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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글쓰기<김서정의 하루 3분 글쓰기 교실>
김서정 작가 | 승인 2017.03.13 10:36

Fillmore(1982: 121)는 land와 ground 및 shore와 coast를 비교한다.
land와 ground는 SEA, EARTH, AIR라는 틀 요소로 구성된 틀을 공통적으로 상기시킨다. land는 바다와 대조되는 대지를 지시하며, ground는 하늘과 대조되는 대지를 지시한다.
shore는 수면의 관점에서 바라본 육지와 수면 사이의 경계로서 WATER와 BOUNDARY에 윤곽부여하며, 반면에 coast는 육지의 관점에서 바라본 육지와 수면 사이의 경계로서 LAND와 BOUNDARY에 윤곽부여한다.
지금까지 틀의미론에 입각해서 개별적인 명사의 의미구조 및 의미적으로 관련된 명사들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개별적인 명사의 의미구조는 해당 명사가 상기시킨 틀을 바탕으로, 그 틀의 특정 틀 요소에 윤곽부여된 전체 형상으로 간주된다. 그리고 의미적으로 관련된 여러 명사들은 동일한 틀을 상기시켜며, 해당 틀의 각기 다른 틀 요소에 윤곽부여한다는 점에서 서로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지언어학과 의미>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틀은 대략 이해가 가지만 윤곽부여는 생소하다. 인지언어학에서 말하는 윤곽부여 개념을 보고 가자.
“윤곽부여(profiling): 장면의 특정 요소에 현저성을 부여하는 것(영수가 망치로 유리를 깼다→망치가 유리를 깼다→유리가 깨졌다)”

윤곽부여는 초점화이자 강조라고 할 수 있다. 어떤 틀에서 이루어지는 흐름에 어떤 부분에 큰 의미를 두느냐에 따라 단어 선택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특정 단어의 쓰임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가급적 큰 틀을 알고 있으면 좋다는 것이다. 그렇게 서로가 소통을 해야 문제가 없는데, 나의 틀에서 이해하는 단어만을 가지고 문장의 맥락을 파고들면 불통만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물론 쉽지 않다. 그래서 서로의 존중이 늘 필요한 것이다.(나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너무 어렵다.)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글을 쓰려면 내가 강조하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것은 틀에 대한 개략적이면서도 구체적이고 강조점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서술에 있다. 그러한 서술을 하기 위해서는 선을 그으면서 관찰하는 게 좋다. 모든 물체는 외형의 선을 갖고 있고, 그것은 곧 독립적인 경계를 표시한다. 서로 크기가 다른 경계 안의 것들은 무게도 질감도 색깔도 다 다르다. 그것들의 특징을 잡아 잘 써주는 것이 좋다. 이때 더 중요한 것은 그 윤곽부여의 축인 큰 틀에 대한 개략적인 서술이 필요하다.

원론은 이렇지만 물론 쉽지 않다. 여기서 또 다른 원론을 말하자면, 이 모든 풍경은 내 마음에서 조직된다. 밖의 것을 그대로 담고 싶은 사람은 자세한 묘사들이 이어지고, 내 마음에 포인트를 두어 풍경을 보여주고 싶으면 심적인 언어들이 주를 이룬다. 사람마다 다르니 어느 것이 옳은지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처음 사물을 관찰할 때 큰 틀을 보고 그 안의 것들도 경계의 선을 자세히 보는 게 필요할 듯하다. 그래야 상대가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 글은 이해를 돕기 위한 글이라 옮겨놓았다. 어느덧 우리 무의식에 들어와 있지만, 가끔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낱말 birthday가 상기하는 틀은 동일한 특별한 날이 매년 나타나는 달력이다. 이 달력 틀을 구성하는 틀 요소 중에서 특정 날짜라는 틀 요소에 윤곽부여함으로써, 그 낱말의 의미구조가 파악된다. 낱말 goalkeeper의 경우에 축구는 각 11명이 한 팀이 되어 두 팀이 하는 경기이며, 그 중 한 명은 손으로 공을 잡을 수 있다와 같은 축구 경기의 규칙이 그 틀이다.”

“또 다른 예는 ceiling과 roof이다. 이 두 낱말은 단층 건물이라는 틀을 공유한다. 단층 건물의 내부 꼭대기에 윤곽부여하면, 그 꼭대기는 ceiling이며, 외부 꼭대기를 윤곽부여하면 그 꼭대기는 roof이다. 따라서 그 두 낱말은 동일한 틀을 바탕으로 각기 다른 틀 요소에 윤곽부여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김서정 작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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