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학술 칼럼
가난한 사람들 안에 현존하는 그리스도의 성체성사메델린의 해방자 예수 (1)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 승인 2022.04.10 16:25
▲ 메델린 주교회의에 참석한 사제들 ⓒhttps://slmedia.org/blog/medellin-50-years-later
이 글은 지난 2018년 작고하신 고 김용복 교수님의 팔순을 맞아 출간된 기념 논문집 『민중과 생명』 (동연)에 게재되었던 것이다. 김용복 교수님의 학문을 기리며 다시 에큐메니안에 연재한다. 다시 한 번 김용복 교수님의 영원한 안식을 빈다. - 저자 주

50년

1968년 8월26일부터 9월7일까지 콜롬비아의 메델린(Medellin)에서 제2차 라틴아메리카 주교회의(CELAM)가 개최되었다. 콜롬비아의 메델린에서 개최된 주교회의는 1962년부터 1965년 사이에 개최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신학에 영향을 받은 라틴아메리카 주교들이 대거 참여한다.

메델린 주교회의, 라틴아메리카 교회됨의 시작

제2차 라틴아메리카 주교회의는 이 지역에서의 새로운 목회적 행위실천과 새로운 영성, 다시 말하면 라틴아메리카 고유의 신학운동의 탄생을 의미하게 된다. 1960년대까지 라틴아메리카의 신학은 유럽의 신학의 철저한 ‘복사판’이었음을 고려할 때 1968년의 제2차 라틴아메리카 주교회의는 이 지역에서의 고유한 ‘교회 됨’의 시작이었다고 평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라틴아메리카에서의 고유하면서도 독창적인 새로운 신학운동과 교회됨(1)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된 제 2차 라틴아메리카 주교회의(2)가 개최된 지 올해로 50년을 맞이하였다. 나는 콜롬비아의 메델린의 제2차 CELAM 50주년을 맞이하면서 본 소고를 통하여 메델린 회의 문서가 라틴아메리카의 그리스도론 형성에 미친 영향에 대하여 간략하게 살펴보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먼저 제2차 CELAM 대회 직전에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서 개최되었던 제39차 세계성체대회에서 발표된 교황 바오로 6세의 강론에 나타난 그리스도론으로부터 출발하여 메델린 문서의 그리스도론이 어떤 형태로 라틴 아메리카 신학과 교회에서 그리스도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가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교황 바오로 6세의 강론

제 2차 라틴아메리카 주교회가 개최되기 직전에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서 제 39차 세계성체대회가 모인다. 이 대회에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교황 바오로 6세가 참석한다. 그는 교황으로서는 최초로 라틴아메리카에 발을 내딛는다. 바오로 6세는 1968년 8월22일부터 24일까지 세계성체대회에 머물면서 이틀 후인 26일부터 콜롬비아의 메델린 시에서 개최되는 제2차 라틴아메리카 주교회의가 주목할 만한 강론을 펼친다.

교황 바오로 6세는 1968년 8월 23일 콜롬비아의 농촌 모스께라(Mosquera)에서 개최된 미사에서 콜롬비아의 농민은 물론 라틴아메리카의 모든 농민들을 향하여 강론을 펼친다. 그는 강론을 통하여 성례식의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와 라틴아메리카의 가난한 농민 가운데 현존하는 그리스도 현존을 연관시킨다.

그는 이 강론을 통하여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그리스도의 선택에 대하여 말한다. 그리스도는 가난한 농민들의 삶의 현장에 현존하고 있으며 가난한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현존의 상징, 형상이며 신비라고 말한다. 교황 바오로 6세는 가난한 사람들은 성체가 그리스도의 몸이듯이 가난한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성체성사”임을 주장한다. 그는 성체성사를 통하여 그리스도는 “실제적으로 살아있지만 숨겨져 있는” 형태로 우리에게 보이고 있지만,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안에서 그리스도는 “행동하는” 형태로 나타난다고 말한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는 오늘 성체의 신비함 속에서 그리스도를 경배하기 위하여 보고타에 모였습니다. 나는 무엇보다도 교회를 통하여 이 세계와 우리 안에 계신 그리스도의 현존을 경축하기 위하여 이곳에 와 있음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은 그리스도의 현존의 신비이며 형상이며 그리고 상징입니다. 그리스도의 성체성사는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실제적이고 살아있는 실존을 숨겨져 있는 형태로 보여 줍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로 성사(sacrament)입니다. 여러분은 이 세계 안에 계신 그리스도의 거룩한 형상입니다. 여러분은 거룩하면서 인간적인 그리스도의 얼굴을 대변하는 존재들입니다.”

그는 강론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가난한 사람들 안에서 그리스도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한다. “여러분들은 우리들에게 그리스도입니다”라는 말을 통하여 “성체성사”로 묘사되는 가난한 사람들안에서의 그리스도의 현존에 대한 최고의 표현을 한다.

교황 바오로 6세의 모스께라의 강론은 라틴아메리카에서의 그리스도론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며 무엇보다도 해방신학의 “해방자 예수”라는 그리스도론을 결정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바오로 6세에 의하면 “그리스도는 가난한 사람들 속에서 발견되어진다.” 그 뿐만 아니다. 교황 6세는 그의 강론을 통하여 “가난한 사람들 속에서 발견되어지는 예수 그리스도를 경배하기 위하여 라틴아메리카 땅을 밟았다.”고 말한다. 그는 “나는 여러분들을 우선적으로(편애) 사랑합니다.”라고 말한다.

이 표현은 제2차 메델린 회의를 거쳐 1979년 제3차 푸에블라 주교회의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이라는 신학적 명제로 발전하게 된다. 바오로 6세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사랑(편애)한다.”라는 표현을 통하여 해방신학의 핵심적인 신학전제의 기초를 놓았다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황 6세의 강론에서 우리는 당시의 라틴아메리카의 현실적 상황에 대한 언급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라틴 아메리카의 가난한 사람들이 처해 있는 현실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촉구한다. 그는 가난한 현실의 극복의 과정에서 폭력을 배제할 것을 당부하면서도 가난극복에 대한 현실적 참여를 촉구한다.

이를 위하여 가난의 원인을 철저히 파악하고 가난극복을 위한 투쟁에 헌신할 것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는 이 지역의 토착민들이 당한 폭력과 억압의 현실을 지적하면서 교회의 가난의 현실 극복을 위한 실천적 사목행위를 할 것을 주장하였다.

교황 바오로 6세의 모스께라 강론이 메델린의 제2차 CELAM 대회 참여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메델린 회의에 참가한 주교들의 바오로 6세의 강론에 대한 언급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황이 그의 강론을 통하여 주창한 라틴아메리카에서의 그리스도론은 지속적으로 해방신학자들에 의하여 언급되어 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미주

(미주 1) 본 대회이후 알려지게 된 라틴아메리카 신학은 점차 ‘해방신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미주 2) 본 글에서는 제2차 라틴아메리카 주교회의의 스페인어 약자인 CELAM 을 사용하기로 한다.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9 한국기독교회관 503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홍인식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인식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3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