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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글이 된다는 생각을 오늘 버렸다<김서정의 하루 3분 글쓰기 교실>
김서정 작가 | 승인 2016.05.04 10:55

고도로 내면화한 의식의 단계가 되면 개인은 이미 공유적인 집단의 틀 속에 무의식적으로 잠겨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쓰기가 없다면 의식이 결코 그러한 단계에 도달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모든 인간들이 태어나면서부터 몸에 지니는 구술성과 또 태어나면서부터 몸에 지니고 있지 않는 쓰기라는 기술과의 상호작용은 마음의 깊숙한 곳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개체발생적으로도, 계통발생적으로 분절된 언어로써 우선적으로 의식을 비추는 것은 구술언어다. 분절된 언어는 주어와 술어를 나누어서 양자를 관련시키고 또 사회에서는 이러한 언어로써 인간과 인간을 결부시킨다. 쓰기는 분할과 소외를 끌어넣는다.

-<구술문화와 문자문화>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구술문화와 문자문화>는 난생처음 접하는 내용들이라 쉽지 않았다. 당연하다는 듯이 연결해서 생각했던 말과 글이 이처럼 확연한 차이를 가지고 있는 줄은 몰랐다. 말하듯이 글을 쓰면 된다고 했는데, 이는 이제 내 안에서 불가피하게 수정되어야 할 것 같다. 말은 본능이고, 글은 학습인데 이것이 어떻게 물 흐르듯이 연결될까? 정신과 의사 스캇 펙이 쓴 <아직도 가야 할 길>을 보면 대략, 올바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혐오스러운 본능을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비본능으로 바꾸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게으름 피우지 말고 어마어마하게 노력하라는 의미이다. 그러고 보면 글쓰기도 이에 해당된다고 보겠다.

말이 글이 되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는 순간 무의식에 잠겨 있는 것들이 생각으로 모아져 의미적으로는 일관되게 문법적으로는 질서정연하게 나와야 바른 글이 된다. 즉, 글쓰기도 어마어마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긴장된다. 이처럼 험난한 과정에 개입되는 글쓰기 강사를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평소 드러나기 힘든 내 의식의 95%, 즉 내면이자 무의식의 창고에 차곡차곡 글쓰기에 관한 모든 것들을 쟁여 놓으면 시시때때로 불쑥불쑥 튀어나와 내게 도움을 줄 것 같다. 과정으로서의 충실한 삶, 그것이 전부일 뿐이다.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작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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