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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적 정의란‘회복적 정의’에 근거한 회복적 교회 그리고 장애인 ⑴
황필규 위원장(NCCK 장애인소위원회) | 승인 2021.01.06 17:00
▲ 회복적 정의 ⓒGetty Image

1. 2010년 12월 대강절 기간에 ‘회복적 정의(Restorative Justice)’를 접하게 되었다. <회복적 정의에 기초한 중재 워크숍 전문가과정>에서 ‘회복적 정의’란 용어를 처음 듣게 되었는데, 그 워크숍을 주관한 단체는 ‘한국평화교육훈련원(KOPI)', ‘비폭력 대화센터(NVC)’, ‘비폭력평화물결’,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갈등해결 센터’ 등으로 회복적 정의 운동을 당시에 국내에서 펼쳐 오던 평화운동 그룹이었다.

 2. ‘회복적 정의’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하기 위해서, 먼저 ‘정의란 무엇인가?’ 하면 마이클 샌델의 책이 떠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정의’하면 그리스 정의의 여신인 니케(Nike)를 생각할 수 있다. 대부분의 법원 앞마당에 다양한 모습으로 변형된 상들이 설치되어 있다. 그 모습은 한쪽 손에 저울을 들고, 다른 쪽에 칼을 들고, 두 눈은 가려져 있다. 이 세 가지가 정의의 핵심 요소로 표현된다. 다시 말하면, 소위 범죄 행위인 잘못의 크기를 저울에 똑같이 재서, 칼로 응징을 하는데, 두 눈을 가림으로써 편견 없이 공정하게 행한다는 것을 뜻하고 있다. 이를 ‘응보적 정의(Retributive Justice)’라 부르고, 대부분의 국가 권력인 사법부에서 행해지고 있는 정의 개념이다.

한마디로 ‘응보적 정의’란 처벌을 통해 발생한 피해만큼의 피해를 가해자에게 입힘으로써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처벌이 과연 가해자에게 그리고 피해자에게 만족하는 결과를 가져가는가에 대한 질문이 생긴다. 그 한계는 첫 번째 가해자 처벌을 중심으로 하니 피해자의 소외 현상이 생기는 것. 피해자의 고통이 소외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둘째는 법과 원칙을 중심으로 처리하다 보니 직접 당사자가 개입할 수 없다. 경찰, 사법부가 개입하는 국가 차원의 해결이다. 세 번째는 대결적 구도에서 시간과 비용이 증대하는 것이다. 재판을 하기 위해서 많은 비용과 시간이 발생한다. 네 번째는 소모적 대응의 과정이 증가함으로 과도한 일에 시달리게 되고, 마지막으로는 공동체의 파괴 현상이 발생한다.

3. 이에 대해 ‘회복적 정의(Restorative Justice)’ 개념이 생겨났다. <회복적 정의란 무엇인가. Changing Lenses>의 저자 하워드 제어(미국 이스턴 메노나이트 대학교) 교수는 회복적 정의란 렌즈를 바꿔 끼는 것이라고 말한다. 회복적 정의의 목표와 과정에 대해서는 아래 표를 참조하면 좋겠다.

회복적 정의의 주요한 세 가지 원칙은 ‘회복Restoration’, ‘책임Responsibility’, ‘참여participation’이다. 회복적 정의를 공동체 정의라고 이야기하는데, 이는 공동체 구성원들의 참여를 통해 공동체 회복이 이루어져 모두가 안전하고 평화로운 공간을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4. 회복적 정의가 회복하려는 5가지 회복을 소개한다. 첫째는 ‘피해 회복’, 이 안에는 피해자의 회복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피해 회복도 포함이 된다. 다른 말로는 존엄 회복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존엄 회복을 말하는 이유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가 하나님으로부터 생명을 부여받은 인간이기 때문에, 그리고 연약한 존재로써 주님의 연민과 긍휼이 요청되는 생명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피해는 나에게는 ‘고통, 아픔, 상처’로 확장되어 이해하고자 한다.

둘째는 ‘자발적 책임’이다. 피해에 대한 당사자들의 자발적 책임이 따른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자유의지와 같은 것, 상호 이해가 충분하게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 이 자발적 책임은 셋째로 상호 간에 ‘깨어진 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다. 하나님과 관계 회복, 이웃과의 관계 회복, 나 자신과의 관계 회복 등, 넷째로 ‘공동체 회복’이다. 당사자들의 인간 관계망이 회복이다. 공동체의 참여로 지지와 돌봄에 대한 신뢰가 생겨나게 되어 진정한 회복 공동체가 될수 있다는 것. 다섯째로 정의의 회복이다.

