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인방이 '한신대 비정규직 반대 인증 샷 캠페인'에 사용한 판넬을 들어보았다. (왼쪽부터) 김현욱, 김이슬기, 백보람 씨. ⓒ에큐메니안

한신대학교(채수일 총장)의 개혁과 정상화를 위한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 총회장 최부옥 목사) 목회자들의 성명서 발표와 한신대 신대원 학생회의 천막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신대 개혁의 첫걸음에는 비정규직 철폐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나선 이들이 있다.

김현욱(34), 백보람(24), 김이슬기(24) 씨는 모두 한신대 신대원에 재학 중인 학생들로, 이들이 신대원내의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도서관 근로장학생을 하던 김현욱 씨와 백보람 씨가 도서관 내에 전문 사서가 다른 곳으로 발령 나고, 그 자리에 계약직 직원이 들어오면서 부터다.

“인사발령이 나면서부터 도서관 운영에 대한 문제점을 느끼게 됐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자보를 붙이고, 일주일간 근장거부를 했지만, 학교 측이 낸 공고에는 계약직 직원 채용이 들어있었다.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도서관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 같지 않았고, 이 문제를 확대시켜 풀어나가고 싶었다”

김현욱 씨는 “이 문제에 대해 학생들이 함께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신대원 도서관 계약직 직원 채용에 대한 스티커 투표였다. 이 투표를 통해 비정규직 문제가 학교 내에서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며 계기를 전했다.

이들은 스티커 투표를 통해 대다수의 학생들이 신대원의 계약직 직원 채용에 대해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고, 곧바로 다음 계획에 들어갔다. 그것이 현재 진행 중인 ‘한신대 비정규직 반대 인증 샷 캠페인’이다.

백보람 씨는 “sns에 올리면 지인을 통해 잘 퍼진다는 장점을 가지고, 김현욱 씨가 아이디어를 냈고, 이에 함께 얘기를 나누던 김이슬기 씨가 작업을 도와 함께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다. 참여자들이 나도 한신대 비정규직 반대에 동참한다 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증 샷 캠페인 기간은 일주일로, 지난 18일(수)부터 시작되어 총 5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인증 샷에 참여한 사람들 중 추첨을 통해 상품을 주는 방식으로 참여를 도왔고, 상품은 학생회의 지원을 받기로 하면서 홍보에도 적극 나섰다.  

▲ 신대원 도서관 계약직 직원 채용에 대한 스티커 투표. 한신대 신대원 학생 70%가 참여했고, 그 중 96%가 계약직 직원 채용에 대한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에큐메니안

▲ 인증 샷 캠페인에 참여한 이들의 사진들. ⓒ에큐메니안

그렇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백보람 씨는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찍어주지 않아 당황스러웠다”며 “이 캠페인을 통해 관심 없었던 사람들이 조금은 알게 되었다는 것이 소정의 성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시작일 뿐 다음 단계가 중요한 것 같다. 학생들이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을 실감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며 “김현욱 씨가 처음 이 캠페인을 하면서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싶다라고 했었다. 이 발언에 동의한다. 학생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 이 문제가 현실임을 느끼게 하고 싶다. 쉽게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현욱 씨는 현재 한신대 정상화를 두고, 학생회가 농성 중인 것을 들며, 식당과 도서관 및 교학팀과 같은 직원들을 지금처럼 비정규직으로 채용할 경우, 계속해서 많은 문제들이 불거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정규직 문제를 한신대 개혁이나 정상화의 의제 가운데 빼놓아서는 안된다”며 “한신대 직원모집 공고를 보면 1년 계약 후, 직원평가, 1년 계약연장에 대한 부분이 아직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 이것만 봐도 비정규직 철폐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난한자에 대한 위로와 해방을 이야기하는 신학교 내에서 해고와 계약이 반복되고 있다는 문제를 공론화를 시키고 싶다. 한신의 문제는 결국에는 비정규직 문제다. 한신이 개혁하려고 했을 때, 비정규직이 한 명이라고 있으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다”

겨울 방학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공론화를 시키려는 이들의 움직임은 바빠 보였다. 인터뷰 후에도 오랜 시간 동안 회의를 이어나갔다. 

한신대를 비롯한 많은 신학교들의 신학생들이 개혁을 외치며 일어나고 있다. 이제 이 목소리에 반응해야 할 곳은 바로 학교 측이다. 하지만 재정난, 학교평가 등 개혁을 막아서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이에 학교 측은 어떤 변화로 이사회 구성과 총장 선임 그리고 학교운영에 첫걸음을 뗄 것인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된다.

박준호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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