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교계·교회 보도
“배신하고 밀고하고 암약하라고 고문 받았다”강제징집·녹화공작·프락치 강요 피해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국가책임이행 촉구 기자회견 열려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 승인 2023.05.17 02:44
▲ ‘녹화공작·강제징집 피해자들을 위한 기독교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진화위가 권고 결정에서 갑자기 사라진 국가폭력 희생자들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홍인식

‘녹화공작·강제징집 피해자들을 위한 기독교대책위원회’가 주최한 “강제징집·녹화공작·프락치강요 피해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국가책임이행 촉구” 기자회견이 15(화) 오전 11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 앞(남산스퀘어빌딩)에서 개최되었다.

특히 녹화공작은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에서 대학생들의 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뿌리뽑기 위해, 국군보안사령부(당시 사령관 박준병)에서 실행했던 비밀 공작을 말한다. 단어의 유래는 박정희 정부의 녹화사업으로 대학생들 머리에 든 빨간 물을 파란 물로 바꾼다는 의미로 ‘녹화공작’이라 명명했다. 여기서 ‘빨간 물’이란 단순히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를 뜻하는 것 이상으로, 당시는 군사독재 정권에 반대하는 모든 이들을 친북·좌경·용공으로 몰던 시대였기 때문에 의미의 폭이 매우 넓다.

이날 기자회견은 류순권 목사(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의 사회로 시작되었다. 먼저 황인근 NCCK인권센터 소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2007년 국방부 과거사 정리와 원리에서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 전체 차원의 사과방안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음에도 피해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안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50여년 전 오늘 피해자들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은 여전하며, 따라서 피해자들은 더는 기대할 수 없어 국가배상소송을 진행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가가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하고 개인별 피해사실을 규명할 수 있는 조사기구를 설치하고, 피해자들의 명예 및 사회경제적 피해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 구체적인 방안이 실현되길 촉구하기 위해 본 기자회견을 개최하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겨우 꺼낸 아픔, 또 다시 묻어야 하는가

▲ 피해자 증언에 나선 이종명 목사 ⓒ홍인식

곧이어 피해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종명 목사는 “40년 전인 1983년 10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서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끌려갔고 그곳에서 어마어마한 폭력에 자신의  인격이 다 짓밟혔던 사건”에 대한 기억을 소환하며 “동지들, 동료들, 친구들을 배신하고 밀고하고 그들을 통해서 암약하라고 하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끔찍한 시간을 가슴 속에 묻고 40년 동안을 살아왔다.”며 “진화위를 통해서 그동안 감춰뒀던 이야기들 가슴에 묻어뒀던 이야기를 다 하게 되었지만 다시 정권이 바뀌면서 다시 또 묻어야 되는 그런 상황이 왔다”고 통탄했다.

당시에 자신을 “어둠의 속으로 몰아내고 끌고 갔던 그 세력들이 지금도 보이지 않는 손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구심을 가지고 이래서는 안 된다,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하는 생각 때문에 오늘 이 기자회견에 나서게 됐다”고 피력했다.

또 다른 피해자 박만규 목사는 “83년도 9월 12일부터 22일까지 10일 동안 보안사령부 과천 분소로 연행되어 학생운동 했던 내용들을 다 자백하게 하면서 가혹행위를 받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 후 83년 11월 29일부터 12월 20일까지 22일 동안 대전에 있는 507 보안부대에 다시 연행이 되었다”며 당시 “한국기독청년협의회 중간지도자 교육의 내용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심문 당하였고 또한 대전 지역의 문화운동, 기독청년운동의 전반적인 수사를 저를 통해서 하고자 했다.”고 증언했다.

