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로 돌진한 장애인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전경, 인사동 앞은 한 때 교통이 마비되고 휠체어와 자동차간의 아슬아슬한 곡예로 보기에도 생명이 위태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집회를 불허하고 문화재 참석자를 표적 연행한 종로경찰서를 규탄하던 '성람재단 비리척결과 사회복지사업법 전면개정을 위한 공동 투쟁단(성남공투단)은 28일 기자 회견 중 경찰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에 격분 차도로 뛰어들었다.

▲차도로 뛰어든 장애인들, 자동차와 충돌 위험으로 아슬 아슬했던 순간 -ⓒ 장익성

다행히 사고는 없었지만 기자회견 도중 이뤄진 경찰의 상식 밖 행동에 '박경석 위원장을 놓고 경찰이 협상을 하고 있다'는 장애단체의 '경찰 인질 협상' 주장에 진실의 무게를 싣고 있다.

지난 23일 연행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의 석방과 연행과정에서 이뤄진 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하기 위해 모인 성남 공투단의 28일 기자회견은 여느 단체의 집회처럼 사회자의 지시에 따라 경찰의 과잉진압을 비판하는 발언들과 구호로 시종 차분하게 진행됐다.

▲집회 중반까지 평화롭던 기자회견 경찰도 경찰서로의 진입만 통제하고 있다. -ⓒ 장익성

30여명의 전경들도 집회 중간까지 경찰서로 들어가는 정문을 바리케이드로 막고 출입구만을 통제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출입에 방해된다며 기자회견 옆면을 에워싸 버렸고 성남공투단은 기자회견을 망치고 있다며 전경들이 다시 경찰서 안쪽으로 이동해 줄 것을 요구했다.

▲출입로를 확보하겠다며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경찰 이에 항의하는 장애 단체 실무자들 -ⓒ 장익성

▲항의에도 밀어 붙이자 이에 격분한 장애인들 -ⓒ 장익성

물론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전경들은 지시에 따라 더욱 두텁게 밀어붙였고 이에 격분한 장애인들은 급기야 차도로 뛰어들었다.

차도로 뛰어든 휠체어를 인도로 끌어내리기 위해 장애인들과 전경의 실랑이가 벌어졌고 이중 몇몇은 서로간에 몸싸움까지 오갔다.

▲양 차선으로 뛰어든 장애인들 보기만 해도 아찔한 순간, 다행히 사고는 없었다 -ⓒ 장익성

▲장애인과 실강이 하는 경찰 -ⓒ 장익성

물론 장애인들이 격분해 있기는 했지만 충분히 맞서지 않고서도 사태를 해결할 수 있었음에도 전경 몇몇은 정면에서 서로 욕하고 맞서며 멱살 잡이를 했다.

결국 장애인들이 차도에서 완강히 저항하자 경찰은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고 장애인들도 자리로 돌아가 기자회견을 계속 진행했다.
 
이후 충돌은 없었지만 경찰은 20여명 정도의 병력을 추가로 투입했고, 추가 병력을 통해 진압 봉까지 대치해 있던 전경들 뒤편으로 옮겼다.

▲되돌아간 경찰  전경들의 갑각스런 태도 변경에 항의하는 인권단체 실무자 -ⓒ 장익성

▲추가 병력 도착 -ⓒ 장익성

▲장애인들의 극단적 행동을 조장해 놓고 진압봉은 무장은 왜? -ⓒ 장익성

30명 병력도 통제 안되는 경찰이라...
경찰은 ‘경찰서와 경비대 간 사인이 맞지 않아서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할 뿐 기자회견 방해에 대해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다.

이번 집회는 성람재단 문제와 관련, 종로구청 정문에서 29일째 노숙농성 중이던 성남 공투위가 종로 경찰서가 집회를 불허한 것에 항의하며 ‘종로 경찰서 장례식’ 문화행사로 이들의 소극적 문제해결을 비판하던 과정에서 연행된 박경석 전장연 집행위원장의 석방을 요구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김정하 시설인권연대 활동가에 따르면 "집회 불허에 따른 문화행사였고 자진 집회 해산을 방송했음에도 불구하고 표적으로 박 위원장을 연행했다"며 "이뿐 아니라 연행과정에서 남자 경찰들이 장애여성의 사지를 사방에서 들고 폭력 연행하여 구겨서 전경 차에 집어넣었고 이 과정에서 팔꿈치로 치아를 맞는 등 전치6주의 부상을 입었다”고 증언했다.

▲정영란 장애여성공감 사무국장, 기자회견문 낭독 -ⓒ 장익성

물론 합법이든 불법 집회든 경찰이 해산 명령 3회 이상을 통보해야 함에도, 단 한번의 해산 명령만 내린 상태에서 불법 연행해 갔다는 것이 장애단체들의 말이다. 

김 씨는 또 "행사 현장에서 빠져 현장과 멀리 떨어진 소방서 쪽에 박경석 위원장이 있었지만 경찰은 떨어져있던 박 위원장을 강제로 끌고 와 일부러 집회참석자들 사이로 집어넣어 연행했다"고 말했다.

전장연 "풀어줄 태니, 시위장 옮겨라. 경찰이 인질 협박" 
경찰 "사실과 다르다. 그런일 없었다"
특히 전장연 조성남 사무처장에 따르면 "정문을 터주고 인도로 옮겨라, 정문과 민원 봉사실 중간으로 옮기면 집행위원장을 풀어주겠다"는 협박도 경찰에서 했다고 주장했다.

물론 종로경찰서에선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며 장애단체가 주장하는 인권 침해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성람공투단 대표자들은 기자회견 이후 경찰 책임자 면담과 항의서안을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기자들이 배석하겠다는 요구에 면담이 이뤄지지 못했고, 29일 윤철규 종로경찰서장 면담과 항의서한을 다시 전달하기로 했다.

장익성 기자  mocacoffee@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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