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을 떠나 들로 산으로 금수강산의 아름다움을 느껴보고 싶은 계절이다. 그러나 우리 장애인 이웃들은 외출을 하고 싶어도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어려움을 겪는다. 인간이면 누구나 겪는 대소변의 생리적인 문제는 어쩔 수 없다. 요즈음에야 각종 복지제도개선으로 활동 보조 도우미와 바우처 제도들이 외출의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와준다. 문제는 아름다운 관광지의 관람 중에 생긴다. 비장애인들이야 관광지의 곳곳에 만들어진 간이 화장실에 들려 용변을 본다. 그러나 지체장애인들은 대소변의 용변 문제가 생기면 크게 어려움을 겪게 된다.

관광지의 화장실 시설환경이 개선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체장애인 생활시설인 우리 빛고을공동체 가족들은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하여 각자 일회용 용기를 가지고 여행을 한다. 최근엔 화장실 문화 수준 통계가 나왔는데 우리나라의 고속도로와 유명 관광지의 화장실 문화는 세계적 수준으로 나왔다. 그러나 이런 통계 속에 장애인 화장실 문화의 낙후성에 대하여 관심을 갖는 이는 없다.

그 나라의 인구 통계의 10%가 장애인이라는 UN통계에 비추어보면 장애인 이웃은 10명 중 1명으로, 우리의 가족 중에는 누구나 장애인 이웃이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서울 도심권의 지하철 역사 내 장애인 화장실이 문제가 되어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차별 행위라는 지적을 받았다.
중증 장애인 자립연대와 시민단체 들은 지하철역 내의 장애인 화장실이 구분되어 있지 않아 크게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진정을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화장실 환경 개선 공사가 과도한 부채 때문에 어렵다는 도시철도 공사의 답변이 더욱 큰 문제이다. 이에 대하여 인권위원회는 지하철역 관련 코레일 사장과 서울매트로 사장, 서울 도시철도 공사 사장에게 장애인의 남녀 화장실 설치 의무가 있다고 권고하였다. 또한 장애 종류와 관련이 없이 남녀 화장실이 있어야 하나 구별이 없는 점을 지적하고, 장애인 화장실의 실태 점검 및 예산지원이 이루어 져야 한다고 권고하였다.

이러한 문제는 지역 낙후성 관련하여 이 지역 광주·전남에서도 장애인이 여행을 떠날 때 철도역이나 버스터미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아무 감각없이 비장애인의 편의만 생각하고 장애인의 불편을 외면하는 것은 우리 지역사회의 현실이다. 장애인 차별 금지법 제19조 4항의 차별 행위 금지는 수도권내 지하철역의 장애인의 화장실 남녀 공용을 차별 행위로 보고 있다.

그리하여 인권 위원회가 차별행위를 한 국토해양부와 서울시에 예산을 지원하라고 권고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와 같은 사례는 몇 년 전부터 지적하여 왔고 시정명령을 받아 개보수와 신설을 하겠다고 약속을 받았으나 관계기관들은 오히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인권 위원회의 강력한 권고 시정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차후 결과를 점검하지 않은 점을 이용해 행정적 조치만 취하는 것이 큰 문제이다. 장애인 화장실의 규정이 '편의증진법'이라는 남녀 구분이 없는 것도 의문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한 국회에서의 국정 조사 관련 법률이 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장애인의 용변에 대한 신변 처리의 문제가 장애인이 스스로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전용 화장실이 당연히 설치되어야 한다. 비장애인의 남녀 구분이 법적 기준에 의해 설치되었듯이 장애인 화장실도 당연히 구분되어 설치되어야 장애인 차별이 사라지는 것이다.

장애인 화장실 문제는 단순한 편의시설의 문제를 넘어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장애인 차별에 대해 우리 사회가 무감각한 문제이며 국가기관에서도 차별을 당연시하는 무책임한 문제이다. 요즈음에야 지방자치단체들이 장애인 복지예산을 늘리고 광주지역에서도 이동편의 증진법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이 외출 시에 가장 먼저 이용하는 장애인 남녀 화장실을 설치하려고 하는 작은 배려를 먼저 실천하여야 한다.

홍기원 목사  guide21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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