▲ 국가폭력에 대해 두 번째 증언자로 나선 박만규 목사 ⓒ홍인식

“옆방에 동료들을 불러다 놓고 고문하는 소리가 온 지하실에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대단히 위압적이고 고통스러운 장면이 펼쳐졌다.”며 “40년 동안 가슴에 담아왔던 가슴 아픈 이야기”라고 밝혔다. 하지만 진화위의 조사를 통해 진상 규명에 대한 희망을 비로소 갖게 되었지만 “행정부는 이 일에 대해서 관심을 갖거나 이 일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속히 특별법이 제정되어서 저를 비롯한 수많은 피해자들이 명예가 회복되고, 다시금 삶의 자리에서 희망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정규 변호사(법무법인 원곡)는 국가대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최 변호사는 “현행 대법원 판례는 진실화해위원회 결정이 내려진 것을 안 지 3년 이내에 국가배상 청구를 하지 않으면, 더 이상 국가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국가의 소멸시효 항변을 받아주고 있다.”며 “두 피해 목사님들이 처음부터 국가배상 청구를 생각한 것이 아니라, 현행 제도와 그리고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로 인해서 자신들에게 피해를 준 국가와 또 한 번 법정에서 싸워야 하는 (소송) 전쟁에 다시 한 번 놓여졌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특별법 제정 등 여러 가지 입법을 통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어야 됨에도 불구하고, 권고 결정문에 있었던 특별법마저 결정문에는 삭제되는 등, 더 이상 피해 목사님들은 기댈 곳이 없다.”며 “그래서 마지막 인권의 보루인 법원에 국가배상 청구를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국가배상 청구는 금전 배상이 원칙이지만, 목사님들이 바라시는 것은 금전 배상의 액수가 아니라, 국가인 진화위에서 불법행위라고 인정하고 권고했던 내용, 정부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던 내용이 다시 한 번 법원에서 불법이라는 것이 명명백백하게 확인되기 위한 절차”라고 강조하였다.

진화위 권고에서 갑자기 사라진 특별법 제정 다시 회복돼야

▲ 윤미향 의원은 연대발언을 통해 국가폭력에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강조했다. ⓒ홍인식

피해자들의 증언에 이어 변상철 소장(공익법률지원센터 파이팅챈스)과 윤미향 국회의원이 연대발언에 나섰다. 변 소장은 “군사정권 시절 학생운동과 민주화 열기를 파괴하기 위해서 군사 독재 기관이 벌인 일명 강제 징집 그리고 프락치 강요 공작 사건은 국가폭력 사건의 유형 중 대표적인 반인권 반인륜적인 국가 폭력이며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상실하게 하고, 신체의 자유와 사상, 양심의 자유를 파괴당하는 종합적인 인권유린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공작에 관여했던 이들의 서원과 공직 등에서 취한 부당한 이득을 모두 환수하고 몰수하는 사례를 통해서 불법 부당한 행위에 대한 일괄 백계의 사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미향 의원도 “이 사건은 국가가 가해자이고 범죄자이며 국가 권력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 이행은 국민 보호라는 국가 공동체의 기본책무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하며 “국가는 국가폭력의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잘못한 일에 대해서 진상규명과, 사죄,배․보상,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조치를 해야 하며 이를 위해 법과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하성웅 총무(EYCK)가 낭독한 기자회견문에서 참석자들은 “국가는 녹화공작, 강제징집, 국가폭력을 통감하고 진심으로 사과할 것과 피해자의 명예와 피해 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더불어 국가책무의 신속한 이행 그리고 진실화해위원회의 특별법제정 권고 삭제에 대한 해명”을 촉구하며 “단 한사람의 존엄성도 침해당하지 않도록, 피해회복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녹화공작·강제징집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기독교대책위원는 NCCK인권센터,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 한국YMCA전국연맹, 기독교대한감리회선교국정의평화위원회, 목원대학교민주동문회,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사)기독교민주화운동 등의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번 기자회견은 박영순국회의원실 / 윤미향국회의원실 / 공익법률지원센터 파이팅챈스의 협력으로 이루어졌다.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9 한국기독교회관 503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홍인식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인식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3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