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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경쟁력도 없고 특화된 것도 없는 기장은 이제 군소교단 길 갈 것”기후정의위원회 신설과 성소수자목회연구위원회 존속 모두 기각
이정훈 | 승인 2022.09.22 01:06
▲ 정치부 첫 심의 안건인 기후정의위원회 신설은 정치부 심의안대로 투표를 거쳐 기각되었다. ⓒ이정훈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첫날인 20일(화) 밤늦게까지 전국 28개 노회와 총회 산하 위원회가 제출한 헌의안들에 대해 사회부와 정치부 등 6개 부처가 토의를 진행했다.

그리고 총회 이튿날인 21일(수) 각 부처의 토의를 거친 심의 안건이 총대 회원들에게 보고되었고 이를 결정하는 순서가 오전과 오후에 걸쳐 이어졌다.

기후정의위원회 신설의 건과 성소수자목회연구위원회 존속의 건, 모두 기각

특히 저녁 8시부터 진행된 정치부의 심의 안건 보고에서 “교회와사회위원회가 헌의한 ‘총회 상임위원회(기후정의위원회) 신설 및 규칙, 시행세칙 개정’의 건은 기각하여 주시기 바랍니다”와 “교회와사회위원회가 헌의한 ‘성소수자목회연구위원회 존속’의 건은 기각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심의 안이 보고되었고 약간의 토론은 있었지만 정치부의 원안대로 통과되었다.

정치부 심의에 참여했던 한 총대 회원은 “‘기후정의위원회’ 신설에 대한 반대는 새로운 위원회를 설치하면 비용이 든다는 것과 총회는 각종 위원회를 줄여나가는 흐름인데 이에 반해 새로운 위원회를 만드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총대 회원은 “성소수자목회연구위원회 존속 문제에 대해 1시간 이상 말싸움이 있었지만 반대하는 지점은 사실 두 개밖에 되지 않았다”며 “4년간 연구위원회를 운영했는데 결과물이 없었다는 것과 일반 사회에서 교회보다 더 활발히 하는데 굳이 교회까지 나서야 하냐는 것이었다”고 술회했다.

이러한 토론 끝에 두 안건 모두 기각하는 것으로 정치부는 가닥을 잡았고 총대 회원들에게 보고한 것이다.

▲ 정치부 열 번째 심의 안건인 성소수자목회연구위원회 존속의 건은 정치부 심의안대로 투표를 거쳐 기각되었다. ⓒ이정훈

온데간데없어진 기장 정신

“기장 정신”을 전면에 부각시킨 신임 총회장이 선출된 지 하루 만에 이와는 거리가 먼 결과들이 도출돼 소위 ‘기장마저’라는 말들이 회자되었다.

신임 총회장에 선출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강연홍 총회장은 “기장 정신을 JPIC 정신”이라며 2023년이면 맞이하게 될 “기장 새역사 70년”을 “기장 정신으로 준비하겠다”는 다짐이 무색해져 버렸다.

특히 성소수자목회연구위원회 시작부터 책임을 맡아 온 최형묵 목사(천안살림교회)는 “성소수자목회연구위원회 존속 기각이 성소수자 사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린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기각의 의미를 크게 확대 해석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나마 퇴행적인 한국교회 풍토 안에서 성숙한 대화의 모형을 제시할 수 있는 발걸음을 내딛은 지 불과 4년 만에 다시 뒷걸음을 치게 되어 심히 안타깝다.”며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또한 “한마디로 말해 기장의 현주소를 말해준다.”며 “기장 역시 퇴행적인 한국교회 흐름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소수자 사안이나 기후위기에 대한 대처 등 상대적 차별성을 보여 왔던 기장의 그간 행보가 매우 취약한 기반 위에 있었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사태”라며 “‘새 역사 70주년’을 운운하는 것은 낯부끄럽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정말 새 역사 70년을 말하고 싶거든 먼저 뼈아픈 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번 사태를 지켜 본 또 다른 목회자는 “이제 기장이 갈 길은 진짜 군소교단으로 전락하는 길밖에 없다.”며 “아무런 경쟁력도 없고 특화된 것도 없다”고 일갈했다.

좀 더 부드러운 언어로 접근해야 할 것

하지만 또 다른 목회자는 “특히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주로 반대하던 사람들이 경상 지역 사람들이었다.”며 “왜 경상 지역의 목회자들과 교회가 그렇게 반대했는지 역사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문익환 목사님이 방북하셨을 때, 이 문제로 대구 경북 지역의 기장 교회 두 곳이 사라지는 사태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한 “한상렬 목사님이 방북하셨을 때도 이에 버금가는 일들이 대구경북지역에 일어났었다.”고 했다.

그만큼 “예장 교단의 텃밭에 가까운 지역이니 보수적인 곳이라 내외부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5년 전에 경주에서 총회가 열렸을 당시 예장 사람들이 기장 총회 장소 앞에 플랑카드를 내걸고 동성애 찬성하는 교단이라는 낙인을 찍으며 또 다시 이 지역의 기장 교회를 공격해 어려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총회는 목회를 돕는 기관이니 동일한 내용을 담보하고 있지만 좀 더 부드러운 언어를 개발해 이 지역 교회들이 숨을 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분명 이 지역 교회들도 기장의 진보성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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