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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산선, 기독청년 현장심방 증언대회 및 수료식 진행고통당하는 사람들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근본적인 물음을 듣는 시간 가져
이정훈 | 승인 2022.01.07 16:18
▲ 손은정 영등포산선 총무가 현장심방을 수료한 기독청년들에게 수료증을 전달하고 있다. ⓒ영등포산선 제공

“교회는 우리의 지친 영혼이 회복되는 곳이다. 그러나 이는 절대 개인적으로 이뤄지 는 것이 아니다. 지친 이들, 다친 이들이 서로의 아픔을 나누며 서로를 회복시키는 곳 이며, 다른 아픔을 가진 이들을 찾아 나서는 곳이고, 그 아픔을 다른 이들이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곳이다.”

‘영등포산업선교회’(이하 영등포산선)가 지난 1월5일 오후 4시부터 영등포산선 큰사랑방에서 진행한 ‘기독청년 현장심방 II(심화과정) 증언대회 및 수료식’에서 밝힌 한 기독청년의 증언이었다. 이번 ‘증언대회 및 수료식’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산재현장을 중심으로 현장을 돌아본 기독청년들의 증언이 이어진 자리였다. 영등포산선이 주최하고 ‘세계선교협의회(Council for World Mission)이 후원한 것이다.

특히 이번 증언대회 및 수료식은 10년 전부터 기독청년학생들이 방학 때마다 3박 4일간 현장심방을 실시해 왔지만 주어진 기간으로는 현장에 더 가까지 가지 못하는 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청취, 5개월간 산재문제를 중심으로 현장을 돌아보게 된 결과이다. 격주로 산재문제를 중심으로 산재현장을 방문하고 유가족들을 만나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던 것이다. 이러한 경험들을 나누는 자리였다.

“울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울겠습니다”

이날 증언대회 및 수료식은 ‘수료감사예식’과 ‘증언대회 및 수료식’ 순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수료감사예식은 ‘일하는 예수회’ 김희룡 목사의 인도로 진행되었다. 특히 예식 마지막 순서인 결단과 파송에서 현장심방 심화과정 10가지 다짐에서 그 정점에 다다랐다. 10가지 다짐은 다음과 같다.

1. 예수도 노동자였습니다. 우리도 노동자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2. OECD 산재발생률 1위 국가, 예고된 참사를 막는 일이야말로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여기는 것임을 기억합니다.
3. 우리가 먹고 마시고 누리는 모든 서비스 뒤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눈물이 스며들어있다는 것을 기억하겠습니다.
4. 이윤 중심의 사회에서 더 큰 이윤이자 가치인 생명 중심의 사회로 변화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5.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노동자 몇 명이 죽는 사고가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커다란 사건으로 여기겠습니다.
6. 노동자와 함께 하는 현장의 영성을 기르겠습니다.
7. 산재로 인한 죽음의 고통을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로 왜곡하지 않겠습니다.
8. 산재는 우리가 힘을 합쳐 바꿀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기억하겠습니다.
9. 자주 현장에 나가, 뉴스로만 보던 현실을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직접 보겠습니다.
10. 어려운 사람을 돕기 시작하면 돕는 손길이 모여진다는 것을 기억하고, 울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울겠습니다.

‘조지송기념사업회’ 이근복 위원장의 축도로 1부 예식은 마무리 되었고, 영등포산선 손은정 총무의 사회로 증언대회 및 수료식이 진행되었다. 먼저 손 총무는 ‘김용균 재단’(8월27일), ‘구의역 김군 사망사고 현장’(9월24일), ‘삼성반도체 산재대책위 반올림’(10월29일), ‘오산 이주노동자센터’(11월19일), ‘포천 이주노동자센터’(12월3일) 등을 방문했다고 소개했다. 현장방문이 진행되는 기간 내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는데, 10월15일에는 온라인을 통해 한창현 노무사(노무법인 사람과 산재)의 ‘산업재해 안전법 특강’을, 12월13일에는 산재 유가족 초정 간담회와 워크샵 등이었다고 보고했다.

▲ 현장심방 수료증 ⓒ영등포산선 제공

폭력 앞에 방치된 이들을 위한 교회

손 총무의 보고에 이어 이날 증언대회의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현장심장에 참여한 기독청년학생들의 증언이 진행되었다. 현장심방에 참여한 강인구·김주역·최동빈 청년들의 증언에 참여했다. 먼저 강인구 청년은 “현장심방을 통해 신앙과 삶의 현장이 이어져있음을 경험하면서 신앙이 세상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한편, “개인적인 고민으로 인해 우울한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시기였는데, 현장의 증언을 듣고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면서 간만에 ‘생명력’을 느끼기도 했다.”고 술회했다.

