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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과 땅값 하락, 누구에게 걱정거리인가나그네의 짐은 가벼야 하지 않을까
이정훈 | 승인 2023.01.02 16:11
▲ 부동산 시장이 하락장에 들어섰다고 호들갑이다. 누구를 위한 걱정일까. ⓒGetty Image

한국 신약학계에도 많은 영감을 주었던 독일의 ‘Gerd Theißen(게르트 타이센)’이라는 신약학자가 있다. 타이센 교수는 ‘원시 그리스도교 연구’에 사회학적 방법을 도입해 큰 족적을 남겼다. 특히 원시 예수 공동체를 “Wandercharismatiker(반더카리스마티커, 카리스마적 방랑자)”와 “lokale Sympathiker(로칼레 쉼파티커, 지역 동조자)”로 구분하고, 이들 카리스마적 방랑자들을 “Wanderradikalismus(반더라디칼리스무스, 방랑급진주의)라고 부르기도 했다.(1)

집도 땅도 심지어 먹을 것도 소유하지 않았던 원시 예수 공동체

이 카리스마적 방랑자들은 가정을 떠나 방랑하는 삶을 살았던 제자도의 모습으로 복음서 곳곳에 그 모습이 남겨져 있다고 타이센을 주장한다. 특히 제자도의 문제에 있어 마가복음은 “직업의 포기”가, Q복음서(2)에서는 가정의 포기가 강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반-가족 기풍”으로 이어진다.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복음서의 내용은 Q9,59-60(3)이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그(예수)에게 말하였다. 주여! 제가 먼저 가서 제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게 하여 주옵소서. 그(예수)가 그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르라 그리고 그들 자신이 죽은 자들을 장사하도록 그 죽은 자들을 떠나라.”

예수 저 말씀이 충격적인 것은 제자들에게 부친의 장례마저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친 장례의 금지는 ‘Greco-Roman(그레코-로만)’ 세계나 구약성서, 심지어 필로의 글에서도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유일한 예외는 구약성서의 나실인의 경우이다. 이러한 고대의 상황을 고려할 때 Q복음서의 부친 장례 금지는 매우 급진적인 가족 해체 운동으로 비쳐진다.

예수 사후 12 사도들의 뒤를 이은 원시 그리스도교 제자들은 집과 재산은 물론 가정까지도 포기하고 예수의 삶과 말씀을 전하기 위해 떠도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이 예루살렘을 떠나 시리아와 소아시아, 로마까지 이르러 복음을 전할 때, 이들을 돕는 사람들은 앞서 언급한 “지역 동조자들”이었다. 카리스마적 방랑 복음 전도자들에게 쉴 공간과 음식, 재정을 도와주었던 사람들이다. 이들 지역 동조자들이 있었기에 카리스마적 방랑 복음 전도자들의 활동이 가능했던 것이다.

누구를 걱정하고 있는가

얼마전 연말부터 시작해 언론 매체들을 가득 채우고 있는 기사 중에 하나는 2023년도 집값을 포함 넓게는 부동산 전망이다. 2023년부터 본격적인 하락세에 진입한다고 예견한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하향화 연착륙을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나섰지만 경기침체, 금리인상 등의 파고를 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지난해 11월29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2023년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집값 상승세가 꺾인 시점은 2021년 11월이었고, 집값 바닥은 2023년 3월에서 2024년 2월 사이, 전세가 저점은 2025년 2월이라고 했다. 즉 주택 시장 침체는 앞으로 2년 가량 지속(L자형 침체)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하락 폭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수도권 기준으로 내년 집값과 전셋값 모두 3~4%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위 부동산 전문가들이 2년 간의 침체를 예상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금리를 꼽는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 부담이 늘면 주택 구매는 물론이고 전세 자금 대출도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지난해 월세가 급격히 늘어나고 전세 가격이 떨어진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금리에 대해 조금 더 부연 설명하자면, 사람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경우 일정 기간 동안 빌려 쓴 것에 대한 대가를 지급해야 하는데 이를 이자라고 한다. 그 이자의 원금에 대한 비율을 이자율 또는 금리라고 한다. 쉽게 예를 들자면 1000만원을 빌리고 연간 이자로 100만원이 오갈 경우 금리는 10%가 되는 것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부동산 대폭락이 올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앞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부동산 하락하면서 2013년까지 100대 건설사 중 절반 가까이가 워크아웃·법정관리 등 구조조정에 돌입했었다. 현재도 건설 물량 감소, 공사비 급증, 미분양 증가 등 당시와 닮은 구석이 많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여기서 나와 같은 내 명의의 집도 땅도 없는 사람에게 집값과 땅값의 하락이 걱정해야 할 상황일까. 집도 땅도 없는 사람에게 가격이 낮다는 것은 좋은 것 아닌가. 물론 전세나 월세로 생활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전세값이나 월세의 폭등은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그럼에도 전세와 월세의 문제를 제외하고 집과 부동산의 하락이 문제가 되는 계층은 분명히 집과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들에게 국한되어 있는 문제이다. 설령 언론들이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쏟아내는 부동산 시장의 하락 우려는 전세자들과 월세자들을 걱정한다손 치더라도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정말로 서민들을 걱정했다면 전세가와 월세가에 대해 걱정해야 하지만 어느 언론을 막론하고 이를 지적하는 곳은 없다.

