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사를 마친 오후1시30분 정기총회 본회의를 시작했지만 총무선임은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24일(월) 오후1시30분 점심식사 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는 제63회 정기총회 본회의를 시작했다. 정족수 243명 중 총회 참석으로 등록된 인원 179명으로 개회가 선언됐다.

그러나 본회의는 총무 선임에 들어가자 난항을 겪었다. NCCK 인선위원회에서 선출한 김영주 총무 후보에 대한 찬반투표가 지난 4회 실행위원회에서 재적 80명 중 투표자 65명 참여, 찬성 44표, 반대 21표로 총회에 제청됐다. 이른바 김영주 총무의 연임이 자연스럽게 예상되던 상황이었다. 예장 통합 측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투표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투표는 자연스러운 상황이겠지만 관례적으로 NCCK 정기총회는 실행위원회에서 선출한 총무 후보에 대한 가부를 물어 처리해 왔던 것이다. 이에 반대 측 목회자들은 ‘투표를 하자는 것은 억지’라며 거부하고 나섰다. 구세군 측 목회자는 “이번 총무 선출을 9개 교단 중 7개 교단의 대표들이 협의한 사안임에도 대화하는 중에 법적인 조치까지 했다.”며 “총무 선출에 있어 좋은 모습과 전통을 세워갔으면 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예장 강무영 총무는 “애초의 논란이 벌어진 근본적인 원인은 총무의 기본적인 자격을 두고 헌장위원회가 애매모호한 답변을 했다.”며 “(법리상) 실행위에서 통과됐다면 전체 회원들에게 투표로 의사를 묻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받아쳤다.

▲ 회의는 예장 통합 측 총회 대의원들의 퇴장으로 정회됐으며, 각 교단 실무자들이 의견을 조율해 합의를 보았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논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투표 시 선출 기준에 대한 헌장에 대한 해석도 서로 상이한 견해를 보였다. 한쪽에서는 실행위원회 투표의 기준을 적용해 재적인원의 과반수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총회 의결기준인 출석인원의 과반수를 적용해야 한다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에큐메니칼 정신에 따라 일치를 위한 노력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측의 입장을 전면 수용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전체 구성원의 합의와 결단으로 세운 헌장을 무시하는 것도 원칙에 위배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헌장에는 총무 선출에 대한 시행세칙이나 선거법 등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헌장에 대한 각자의 해석이 충돌하면서 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이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예장 통합 측은 결국 “적당한 법적 절차의 요구를 일부 교단의 몽니로 보는 것은 총무선출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없게 만든다.”며 “(예장 통합) 교단이 퇴장한 상태에서 다른 교단들의 처분에 따르겠다.”고 회의장에서 퇴장하기까지 했다.

어쩔 수 정회를 선언한 후, 각 교단의 총무단이 모여 의견을 조율해 가까스로 합의를 이끌어 냈지만 퇴장한 예장 통합 측 대의원들은 자리로 다시 돌아지지 않은 채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는 투표인원 146명 중 찬성 116표(반대 27, 기권3)로 출석인원의 과반수를 채워 김영주 총무의 재임이 확정됐다.

▲ 투표에 합의한 총회 대의원들은 급작스럽게 선거를 진행했다. 찬성 116명, 출석인원 과반수를 기준으로 김영주 총무의 연임이 확정됐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총무 선임이 끝나자 본회의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공천위원회 회의 결과 신임회장으로 기장 총회장 황용대 목사가, 부회장에 박종덕 사령관(구세군), 김근상 의장주교(성공회), 김철환 목사(루터회), 조성암 대주교(정교회) 등이 선출됐으며, 서기는 신재국 사관(구세군)이 맡았다.

이어 신임 임원인사에서 진행된 신임 회장 황용대 목사는 “‘다시 광야로’라는 표현은 새로운 시작과 준비, 비움의 결단이 요구되는 한국교회의 실천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며 “한낱 구호로 외쳐지는 것이 아닌 한국교회 전체의 움직임으로 만들어야할 사명이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또한 “연합과 일치 정신의 가장 기본은 ‘상호이해’와 ‘존중’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임기 동안 화합과 일치의 기준에 맞게 최선을 다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임에 성공한 김영주 총무는 특별한 소감이나 발언을 하지 않은 채 총무 이취임식을 마쳤다.

▲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황용대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가 연합과 일치, 선교, 전도, 봉사, 예언자적 증언 등 맡은 직책에 출실할 것을 선서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이후 NCCK 총대원들은 제63회기 사업계획안 및 예산안, 총회 선언문, 안건 등을 빠르게 처리해 갔으며, 황용대 회장의 설교와 축도로 폐회예배를 드림으로 모든 총회 일정을 마쳤다.

한편, NCCK는 최근 총무 인선을 두고 헌장 및 세칙에 대한 해석과 적용의 이견 차이가 발생되자 안건으로 ‘NCCK 헌장 및 세칙 연구위원회 설치’(기장 헌의)를 처리하기도 했다. 연구위원회는 각 교단에서 파송된 1인과 법률관계자의 자문을 받아 불필요한 조문이나 헌장에 대한 해석과 제안을 연구해갈 예정이다.

▲ 투표에 합의했지만 회의 장소를 빠져나간 통합 측 목회자 대부분이 돌아오지 않은 채 투표와 회의가 진행됐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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