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의 인물을 통해서 보는 에니어그램” 시리즈를 시작하며

공동체문화원 식구들은 2016년 1월부터 에큐메니안에서 에니어그램을 가지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참으로 고맙고 기쁜 일이다. 나는 1992년에 작은교회 김영운 목사님으로부터 에니어그램을 소개 받고는 신앙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는 데에 큰 도움을 받으면서 살고 있다.

나는 경상남도 함안군 칠원면에서 태어났는데 일찍이 예수를 믿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손양원 목사님 식구들과 같은 교회에서 다녔다. 우리 할머니는 어린 나에게 손양원 목사님의 이야기를 해 주면서 다른 사람을 용서해 주어야 한다고 교육을 시켰고, 게다가 우리 엄마는 주기철 목사님의 조카인데 나에게 삼촌 주 목사님이 고문 받았던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었다. 그래서 나는 어릴 때부터 ‘하나님은 참 나쁘다. 왜 자기를 잘 믿는 사람에게 그렇게 해코지를 하지?’라는 생각을 하였고, 하나님을 무서워하였기에 교회 생활로부터 일탈을 하지는 않았지만 참 기쁨을 누리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하나님을 만나고 싶어서 성경을 열심히 읽기도 하고, 기도 생활도 깊이 해 보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회개해야 할지를 잘 찾지 못하였다. 그때그때 잘못한 것에 대해서 용서를 빌고 반성을 해 오다가 에니어그램을 만났다. 에니어그램 자체가 온전한 진리는 아니지만 성경을 해석하거나 영혼의 잠에서 깨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도구임을 알게 되었다.

에니어그램은 그리스말로 아홉(에니어)과 도표(그램)가 섞어진 말인데 3,500여 년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지혜이다. 비밀스럽게 전해지다가 약 100년 전에 굴지예프라는 사람에 의해서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많은 배움이 이 속에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 우리가 여기에서 이야기하려고 하는 에니어그램 성격 유형은 여러 학자들이 심리학, 정신분석학, 영성 등으로 연구하여 인간의 성격 패턴을 9가지로 집약해 만들어 놓았다. 그래서 이 9가지 성격 유형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영성의 눈으로까지 보지 않으면 제대로 공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영성을 말하고 많은 각종 종교에서는 자기네의 독특한 영성을 다루지만 특히 우리들은 기독교 영성의 차원에서 에니어그램을 공부하려고 한다.

우선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보면서 지기의 격정(죄)을 알게 되고, 자기가 두려워서 피하려고 하는 것, 사느라고 살다가 자기도 모르게 함정에 빠지게 되는 지점 등을 보게 된다. 에니어그램의 좋은 점은 회개하는 방법까지 가르쳐 주고 있다. 에니어그램은 한 곳에 머물러 있을 수가 없지만 먼저 자기가 어떤 유형으로 고착되어 있는지를 보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

여러 가지 공부해야 할 이론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차츰차츰 이야기해 나갈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에니어그램을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된 것은 그동안 성경을 보면서 잘 해석이 되지 않고, 깨닫지 못했던 말씀을 에니어그램과 함께 보다 보니 “어머나, 이래서 이렇구나⋯” 하고 알게 되어 회개하게 되고, 해방을 얻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너무 좋은 것은, 우리는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것도 함께 공부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교재는 김영운 목사님이 저술한 <성서에 나타난 인물>이라는 책으로 시작한다. 이 책에는 1번 유형에서 9번 유형까지 성서에 나타난 인물 각 3사람씩 실려 있다. 매월 2째주 일요일에 만나 1월에는 1번 유형을, 2월에는 2번 유형을  읽고는 그 속에서 자기 모습을 찾아보려고 한다. 이렇게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을 이해하게 되어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데 불편함이 덜어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에니어그램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나는 특히 ‘성서와 에니어그램’에 초점을 맞추어서 ‘공동체 성서 연구’를 하고 싶다. 김영운 목사님의 책을 가지고 인물 공부를 하면서 에니어그램의 전반적인 이론을 배우는 것과 동시에 에니어그램 수련을 하려고 한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기독교 영성의 차원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은총이 없으면 아무것도 깨달아지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도우심과 사람들의 사랑의 코이노니아로 우리의 신앙이 새로워지고 기독교 안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

윤명선 목사 (공동체 문화원 원장)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