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9일(금) 작은교회 박람회 개최를 앞두고 생명평화마당 신학위원회 주관, 교회론 심포지엄이 지난 22일(화) 이화교회에서 열렸다. ‘해방 70년과 생명과 평화를 일구는 작은교회 운동’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탈성장, 탈성직, 탈성별’의 모토 아래 제시된 새로운 교회론에 대한 논의의 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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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명평화마당 신학위원회 주관, 교회론 심포지엄이 지난 22일(화) 이화교회에서 열렸다 ⓒ에큐메니안 | ||
사회를 맡은 이은선 교수(생명평화마당 신학위원, 세종대) 고린도전서 15장을 인용, “우리가 힘을 모아 새로운 교회 공동체를 이루고 그를 위해 교회론을 탐색하는 것은 바울이 말한 영원성에 대한 믿음과 그 실천”이라며 “이번 심포지엄이 새로운 교회론에 대한 성찰과 추구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날 발제는 송병구 목사(색동교회), 박찬희 교수(서울신학대학교), 이은경 목사(예수마음교회), 이경 목사(청주이주민노동인권센터)가 맡아 작은 교회 운동의 당위성, 초기 교회의 사회 연대, 한국 현대 교회가 가진 한계 등을 고찰했다.
독일교회와 쿠바교회의 사례에서 얻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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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병구 목사(색동교회) ⓒ에큐메니안 | ||
쿠바교회의 경우 혁명시기에 동참하여 ‘혁명의 신학’을 부르짖은 세르키오 아르세 목사의 활약 덕분에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개신교는 호감도가 높다. 또한 목사들의 국가연금 포기, 15년 간 모기지 혜택을 통한 집 소유 포기 등 교회는 고난의 시기에 헌신적인 태도를 보였다. 때문에 쿠바 교회 또한 근래에 교인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송 목사는 “우리나라와 달리 두 나라 교회는 사회 구성원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거나 중앙집중적 교회운영 또는 교회일치와 협력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와 소통의 부재, 교회 간 일치와 연대 경험의 부재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목사위주의 교회경영 탈피, 민주적 교회운영을 위한 정관 마련, 교파의 벽과 신학적 입장 차이를 넘어선 친밀한 네트워크등 작은교회운동이 주창하는 가치야 말로 한국교회에 던지는 새로움”이라며 “한국교회의 개혁 가능성은 작은교회운동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처음부터 기독교는 ‘사회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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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희 교수(서울신학대학교) ⓒ에큐메니안 | ||
박 교수는 “교회 옆에는 ‘다아코니’라는 정례적인 구호소가 설치되어 있어서 가난한 사람들은 매일 그곳을 찾아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며 “이밖에도 병자들을 위한 ‘노소코미’, 고아들을 위한 ‘오르파노트로피’와 ‘브레포트로피’, 극빈 아동을 위한 ‘유포트로피아’등 이미 4세기부터 교회의 구호활동은 조직적이고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동방과 서방으로 분리된 뒤에도 각 교회들은 사회적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380년대 안디옥에서 활동했던 동방교회의 주교 요하네스 크리소스토모스는 대주교 저택의 값비싼 물품을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자신의 봉급을 털어 자선을 베풀기도 했다.
박 교수는 부흥운동가로 유명한 존 웨슬리를 18세기의 대표적 사회개혁 운동가로 소개했다. 그는 “웨슬리는 도시 빈민들이 참혹하게 노동하며 살아갔던 18세기 영국에서 가난한 자들을 위한 무료 제공 시약소 건립,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구제고용 시행, 참정권의 개혁, 노동자의 권익 옹호, 노예매매에 대한 저항, 감옥의 개선 등 많은 개혁을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웨슬리는 사회적 종교 아닌 기독교를 모른다고 말했다”며 “대사회적 책임 행위에 대한 인식적 결여에 빠진 한국교회는 ‘행함’이라는 윤리적 요구에 대한 응답 하여 ‘생명, 평화 사회연대’의 실현을 이루어야 한다”고 일침 했다.
