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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교회의 탄소중립이 필요할까?”기독교환경운동연대-에큐메니안 공동기획 연재 (1)
이진형 사무총장(기독교환경운동연대) | 승인 2023.03.17 14:55
▲ 탄소중립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주체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양만큼 다시 포집하거나 제거해 실질적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이다. ⓒGetty Image

기획 취지

지난 2021년 5월 한국교회는 기후위기의 상황 가운데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기독교 탄소중립 선언문’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2022년에는 이 선언문의 후속작업으로 한국교회의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계획인 ‘한국교회 탄소배출 감축 중장기 이행 목표 :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이 발표되었다. 하지만 많은 교회에서는 아직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하고 있고, 교단들 역시 ‘한국교회 탄소중립 로드맵’의 실행 준비가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 제작에 참여한 기독교환경운동연대에서는 에큐메니안에 연속 기사를 통해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의 의미와 내용을 자세히 분석하고, 교회와 교단이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바탕으로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어떤 일들을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과제를 모색하고자 한다.

연재 순서

1. 서론 - “왜 교회의 탄소중립이 필요할까?”
2.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의 목표와 범위 - “대체 어디에서 탄소가 배출되고 있을까?”
3. 탄소배출 감축 이행목표 1 : 직접배출 부문 - “화석연료와 헤어질 결심을 하자.”
4. 탄소배출 감축 이행목표 2 : 간접배출 부문 - “우리는 은총의 에너지로 예배한다.”
5. 탄소배출 감축 이행목표 3 : 기타간접배출 부문 - “그건 교회에서 쓰지 않는 것입니다.”
6. 탄소배출 감축 방안과 기반 - “30년 뒤, 청년들이 당회원이 되었을 때는.”
7.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의 후속작업 - “절대로 공짜 점심은 없다.”
8. 결론 - “과연 ‘기후위기 극복’은 가능할까?”

‘6년 135일 13시간 51분 15초’ 지금 이 글을 쓰는 시간에 기후시계(https://climateclock.world) 홈페이지에 표시된 지구평균기온 1.5도 상승까지 남은 시간이다. 그러니까 앞으로 6년 4개월 보름 뒤인, 2029년 7월 중순 무렵이면 지구의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시계는 상징적인 숫자를 표시하는 것이 아니다. 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약 이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은 인류가 배출하는 탄소의 양과 지구평균기온과의 상관관계를 정량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2018년에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고려할 때 지구평균기온의 상승을 1.5도 이하로 유지해야한다는 인천특별보고서가 채택된 이후에는 지구평균기온의 상승을 1.5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2020년부터 배출할 수 있는 탄소의 양이 최대 4,000억 톤이라는 탄소예산(carbon budget)을 책정했다.

기후시계는 현재와 같이 인류가 연평균 420억 톤의 탄소를 배출할 때를 가정해서 지구평균기온의 상승이 1.5도에 이를 때까지 남은 시간, 탄소예산을 표시하고 있다. 앞으로 인류가 탄소배출을 줄여서 탄소예산에 여유가 생긴다면 기후시계의 시간은 조금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류의 탄소배출량이 지금까지와 같이 앞으로도 계속 증가한다면 탄소예산은 더 빨리 고갈되어 기후시계의 시간은 더 빠르게 줄어들게 될 것이다.

IPCC는 이와 함께 인천특별보고서에서 인류가 지구평균기온상승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탄소흡수, 제거 등을 통해 탄소 순배출을 0으로 만들어 ‘넷제로’(Net-Zero)를 달성해야 한다는 온실가스감축목표를 제시하였다. UN은 이를 근거로 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한 당사국들이 국가별로 자발적인 온실가스감축목표를 수립하도록 하였고, 우리나라에서는 2021년에 이와 관련한 기후변화 대응정책을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로 발표했었다.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정책이 ‘탄소중립’ 그 자체는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탄소중립이 기후변화 대응정책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이유이다.