그러니 언론의 부동산 시장 걱정은 철저히 가진 자들의 입장에서, 즉 집과 부동산을 통해 이익을 보고자 하는 계층으로 한정되어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데 과연 집도 부동산도 없는 사람들이 저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걱정해야 할까. 나는 전혀 문제도 아니거니와 이렇게 전반적인 거품이 빠지고 부동산 시장이 상식적인 수준에서 돌아간다는 전제 하에 혹시 나중에라도 내가 내 명의의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오히려 좋을 것이다.

너희는 그러지 마라

이제 다시 원시 예수 제자 공동체 이야기로 돌아가자. 집도 땅도 심지어 먹을 것도 소유하지 않고 오직 예수의 삶과 말씀을 전하기 위해 지중해 지역을 정처 없이 떠돌았던 카리스마적 방랑 복음 전도자들처럼 살아야 하는 급박성도 그 필요성도 없는 시대이다. 교회는 넘쳐나고 그리스도인들도 넘쳐난다.

하지만 그 정신마저 내팽겨쳐야 할 것이냐는 다른 문제이다. 아니 오늘 여기에서 그 정신을 이어간다는 것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다시 물어야 한다. 뻔한 이야기이지만 소유욕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시대에’ 혹은 ‘누구나 그렇게 산다’는 말로 대충 퉁쳐서 그렇게 사는 건 문제가 아니라고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집도 땅도 없기에 쉽게 이야기 한다고 놀림 받을 이야기이지만 한 세대에 한 집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내가 거주할 공간 이외에 여분의 또 한 채 정도는 소유하고 전세든 월세든 그렇게 돌리면서 생활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자는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집값도 땅값도 더 낮아져야, 전문가들이 쓰는 용어로, 부동산 거품 혹은 버블이 더 빠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요할 때 적정한 가격에서 전세도 월세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스도인 천 만명이라는 말을 옛 말이 된지 오래지만, 교회가 그리스도인들이 이러한 생각으로 살게 된다면, 집값도 땅값도 상식적인 수준에서 돌아가지 않을까 한다.

나그네의 짐은 가벼워야 한다.

미주

(1) Gerd Theißen, Studien zur Soziologie des Urchristentums, 3 Auf., Wissenschaftliche Untersuchungen zum Neuen Testament 19, Tübingen: Mohr Siebeck, 1979, 79-105.

(2) 공관복음서 연구에 있어 하나의 가설이다. 마태, 마가, 누가복음서를 서로 비교해본 결과, 가장 이른 시기에 문서로 정착된 마가복음을 마태와 누가복음서에 공통적으로 들어 있고, 이외에도 마태가 누가에 또 다른 공통된 부분을 Q복음서라고 부르는 것이다. 주로 예수의 어록이 중심 내용이다.

(3) Q복음서의 장과 구절을 표기할 때, 학자들은 마태복음서 보다는 누가복음서가 더 잘 보존하고 있다고 보고 누가복음서의 장과 절 앞에 Q를 첨가해 표기한다. 즉 Q9,59-60은 누가복음서 9장 59-60절에 Q를 의미한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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