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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렌센던스>: 포스트휴먼 시대의 도전최병학의 <문화로 본 성서>
최병학 목사 | 승인 2017.06.30 12:34
1. 포스트휴먼 시대의 도래
 
최근 인공지능은 여러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딥러닝 기술, 클라우딩 기술, 빅데이터 기술에 힘입어 상상을 초월한 결과물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근로자나 기술자뿐만 아니라 성직자의 영역도 이제 인공지능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지 모른다. 가령, 중국에서 선보인 인공지능 스님인 알파승 썬얼의 경우, 불자들의 고민을 척척 풀어주어서 불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승려라고 한다. 독일에서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복의 설교를 거침없이 쏟아내며 손과 얼굴에서 축복의 빛을 발하는 로봇 목사도 등장했다. 진화된 인간이 ‘트랜스휴먼’이라면 트랜스휴먼에는 휴머니즘의 가치가 내재한다. 그러나 의식을 컴퓨터에서 다운 받고, 신체는 기계 부품으로 조립하고, 성격을 바꾸는 약을 먹는 ‘포스트휴먼’은 신적존재로 휴머니즘이라는 가치를 넘어선다. 사실 모든 휴머니즘은 ‘유럽중심적’이고, ‘제국주의적’이며, 모든 인간에 이로운 것이 아니라, ‘어떤 계급, 어떤 종족, 어떤 성, 어떤 유전자들의 사람들’에게만 이로운 방식으로 전개된 것 아닌가?
 
동시에 뼈대인 프레임(frame)이 필요하고, 프레임을 움직이는 동력장치인 배터리를 장착하고, 힘을 전달하는 근육인 작동기(actuator)가 필요하며 동작을 조절하는 감각과 주변 정보를 파악하기 위한 비전 카메라가 있어야 하며 동시에 이 모든 것을 관리하고 총괄하는 정보처리장치인 컴퓨터가 필요한 휴머노이드(humanoid, 인간과 닮은 로봇)는 포스트휴먼 시대에 과연 인간인가? 인간이 아닌가? 여기서 영화 <트렌센던스>(2014)는 기독교 신앙의 부활까지 인공지능과 신경과학, 나노 기술, 세포 연구로 해결하는 파격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인셉션>, <다크 나이트> 시리즈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제작을 맡고 배우 조니 뎁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었다. 
 
2. 영화 <트렌센던스>의 도전
 
<초지능 슈퍼컴 ‘트랜센던스’에 업로드 된 윌>
인류가 수억 년에 걸쳐 이룬 지적능력을 초월하고 자각능력까지 가진 슈퍼컴퓨터인 트랜센던스(transcendence, 영어의 뜻 그대로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컴퓨터)의 완성을 목전에 둔 천재 과학자 ‘윌’(조니 뎁 분)은, ‘기술의 발전=인류의 멸망’이라 주장하는 반(反) 과학단체 ‘RIFT’의 공격을 당해 목숨을 잃는다. 사랑하는 연인 ‘에블린’(레베카 홀 분)은 윌의 뇌를 컴퓨터에 업로드 시켜 그를 살리는데 성공한다. 탈육화된 그는 온라인에 접속해 자신의 영역을 전 세계로 넓혀가기 시작한다. 윌은 인간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연산능력을 지니게 되어 인간이 수백 년 동안 이루지 못했던 것들을 순식간에 이루어 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몸을 복제해 현실공간에 그대로 부활한다. 
 
포스트휴먼의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육체는 끊임없이 수정, 개조, 재설정이 가능한 기관으로 인간 정체성 구성에 필수 요소가 아니다. 즉, 인간의 본질을 신체를 기준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동시에 포스트휴먼은 인간의 자연적 신체와 달리 노화를 막기 위해 각 부분을 언제든 업그레이드하거나 교환할 수 있다. 따라서 포스트휴먼은 더 이상 고전적 의미의 인간 육체를 요구할 수 없는 것이다. 윌은 네트워크에 들어가서 공간을 초월하여 존재한다. 또한 시간적인 개념을 넘어서 스스로 학습하며 짧은 시간에 엄청난 기술 발전을 일으킨다. 시간이 재편되고 공간이 확장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영화 속 윌의 도전은 다가올 현실 속 도전이 될 것이다. 
 
3.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인간이 기술과 융합하여 진화하는 포스트휴먼은 어떤 문제들을 야기할까? 경제적 빈부의 차이로 인간은 우월한 인간과 열등한 인간의 격차를 만들 수도 있고, 유전공학이나 정보기술을 이용하여 자신의 능력을 확대시킨 인간과 그렇지 못한 자연 인간의 분리 문제도 대두될 것이며, 인간과 기계의 탈경계 설정이 역설적으로 새로운 경계들을 만들 수 있는데, 여기에 여전히 소외되는 사회적 약자들이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새로운 소외 현상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포스트휴먼, 인공지능, 로봇 기술의 발전으로 생긴 수익금의 최소 90%를 사회에 환원해 국민기본소득 재원으로 충당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로봇 수익금의 사회 환원액을 앞으로 20년 동안 매년 5%씩 올려야 할 것이다. 사실 미국 최고경영자의 보수와 근로자 평균임금의 격차가 70년대 30~40배에서 현재 100배까지 늘었다. 그러나 십년 안에 그, 격차는 1만 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세상이 와도 인간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또 다른 위기를 맞을 것이다. 따라서 교회는 다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500년 전 종교개혁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켜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포스트휴먼이, 혹은 강한 인공지능이 자의식을 가지고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묻게 되면 인류의 미래는 예수의 재림 전에 종말을 맞이할 것이기 때문이다.1)
 
*각주 1)  자의식을 가진 강한 인공지능은 논리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지구-인간’이 더 좋으냐, ‘지구+인간’이 더 좋으냐? 지구에 인간이 있음으로써 모든 에너지와 공간을 가지고, 동물과 식물을 다 죽이고, 허구한 날 싸움질만하고 전쟁만 일삼는 인간들! 그렇다면 강한 인공지능은 결국 공리주의 입장에서 ‘지구-인간’이 더 좋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다. 인간이 더 이상 지구의 ‘갑질 동물’이 아니라, 강한 인공지능이 갑이 된다면 그런 일은 충분히 벌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필자소개

 

   
▲ 최병학 목사
남부산용호교회 담임목사인 최병학 목사는 경성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로 쿠바, 인도와 동학 관련 영화 프로젝트도 수행하고 있다. 저서로는『영상시대의 종교와 윤리- 타락을 통한 구원받기』 (인간사랑,2002)을 시작으로 최근 『신학과 예술의 만남: 테오-아르스』(인간사랑, 2016) 등 12권의 저서가 있다.

최병학 목사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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