그런데 세계 각 나라들의 탄소중립 정책 가운데는 독일 정부처럼 탈석탄, 탈핵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2050년 이전에 1.5도 목표 달성을 준비하는 모범적인 탄소중립 정책도 있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와 같이 2060년, 2070년에 1.5도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막무가내 탄소중립 정책도 있다. 심지어 한국의 새 정부가 발표한 핵발전 확대를 통한 탄소중립 정책과 같이 오히려 또 다른 문제를 심화시키는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경로도 존재한다.

탄소중립은 기후위기라는 문제의 정답이 아니다. 어떻게 접근하고 어떤 시나리오와 경로를 세우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이 만들어지는, 그래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서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는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의 풀이과정이다. 탄소중립은 우리 사회가 기후위기 상황을 넘어서기 위해서 우리 사회가 반드시 닿아야할 지점을 알려주는 이정표이다.

한국교회는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발표된 2021년에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기독교 탄소중립 선언’을 발표하고, 1년 뒤인 2022년에는 ‘한국교회 탄소배출 감축 중장기 이행 목표 -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했다.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문화위원회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감 본부 선교국, 기장 생태공동체운동본부, 예장 총회 사회봉사부 소속의 전문가들이 준비위원회를 조직, 수개월 간의 자료 조사와 토론을 거쳐 한국교회가 기후위기 상황 가운데 언제, 얼마나, 어떻게 탄소배출을 감축할 것인가를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실천 계획으로 기획 제작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이미 정부가 나서서 나름대로 탄소중립 정책을 진행하고 있고, 최근에는 기업들도 너나할 것 없이 ESG, GREEN, 지속가능, 탄소중립을 떠들어대고 있는데, 왜 교회가 탄소중립을 이야기해야 할까? 심지어 한국교회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은 한국사회의 발전, 산업, 운송 부문 등 탄소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기업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양인데. 실제적으로 기후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라면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이 탄소배출이 많은 부문의 감축을 촉구하고 감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더군다나 중국과 인도같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국가들은 탄소중립을 언제 달성할지도 모르는 상태인데 굳이 한국의 교회가?

교회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께서 위탁한 선교적 사명을 수행하는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다. 일찍이 세계교회는 1990년 JPIC 서울세계대회를 통해 교회에 주어진 선교적 사명이 정의(Justice), 평화(Peace), 창조세계의 온전성(Integrity of Creation, 창조질서의 보존)에 있음을 확인했었다. 지금도 세계교회는 수많은 사회의 문제들 가운데 여전히 정의와 평화, 생명의 가치를 신앙고백과 행동의 지침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기후위기의 상황 가운데 창조세계를 온전한 모습으로 보전하는 사명에 대한 교회의 고백과 행동이 그동안 적절하였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인간의 지속적인 탄소배출로 지구 생태계가 붕괴될 상황에 이르렀다면, 이는 그동안 교회가 창조세계를 온전히 하겠다는 사명을 온전히 수행하지 못하였다는 의미인 것이다. 이제 교회는 생태적 파국을 막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생태적 회심(Metanoia)에 나서야 하며, 기후위기 상황 가운데 생태적 회심의 첫 걸음은 탄소문명으로부터의 탈출이다.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은 생태적 출애굽의 길을 안내하는 지도인 것이다.

또한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탄소중립은 정답이 아니라 문제 풀이의 과정이다. 지금 정부와 기업이 이야기하는 탄소중립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더 많은 문제와 갈등을 미래세대에 전가하는 편법일 뿐이다. 오죽하면 오래전부터 한국은 세계 각국으로부터 ‘기후악당’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탄소배출을 줄이려는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 있는 한국교회는 과연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지금은 ‘굳이 교회가’를 말할 때가 아니다. ‘이제 교회가’ 기후정의, 생태정의의 고백과 실천 가운데서 한국교회와 한국사회, 그리고 지구적인 탄소중립의 길에 앞장서지 않으면 교회로서의 존재 이유를 잃어버리고 길가에 뿌려지는 짠맛을 잃은 소금과 같게 될 뿐이다. 암담한 기후위기의 상황을 고려해볼 때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이진형 사무총장(기독교환경운동연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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