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들의 가슴속엔 탈출만이 유일한 살길이었는데,"가만히 있으라"는 바람에 수백명의 꽃다운 생명들이 모두 수장되고 말았다는 아픔을 평생 간직하게 되었다. 탈출! 엑소더스!
기독교는 노예들의 해방을 향한 탈출로 시작되었다. 자유롭고 정의롭고 평등한 세상,그 새로운 공동체건설를 위하여.
그 꿈을 위하여 모세는 에집트제국에서의 만몬주의 인간탐욕을 벗어내고 궁극적 본질이신 야훼(나는 나다)을 체험하고 소명을 받는데 무려 40년의 세월을 사막에서 보내야 했다. 그래서 그 꿈을 향해 무려 수백만명이 가족은 물론 짐승들까지 데리고 장정에 나선 것이다. 이집트제국지배로부터 좀 느슨한 곳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있으리라 믿고서.
온갖 생사을 건 투쟁과 고생끝에 도달한 곳이 사막이다. 아마 처음엔 이 탈출노예들은 사막은 그저 지나가는 곳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설마 사막이 40년의 삶이되고,거기서 뼈을 뭍을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사실 그 사막이 그렇게 광활하지도 않고,"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땅은 바로 코앞이란다. 왜 그랬을까?
그 꿈의 가나안땅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소도시 왕권체제들과 투쟁하고 혁명을 해야하고 전쟁을 해야했다. 그러기위해선 노예들 스스로가 에집트에서의 노예생활에서 함께 전염되어 뼛속까지 스며든 맘몬주의 물질주의 노예근성을 털어버리고 새롭게 거듭나야 했다. 땅에 사람에서 하늘의 사람으로. 그렇지 않으면 혁명의 깃발을 세울수도 없고,설령 혁명을 해도 금방 에집트나 타도시 왕권국가처럼 타락하고 말 것이다.
그런데 결국 기성세대는 에집트로부터 목숨걸고 탈출은 했지만 그 혹독한 사막에서의 용광로같은 단련의 40년 세월속에서도 과거을 "단"하진 못했다. 그래서 그들은 꿈에 그리던 가나안 땅을 밟지도 못하고 사막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 꿈은 사막에서 나고 자란 오롯이 그날 그날 하늘로부터 양식으로 주어진 '만나와 메추라기'을 먹으며,하늘의 사람으로 자란 새로운 세대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하여튼 세대에 걸친 길고 삭막한 사막생활이 없었다면 그들에겐 젖과 꿀이 흐르는 땅 비로소 사람이 사람으로 대접받고,평등한 공동체는 없었다. 사막은 그저 거처가는 곳이 아닌 본질이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 곳에서 신과의 합일이 체험되고 훈련되는 곳이기에.
오늘날 맘몬주의 물질주의 인간탐욕은 에집트제국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구조화되고 세계화되었다. 여기로부터 탈출이라는 개념자체가 상상하기가 힘들다. 여기에 누군가 나서서 시급하게 탈출해야 한다고 외쳐도 귀에 들어오지도 않을 것이다. 너무도 자명한 자본주의 현실을 탈출한다는 것은 엄두도 나지 않을뿐아니라, 심각하게 두렵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수이지만 적지않은 지식인들과 사회운동가들은 이 지구호도 서서히 침몰하고 있으며, 아니 머지않은 장래에 급격하게 침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제 우리도 이번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고대에 노예들의 "탈출과 사막"을 오늘의 현실에서 어떻게 창조적으로 재이해할 수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성서적 이해론 사람이 계급을 불문하고 새로워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지난한 길인가을 알수있다. 그리고 더군다나 제국의 직접적 지배하에선 거의 불가능함을 알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엔 탈출할 사막이 없다. 산이 있고 숲이 있고 농토가 있다. 사막은 아니지만 제국지배의 주변부로 자연이 숨쉬는 곳으로 탈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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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골집 옆 감자밭 | ||
그러나 어렵지만 기도하면서 그길을 계속가고 싶고 가고자 한다. 이제까진 혼자였지만 앞으론 더불어 함께하는 길을 찾고 싶다.
안태용 azaz0106@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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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식 서울신학대학교 교수 징계 사건에 관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