이와 같이 다섯 가지의 회복 과정은 별개가 아닌 하나의 여정으로 이해할 수도 있고, 이런 프로세스가 진행될 때 우리의 삶의 자리(학교, 교회, 가정, 사회, 국가)는 진정으로 안전하고 평화로울 수 있는 샬롬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시편 기자는 이를 “긍휼과 진리가 같이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서로 입맞추었다”(85편 10절)고 말씀함으로써, 한 마디로 정리해 놓았다.

5. 교회 공동체에서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 원수 사랑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실제 신앙적 삶의 자리에서 이것이 온전히 행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하나님 사랑, 예수님 사랑의 프로세스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사랑의 프로세스는 앞에서 열거한 ‘다섯 가지 회복의 과정’ 가운데 잘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성경 말씀을 읽을 때, 하나님과 예수님의 이야기를 온전히 이해하려 하려면, 하나님의 정의와 예수님의 평화의 관점이 무엇인지 제대로 깨닫게 된다면 성경 말씀에 대한 이해의 지평도 넓어지리라 확신한다.

6. 회복적 정의의 3가지 가치(3Rs)는 ‘존중(Respect)’, ‘책임(Responsibility)’ 그리고 ‘회복(Restoration)’이다. 이를 확대하면 회복적 정의의 핵심은 ‘존중’에서 시작된다. 나를 존중하고 상대방을 존중할 때 회복이 시작된다. 존중의 첫 번째 단계는 ‘상호 직면’하는 것인데, 직면하지 않음으로써 해결되지 않는 갈등 문제들이 너무나도 많다.

직면은 자존감과 연결되는데, 직면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자존감, 존중감이 높아져야 한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으로부터 사랑받은 존재’라는 자아의식이다. 예수님께서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실 때, ‘하늘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말씀을 들으신 것과 같이, 우리 모두 또한 그분의 자녀라는 것이다.

7. ‘회복적 정의와 회복적 교회’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회복적 정의에 핵심이 피해(자)의 회복에 방점을 두고 있어서, 가해자 처벌이 아니라는 것을 언급했고, 회복적 정의는 직면에서 일어난다고 말했다. 직면한다고 모든 어려움이 해결되는 것은 아닐지라도, 직면 없이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나님과의 직면, 예수님과의 직면을 통해서 삶에 변화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회복적 정의’ 개념이 들어온 지 20년 세월이 흘렀다. 최근에 이에 대해 이론과 실천 분야를 잘 정리한 <회복적 정의- 세상을 치유하다. 이재영 저, 2020> 책이 나왔다. 이 책과 함께 ‘회복적 정의 실천시리즈’ 책자를 소개해 보면, <학교현장과 회복적 생활교육>, <피해자와 가해자 대화모임>, <회복적 정의 실현을 위한 사법의 이념과 실천>, <가족 그룹 컨퍼런스>, <대학에서의 회복적 정의>, <교도소에서의 회복적 사법>, <회복적 교육>, <성학대와 회복적 정의> 등등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타깝게도 ‘교회공동체와 회복적 정의’에 대한 소개가 아직 없다. 누군가 이 부분에 대한 다양한 연구 작업. 특히, 목회적 관점에서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8. 회복적 교회연구에 대한 논의가 2년 전부터 ‘회복적 정의협회(KARJ)’에서 연구 모임 차원으로 진행되어 오기는 했다. ‘회복적 교회’는 그 교회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삶속 있는 실존적 고통들로부터 회복되는 것이라고 볼 때, 그 고통들이 회복적 정의 5가지 회복 패러다임(* 피해 회복 → 자발적 책임 → 관계 회복 → 정의 회복 → 평화로운 공동체 형성)을 적용하고, 그 과정에서 직면 → 공감→ 인정 → 수용 → 참여 → 용서 → 화해로 전환되어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는 공동체라는 것이다.

그리고 ‘회복적 교회’는 공동체 내, 고통의 순간들과 현장에서 발생하는 피해(자)에 우선 초점을 두고, 피해(자)에 힘을 부여함으로써, 존중respect, 책임responsibility, 회복restoration(3R)이 작동되어는 과정을 따라가는 공동체성을 지켜낸다. 그러므로 ‘회복적 교회’는 공동체(하나님의 나라), 평화(예수의 평화), 제자도(예수를 따르는 실천)를 중요시하는 평화교회의 핵심 전통과 맥을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9. 회복적 교회에 적용할 수 있는 회복적 정의의 개념(가치)들로는 회복적 정의의 접근 방식이다. 피해(고통)에 대한 접근을 우선시 하는 것이다.(cf. 응보적 정의 - 죄인, 죄목, 죄값에 강조점). 직면은 기독교가 ‘만남의 종교’, [역사적] 사건의 종교로 불리워지는 것과 맥을 함께 한다. 그 자리가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연민과 긍휼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회복적 정의는 하나님의 정의이다. 하나님의 정의는 이스라엘 공동체와 예수 중심의 교회 공동체의 정의로서 신앙 공동체의 회복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필규 위원장(NCCK 장애인소위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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