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가 2025 그리스도인 평등의 날 전야제 포럼을 열고 한국 사회의 평등한 구조를 위한 제도적 과제를 모색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임석규
▲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가 2025 그리스도인 평등의 날 전야제 포럼을 열고 한국 사회의 평등한 구조를 위한 제도적 과제를 모색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임석규

12.3 계엄 이후 광장의 의미와 성소수자들을 향한 그리스도인의 환대, 그리고 평등사회를 위한 제도적 과제를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아래 네크워크)가 31일(금) 오후 7시 30분 서울 종로구에 있는 대한성공회 대학로교회에서 <2025 그리스도인 평등의 날> 전야제 포럼 ‘환대의 광장에서 만난 그리스도인들’을 개최한 것이다.

네트워크 측은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나라는 차별받고 혐오당하고 배제된 사람들을 환대하고 사랑하는 대안 공동체”라며 “‘환대의 빈 의자’를 상징으로 내세워 고단하고 외로운 이들, 교회에 자리가 있을까 회의하는 이들을 초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는 황용연 무지개센터 대표, 오수경 전 청어람 ARMC 대표,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이 발제자로 나섰고, 성소수자와 연대자들이 참석해 집중된 분위기 속에서 현실 진단과 향후 방향을 논의했다.

황 대표는 “광장에서 여성과 소수자들이 자신의 불안과 파탄을 감당하며 살아온 경험을 발언하면서 총체적 파탄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남태령 집회 등에서 파탄을 감당해 온 이들이 서로 만나 연대하는 새로운 환대의 장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대란 인사이더가 아웃사이더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환대받지 못한 이들이 서로 환대하는 것”이라 정의하며 “광장은 잠시 열리는 숨구멍에 불과하지만, 사회 형성의 유일한 길은 서로 만드는 환대”라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여성의 관점에서 본 광장과 개신교의 역할’을 주제로 “2024-2025년 광장은 2030 여성들이 주도한 ‘응원봉 광장’”이라 언급하면서 “여성들은 민주주의뿐 아니라 성차별, 성폭력, 반페미니즘을 탄핵하기 위해 광장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30 남성의 극우화, 교회의 극우적 영향력 확대 등 갈라진 광장의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며 “제도교회의 경직화와 혐오, 차별 문제를 비판하고, 교회가 환대와 사랑, 다음 세계를 보여주는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 집행위원장은 ‘차별금지법과 혐오표현 규제의 필요성’을 주제로 “12.7 기도회 등 극우 대중운동이 성공하고 반차별·반동성애 운동이 지속되고 있다”며 “광장에서 차별금지법 요구가 가장 많았으나 정치권은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20대 남성의 동성혼 법제화 찬성률이 급락하는 등 세대·성별 간 격차가 심해지고, 혐중 시위 등 혐오와 차별 사례가 늘고 있다”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만능은 아니지만, 사회적 기준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최소한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25 그리스도인 평등의 날’ 본행사는 11월 1일(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같은 장소에서 진행되며 성소수자와 연대하는 방법과 성평등한 교회를 만드는 방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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