사회개혁 아젠다를 놓치지 않고 유지 발전해왔지만 한기총은 임원들이 여러 비리사건에 연루되어 결국 ‘한기총 해체’라는 요구가 생길 정도로 위기를 맞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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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CC 제10차 총회 준비를 위한 공동 선언문을 채택한 4인. 사진 왼쪽부터 김영주 교회협 총무, 김삼환 WCC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 길자연 WEA 준비위원장, 홍재철 한기총 대표회장. ⓒ뉴스앤조이 이용필 기자 | ||
앞으로가 문제다
교회협은 이번 사건을 해결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주체가 되었다. 이미 한기총은 자신들의 성과를 대내외에 홍보하고 있고 아시아교회협의회(CCA)와 세계교회협의회(WCC) 등 세계교회들 또한 이번 일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실행위에 참석한 정교회 엠브로시우스 주교는 1.13공동선언문을 직접 ‘쓰레기’라고 표현했고 정교회 내에서도 이번 사건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회협은 이번 실행위에서 결정한 대로 회장인 김근상 주교가 빠른 시일 안에 이 선언문에 대한 교회협의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하며 한편으로는 WCC총회가 파행을 맞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WCC총회를 준비하는 여러 세력 간의 균형을 잃지 않도록, 그리고 어느 한 세력이라도 비토를 놓지 않도록 조정자의 역할을 다 해야 한다.
이번 사건의 문제는 88선언으로 탄생된 한기총이 WCC총회 준비 과정에 개입했다는 이율배반적인 사실에 그 원인이 있음을 직시해야하며 더 이상 한기총과 교회협과의 관계를 차단해야한다. 설사 WCC총회 준비위원회 일부 임원들과 한기총과의 교감이 있다 해도 공식적이고 조직적인 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이상 에큐메니칼 정체성을 훼손하면서 까지 그들과 함께 할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에큐메니칼 진영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번 WCC총회 준비과정에서 문제제기를 넘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에큐메니칼 정신으로 연합하는 교회협의 모습을 다시 한 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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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식 서울신학대학교 교수 징계 사건에 관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