강인구 청년은 또한 “이 세상에 이토록 ‘크게’ 고통 받고 아파하는 이웃들이 ‘많다’는 점에서 느끼는 놀라움과 안타까움, 슬픈 마음이었다.”고 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의 고통을 방치하고 외면하며 그들을 고통에 빠지게 한 권력자들의 악랄함을 눈감아주는 이 세상에 대한 환멸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 세상 안에 고통 받는 자들을 보살피고 그 들과 연대하려는 이들은 너무 적고 약해보여서 절망스러웠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고통의 현장에는 언제나 지극히 작은 자들에게 찾아가는 사람들, 고통 받는 자와 함께 우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의 말을 듣고 삶을 보면서 어둠 가운데 반짝이 는 빛을 보는 듯 했고, 마음 속에 끓어오르는 무언가를 느꼈”지만 “일상으로 돌아오면 어느새 조금씩 현실 에 안주하게 되고 타인의 생명과 안전에 관하여 무뎌지는 나를 발견한다.”고 솔직한 심정을 내보였다. 그러나, “이제는 절대 모른 채 하고 살 수 없다.”며 “함께 일정을 소화했던 분들과 더 깊이 공부하고 싶고, 기회가 될 때마다 현장심방에 참여하고 싶다.”는 다짐을 언급했다.

두 번째 증언자로 참여한 김주역 청년은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은 천부인권이 보장되어 있으나 노동자만큼은 논외의 대상이었다.”고 현장심방의 느낌을 이같이 날카롭게 정의했다. “결국 노동권과 산재는 필연적으로 노동자만의 단독적인 투쟁과 권리 쟁취를 목표로 할 수 밖에 없다.”는 자신의 결론을 소개하기도 했다. 결국 “산재는 어떤 높으신 양반이나 이념도 그 누구도 대변할 수 없고 오로지 노동자와 노동문제에 연대하는 사람들만 이 해결할 수 있는 독립적인 사회문제임을 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재 현장을 방문하며 많은 유가족 분들의 외침을 들었지만 그 소리에 귀를 닫은 고위 공직자들과 정치인들이 있음을 볼 수 있었다.”며 “그들에게 제물은 오로지 숫송아지만 골라 받는 이기적인 모습이 있었을 뿐이었다.”고 현 정치권과 날을 세우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종교는 몰약이 되어야 한다.”며 “사회에서 고통 받은 사람들의 상처와 종기를 싸매는 몰 약이 되어 그들을 치료하고 위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 번째 증언자인 최동빈 청년은 여러 산재 현장을 심방하며 매번 들었던 생각은 “우리 사회는 욕망이 발전이라는 가면을 쓰고 활개 치고 있는 사회라는 것”이며 “이 사회는 발전을 위해서는 약한 이의 희생을 당연시하고, 폭력까지도 정당화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산재현장에서 발견한 것은 “직접적인 폭력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각각의 산재들은 모두 간접적인 폭력이었다.”고 설명했다. 즉 “혼자서는 위험한 작업을 단독으로 시켰으며, 시간 단축을 위해 함께 진행해서는 안 되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시켰고, 한 달에 2일의 휴일로 하루 10시간씩의 일”을 시켰기에 산재는 필연이었다는 것이다.

최동빈 청년은 마지막으로 “교회는 우리 사회에서 하나님의 구원이 필요한 이들을 힘써 찾고, 그들에게 구원을 가져다주어야 한다.”며 “단지 내세의 구원만을 약속할 것이 아닌, 현재 그들이 처한 억압되고 고통 받는 상황에서의 구원을 가져다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전이라는 이름의 가면을 쓴 욕망에 짓눌려 희생당한 이들을, 그로 인해 아픔을 겪는 이들을 찾아가 치유해야 하고, 그런 아픔들이 다시는 생겨나지 않도록 사회 변화를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지금까지의 잘못된 복음 이해를 내려놓고, ‘마음이 상한 자를 싸매어 주고, 포로에게 자유를 선포하고, 갇힌 사람에게 석방을 선언하는’ 참된 복음을 마음에 새기고 외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증언자로 나선 이훈 청년은 “심방한 현장은 노동자들이 당한 착취와 죽음의 장소였고, 동시에 막강한 정보력을 가진 정부와 기업도 다 파악할 수 없는 놀라운 과정을 통해 변화가 일어난 살아있는 증언의 자리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사회에서 일어난 죽음에 대한 공통의 책임을 기꺼이 지고 가는 이들은 이것을 면제받으려고 애쓰는 기업과 정부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고 현장을 이 같이 정의했다.

이훈 청년은 “우리 모두 노동자로서, 소모되는 구조에 함께 내몰린 사람으로서 산재의 문제에 당사자성을 가질 수 있다.”며 “이 모든 여정은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노력이며, 동시에 이러한 사실들을 미쳐 깨닫지 못했던 시간 동안에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은폐하고 책임을 피해자에게 내모는 모든 행위에 대한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굳게 믿어왔던 이 문화, 사회, 경제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할 때, 우리는 당사자성을 가질 수 있다. 내가 경험한 것들 중 가장 큰 현장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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