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세월호는 수백명의 순결한 어린 목숨과 함께 벼락처럼 침몰하였다. 

세월호의 침몰과 함께 대한민국도 침몰하였고 나도 침몰하였다. 차디찬 바닷속에 아무 죄없는 어린 목숨 수백명이 깊은 물속에 갇혀 있는동안 온 국민도 함께 바닷속에 갇혀 있었다. 그 세월이 벌써 한달이다.

처음엔 울고 슬퍼하고 그러다 분노하고 더 나아가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까지... 이젠 눈물도 말랐고 가슴도 영혼도 찢기워져 피만 흐른다. 오늘도 잠이 오질 않아 새벽 1시에 일어나 방문열고 마당에 나가니 흐린 밤하늘에 새벽달이 반긴다. 가슴이 트인다.

수백명의 죄없는 순결한 어린 목숨의 희생이 헛되지 않기 위해선 살아있는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나?

아직도 박정권과 언론은 피흘리고 있는 유가족과 국민에게 계속 칼질이다. 야권과 진보진영도 무기력하고 무능하기만 하다. 국민들이 나서서 촛불을 들기 시작하였고 대통령하야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슬픔과 자책이 서서히 분노와 실천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진상규명하고 책임자처벌하고 박대통령 하야시키고... 분노하고 투쟁하라!

그러나 한쪽 마음에선 무언가 이것만이 아닌데 하는 의문이 든다. 우리가 새로워 지지 않고서  보다 근본적인 성찰이 수반되지 않고서 과연 대한민국의 침몰위기을 구할 수 있을까?

지금의 침몰은 현 정권의 권위주의적이고 무능력한 모순으로 표출되고 있지만 그 본질은 보수냐 진보냐 진영논리을 넘어서 있고 신자유주의 맘몬주의 인간의 탐욕과도 맞닿아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권을 무너트리기도 힘들지만 바꾸어도 현 정치상황은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예수는 로마식민통치하에서 그당시 정치사회세력들이 대 로마투쟁및 혁명을 하려 했을때 "회개와 천국"을 외쳤다. 먼저 새로워져야 한다고 하신 것이다. 탐욕적이고 돈을 좋아하고 표리부동한자가 어떻게 혁명을 할 수 있을까? 맘몬주의에 찌든자가 말이다. 자신이 맹인인데 어떻게 맹인을 인도할수 있단 말인가?

그러면서 철저히 밑바닥 민중과 함께하며 서로 새로워지는 길을 찾았고 '오병이어'기적을 통해 가진것은 없으나 나누고 섬기는 사회적 형제애을 실천하셨다. 그 길이 멀고 험한 길이었지만 결국엔 로마제국을 뒤집었다.

작년까지만해도 세번은 풀을 메야 보리가 겨우 풀에 치이지 않고 자랄 수 있었다. 그래도 결국엔 풀에 치여 보리수확이 신통치 않았다.

그런데 올핸 풀 한번메지 않았는데도 보리세상이다. 땅과 환경이 맞았는지 보리 스스로 잘 성장하였다. 그러니 주위 풀들이 맥을 못추고 기를 펴지 못한 것이다. 보리가 대세을 형성하니 다른 풀들이 그 속에 묻혀버리는 것이다.

그래! 우리가 새로워지는 길만이 궁극에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가만있으라'해서 가만있으면 않된다. 분노하고 투쟁해야한다. 그러나 더나아가 긴 안목으로 근본적 성찰과 실천을 통하여 보리(깨달음)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깨달음(보리)의 바다를!

필자소개     ▲ 안태용 선생 전라도 농촌에서 태어나 어렸을때부터 교회를 다녔고 고등학교를 광주로 진학하여 본의 아니게 광주학생운동의 역사를 가슴에 품었다. 이후 고대에 진학하여 기독학생운동을 하였고 5.18광주민중투쟁과 관련하여 감옥에 잠깐 다녀왔다. 인천부평공단에서 노동선교문화원을 설립하여 총무로 일하였으며 그 뒤 산골에 내려와 농사와 영성을 추구하며 살아온지 14년이다.

안태용  azaz0106@me.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