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29일 중국 정부는 35년 전 등소평이 결정하여 지금까지 추진한 “1가구 1자녀” 정책을 폐기하고 한 가구가 2자녀까지 낳는 것을 허용하였다 한다. 사람들은 이것을 인구정책이라 하지만 사실은 인간 생명에 관한 사안으로 인간이 결정할 수 있는 경계선을 넘어선 것이다. 성서적 언어로 말하자면 주인인 하느님 몰래 “금단의 열매”를 따먹으려는 불법적인 시도다. 이러한 무서운 범죄의 결과는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개발연대에 “사람이 빵만으로” 살 수는 영장류 동물에 불과하다는 잘못된 생각에서 사람의 생명에 대해 국가가 권리를 행사하려다 실패한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중국은 산아제한 권고를 하면서 각종 불이익을 주는 과거 우리 의 수준을 넘어 법률로 강제하였다. 중국의 상황은 심각하다. 2015년 현재  인구 중 1300만 명 이상이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중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중국에서 살고 있지만 법률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인간이다. 당연히 중국 국민이 아니고 교육과 사회복지에서 배제되고 있다. 대개가 여성들이다. 한편 남아선호 사상으로 인해 남녀성비의 불균형이 심화되어 결혼 적령기의 남성 3000만 명 이상이 배우자를 찾지 못하여 동남아 각국에서 색시 감을 모시고 와야 할 형편이 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우리의 현실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항변할 것이다. 이것은 한국과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그러나 원인은 서로 다르다. 유럽의 경우는 국가가 개인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정신적인 뿌리인 유다-그리스도교 문화를 존중하지 않고, 동성결혼과 자녀를 낳지 않기로 한 계약결혼이 유행하여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다른 지역 다른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하라이남 블랙 아프리카는 지금 “희망의 땅”이라 불린다. 배운 사람이든 못 배운 사람이든 아프리카인들은 언젠가는 아프리카인들이 세계를 지배할 것으로 생각한다. 무력으로 남의 땅을 침범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유럽의 인구가 줄어드니 출산율이 높은 아프리카인들이 유럽 대륙이라는 빈 땅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럽 그리스도교의 본향이라 할 수 있는 아일랜드 가톨릭교회도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영어권에서 성직자를 초빙하기 시작한지오래 되었다. 

 

중동 회교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의 시각은 어떠한가? 회교도들이 적용하는 관습법인 샤리아는 서구의 법률사상으로 볼 때 인권 존중 등에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석유가 생산된 이후 중동 각국의 경제력은 서유럽에 버금가게 되었다. 그들이 주목하는 것은 유럽의 도덕적 타락이다. 과거 유럽에 대한 경제적 열등감이 없어지고 도덕적 우월주의가  회교 문화권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다. 아이시스(ISIS)의 구성원들이 근본주의적인 사고를 구성원들에게 불어넣으면서 반그리스도교적 정서를 자극할 때 무슨 말을 할지 우리도 상상할 수 있다. 

 

서구 그리스도교 문화권의 반생명적 행태는 지상의 모든 생명은 귀중한 것이라는 붓다의 가르침을 따르는 동아시아의 불자들의 눈에도 부도덕한 정도를 넘어 인간의 본성에 어긋나는 행태로 보일 것이다. 사람의 생명과 지구환경을 사람의 힘으로 다스릴 수 있다는 사고방식은 어떤 종교를 신봉하던 진정한 종교인이라면 받아들일 수 없는 야만적인 사고와 행위로 보게 될 것이다. 

 

선진국, 중진국, 개발도상국으로 불리는 제1세계와 제2세계의 이러한 생명 즉 존재보다 소유를 우선하는 사고방식과 그에 따른 정책이 가져온 결과는 제1세계 안에 새로 생겨난 제4세계다. 제4세계는 방치된 노인들과 버려진 아이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도 과거의 잘못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2010년 기준 OECD 보고서는 우리나라 여성 1인 출산율이 1.23명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청소년 인구는 기하급수로 줄어들 것이고, 같은 속도로 노령 층이 증가할 것이다. “부모를 공경하라”는 계명은 하늘이 내린 자연법으로 세상 어디서나 가르치는 보편적인 진리다. 

 

그러나 이성 간 결혼한 사람들이 스스로 부모 되기는 거부한다면, 동성결혼이나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하고 동거하는 계약결혼과 다른 점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창조주께서 인간을 여성과 남성으로 창조하여 자식을 많이 낳아 번성하라고 했다는 것을 믿고 있는 한반도에 사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우리도 이미 남녀성비의 불균형을 조절하느라 동남아에서 신부 감을 구해오고 있지 않은가?

 

얼마 전에 있었던 대화가 생각난다. 결혼 적령기에 든 어떤 여성과 남성이 운 좋게도 서로 마음이 맞아 평생 반려자로 공적으로 약속하는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물론 그리스고교 신자들이다. 성직자 앞에서 혼인예식을 거행하였다. 몇 년이 지났는데도 자녀가 없어 어느 일방에 건강상 문제가 있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당초부터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하고 결혼을 했고 앞으로도 아이를 낳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혼인이 가능한 것인가?

 

민법 등 실정법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질문은 종교적으로 유효한 것인가 혹은 신법이 인정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은 윤리신학자가 아니지만 상식선에서 묻고 있는 것이다. 자녀를 낳지 않고 단 둘이서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가겠다고 두 사람이 사적으로 약속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스님이나 목사, 신부가 그러한 결혼 주례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아마도 젊은이들이 결혼을 한다면 자녀를 낳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여 아이를 낳을 것인지 질문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여성 1인당 자녀 1.23명을 낳는다면 상당수는 자녀를 낳지 않고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여기다가 배우자 일방이 생산능력이 없어 자녀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녀를 낳을 수 있음에도 낳지 않고 지내는지 알 수 있다. 인구 문제 외에도 이혼한 사람의 50%가 자녀가 없는 부부들이라니 자녀라는 부부와 가정을 결속하는 끈이 떨어진 사람들이 지닌 위험이 얼마나 큰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최근 정부는 3자녀 이상의 가정에 세제와 교육비에 특혜를 주는 등 아이 많이 낳는 사람들에게 금전적인 유인책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정책이 성공할까? 신의 영역인 생명을 조절하려는 금단의 열매를 따먹은 불법적인 행위는 국가가 저지른 잘못이지만, 당사자인 국가가 치유할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생명의 문제를 세금과 보조금 지급과 같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이것은 영적인 문제이지 물질의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존재의 문제를 소유로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우리 종교인들은 어떤 책임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