불편해지기, 불쾌하게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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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경 목사(예수마음교회) ⓒ에큐메니안 | ||
이 목사는 “교회가 불편해지기 위해서 어린이로 살 것”을 강조했다. 어른(대형교회)이 되어야 한다는 가르침에 쇠뇌당한 어른아이들(미자립교회)은 이제 곧 어른(대형교회)이 될 거라는 거짓 희망 속에 현재를 저당 잡혔기 때문이다. 이 목사는 “거짓에 속지 않고 성장하기를 멈추고 내일이 아닌 현재를 위해 살아야 한다”며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내세에서 보상받기 위해 요구되는 것들을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며...오히려 기독교인의 삶은 현재의 삶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하나님과의 관계에 관한 것”이라는 마커스 보그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발제의 끝 무렵, 이 목사는 자신이 목회하는 예수마음교회를 소개했다. ‘도시영성공동체’인 예수마음교회는 교회의 소유를 만들지 않고, 매주 성만찬을 나누며 예배는 일주일에 한번만 드린다. 매월 마지막 주일에는 근교의 산을 찾아 걸으며 침묵으로 ‘걷는 예배’를 드린다. 무엇보다 헌금과 교인을 구걸하지 않는 자비량 목회는 이 목사가 세운 원칙중 하나다. 그는 “자기만의 영성을 찾아 목회하는 것은 불편한 일이기도 하지만 우리 교회는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는 교회다”며 “우리시대가 요구하는 교회는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 편안한 교회가 아닌 ‘불편과 더불어 살아가는’ 교회”라고 전했다.
개교회주의가 아닌 소통과 연대,협력으로 나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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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 목사(청주이주민노동인권센터) ⓒ에큐메니안 | ||
한국그리스도의교회선언은 초대교회의 단일성 회복을 주장하는 환원운동에 영향을 받아 세워진 한국그리스도의교회가 미국중심주의, 사대주의에 빠져있음을 개탄, 이에 뜻을 같이 하는 목회자와 평신도들에 의해 공표됐다.
선언문이 발표될 당시 한국그리스도의교회는 개체교회의 독립성을 지나치게 고조한 나머지 교회끼리의 유대와 전체교회가 가져야 할 질서 있는 통일성이 결여된 상태였다. 이 목사는 “이러한 개교회주의는 선교 방책의 무계획성, 성직자들의 무질서한 장립과 권위 상실, 신앙과 교리의 무정견등 부작용을 낳았다”고 전했다.
이에 한국그리스도의교회는 선언을 통해 "교회는 각자가 맡은 직책을 따라 신앙으로 봉사하며 개체 교회는 타교회와 협력해서 전체 교회의 통일성 있는 유대를 갖고 본래의 사명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수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고 공표했다. 또한 "우리가 깨달은 성서적인 교회는 한 개체 교회만 잘해 나가면 된다는 개인주의적인 것이 아니고 전체 교회가 공동체 의식을 갖고 상부상조하는 질서 있는 교회이다"라고 선언했다.
이 목사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는 교단의 질서 안에서만 자유롭고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지체들, 다른 공동체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며 “그 공동체들은 같은 교단 소속의 타 교회뿐만이 아니라 예수의 정신 아래 교회 밖 많은 사람들과 단체들, 더 나아가 뭇 생명들을 의미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구체적인 모습은 작은교회박람회의 다양한 공동체들이 보여주고 있다”며 “선교에 있어 창의적인 공동 작업은 전 지구적 문제들에 대한 다중적인 연대와 협력으로 드러난다”고 전했다.
발제에 이어 2부순서는 우진성 목사(프로그램 분과위원장)의 사회로 박람회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됐다. 다양한 박람회 부스활동, 주제별 프로그램과 함께 밴드공연, 예배로 구성될 이번 작은교회박람회는 10월 9일(금)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 이화여자고등학교에서 열린다.
김령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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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식 서울신학대학교 교수 징계 사건에 관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