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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등한 참여'로 구성되는 정의론한국민중신학회 9월 세미나 열려
김령은 | 승인 2015.09.08 13:40

한국민중신학회 (회장 권진관) 9월 세미나가 지난 7일(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이제홀에서 열렸다. ‘민중이 참여하는 정의 포럼의 구성 문제’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강원돈 교수(한신대학교 기독교윤리)가 발제를 맡았다.

   
▲ '민중이 참여하는 정의 포럼의 구성 문제'. 한국민중신학회 (회장 권진관) 9월 세미나가 지난 7일(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이제홀에서 열렸다. ⓒ에큐메니안
강 교수의 발제는 현대정의론이 갖는 민중 배제적 구조를 지적하고 그것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는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관점에 따라 응답해 왔지만 민중의 관점에서 논의된 전례는 드물다”며 “민중의 관점에서 비롯되는 정의의 구상이 사회를 규율하는 정책결정에 영향력을 발휘한다면 사회를 대안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언급하며 발제를 시작했다.

민중의 관점에서 본다는 것

강 교수는 민중을 ‘지배담론 내부로 완전히 통합되지 않고 그 바깥으로 배설된 잉여’라고 설명하며 “담론의 외부에서 담론의 틀에 끊임없이 균열을 내고 마침내 담론을 와해시키기 때문에 민중은 지배담론을 갖고서 파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중의 관점에서 보면, 세계는 기득권 구조의 안과 바깥으로 분열되어 있고, 그 분열의 벽은 투명하지만 그 벽을 투과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이러한 기득권 구조의 안과 밖을 아우르는 공동체는 논리적, 실제적으로 없다”고 설명하며 ‘민중의 관점’이 수용되는 공동체의 부재를 지적했다.

강 교수는 성서의 민중전통에서 출애굽 사건과 예수 사건을 예로 들며 “하느님의 정의는 작은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편들고 압제와 수탈, 배제와 차별로부터 해방시키는 사건을 통해 드러난다”고 전했다.

그는 “출애굽 공동체는 차별이 없는 총회로 모였던 점, 제비뽑기 토지 분배, 율법에 드러난 약자보호 규정, 희년법을 가지고 있었다”며 원시 이스라엘은 권력을 독점하는 세력의 자의적 지배로부터 해방되어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신약의 예수는 로마 제국의 한복판에서 하느님의 통치가 임박했다고 선포하고 회개를 촉구했다” 며 그가 출애굽 사건을 기억하고 전달하는 민중전통에 충실했음을 설명했다. 

   
▲ 발제를 맡은 강원돈 교수(한신대 기독교윤리학). ⓒ에큐메니안
정의를 논의하는 포럼에 관련된 전통적인 견해들

강 교수는 플라톤에서 칸트, 위르겐 하버마스, 마이클 샌델에 이르는 정의 담론을 설명하는 한편, 그것들이 가진 한계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것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많은 정의 담론을 구성하는 문제에 가난한 사람들, 힘이 없는 사람들, 공동체 안에 공간적으로 위치하지만 공동체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그 사람들이 배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NGO나 NPO로 조직되는 시민사회가 생활 세계의 기능을 맡아 권력과 화폐로부터 자유로운 공적 의견 형성을 기대했던 하버마스의 정의 담론에 대해서 그는 “하버마스가 말했던 시민사회적 의사소통의 주체는 이성을 공적으로 사용하도록 호명된 칸트적 의미의 예지적 개인을 모델로 한다”며 “그러한 주체는 현실에서 그 실체를 찾기 어려운 추상적인 주체”라고 비판했다.

이에 강교수는 두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하나는 성원권, 대표권, 지위, 교육, 의료 등 인간의 사회적 생활에 필요한 기본재화들의 분배에 대한 결정에 직접 영향을 받고, 그 결정에 종속되는 모든 사람들이 그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 참여하여 제 목소리를 내게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정의의 포럼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사회집단에 속해 있고, 사회집단은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사람들 사이의 관계, 곧 사회 구조에 의해 분화된다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강 교수는 “만일 민중의 관점을 무시하는 정치적 결정과 그에 바탕을 둔 입법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민중은 저항할 것이고 기존 체제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운동으로 폭발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번 발제를 통해 ‘평등한 참여의 방식’을 이야기하고자 한 강 교수는 “실제로 중요한 결정을 내려지고 있는 자리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배제되어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사회문제 포럼에 배제된 민중들을 참여시키고 그들과 함께 합의된 것에 근거해서 법을 제정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일침했다.

김령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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