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교계·교회 칼럼
“지금 먼저 필요한 것은 ‘오해의 해소’입니다”황용연 목사님의 입장에 대한 해명
이훈삼 목사(주민교회/NCCK실행위원‧신학위부위 | 승인 2023.08.11 01:36
▲ 지난 8월3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린 NCCK 총회에서 선출된 김종생 목사가 총무 취임식에서 선서를 준비하고 있다. ⓒ홍인식

1. 황용연 목사님은 기장 총회 게시판을 통해 익히 알고 있습니다. 한 번도 만난 적은 없고 이렇게 단독으로 콕 집어서 대화를 하지도 못했습니다. 페이스북이라는 개인적‧공적 공간에 올린 글에 대한 의견을 공식 언론에 펼쳐서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대화의 장을 열고 폭을 넓혀주어서 좋습니다.

2. 글을 쓰는 사람의 의도나 진심이 아주 쉽게 매도되고 결국은 이런 결론이니 다 같은 편이라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황 목사님의 진중한 읽기와 가능한 제 의도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고맙습니다. 우리가 사안에 따라 생각이 다르다 해도 태극기 부대가 아닌 이상 서로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있어야 에큐메니칼 동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모든 일에 결과가 중요하지만 결과주의에 빠지지 않기를 조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과 인간의 결정적 차이 중 하나는 인간은 결과로 판단할 수밖에 없고 하나님은 의도(중심)를 더 비중 있게 보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결과가 좋아도 그 안에 전략이나 악의가 숨어 있다면 선하다 할 수 없고, 결과가 잘못되었어도 의도가 선하다면 심판을 면하리라 봅니다. 그런데 인간은 내면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기에 할 수 없이 결과(열매)로 판단할 뿐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결과주의에 매몰되지 않고 하나님처럼 의도를 먼저 파악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4. 핵심은 명성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종생 목사를 에큐메니칼의 수장인 총무로 선출하는 것이 옳으냐 하는 것입니다. 예장 안의 반(反) 명성 그룹과 NCCK의 청년‧여성‧활동가들이 총무 선출에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선출권을 가지고 있는 NCCK 실행위원과 대의원 대부분 이 사실을 알고 있고 반대 목소리가 우려하는 바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종생 목사를 선출한 것은 그가 비록 명성의 측근이라 할지라도 그 내부에서 맡은 역할이 우리가 혐오하는 세습‧비자금‧총회유치와는 달리 사회봉사였다는 점에 주안점을 둔 결과입니다. NCCK 실행위원이나 대의원이면 각 교단에서 대표성을 지닌 분들이기 때문에, 명성이 NCCK 부채를 갚아줄 것이라고 기대해서 찬성한 분은 거의 없다고 확신합니다.

5. NCCK 실행위원회와 총회는 여러 후보를 직접 공모하여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교단의 추천을 받은 후보 중에서 선출합니다. 이번에는 교단 대표로 구성된 인선위가 예장이 잔여기간을 책임지는 것으로 합의했고 그래서 다른 교단은 후보 공모 절차조차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NCCK의 관례는 회원 교단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추천한 후보를 받아들여야만 NCCK 활동이 원활하다고 봅니다.

오래전, 회원 교단이 추천한 후보를 받지 않아서 혼란이 생긴 사례가 있기에 그런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되었습니다. 나아가 만약 회원 교단의 추천을 부정했을 때 나타날 후폭풍은 가뜩이나 어려운 NCCK를 더는 회생하지 못할 지경으로 내몰 수 있다는 현실적 불안감이 짙게 배어 있었습니다. 모든 운동은 당위성만으로는 바라는 성과에 이르기 어렵습니다. 당위와 현실 사이에서 신앙적‧과학적 사고를 통해 최선의 길을 찾아야 하고 아니면 차선책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6. 이번 총무 선거에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출한 청년‧여성‧활동가들은 모두 NCCK와 연결되어 있고 에큐메니칼 운동을 사랑하는 분들입니다. 그렇지 않고 NCCK와 조직적으로 무관하다면 총무 선출에 이렇게 강렬하게 반발할 이유가 없는 거지요. 단지 아쉬운 점은 이제까지 NCCK 조직의 중심에 서 있는 분들이 이분들과 소통하고 고민하는 기회가 적어서 상호 신뢰 형성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고, 이번 선출 과정에서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되었으며, 이번 총무 선출이 자본에 무릎 꿇고 비민주적 과정으로 점철되었다는 인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면, 앞으로 이 간극은 더욱 커질 것이고 그만큼 에큐메니칼 운동의 미래는 암담해질 것이라고 염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총무 선출 결과가 최선은 아니었다 해도, 또 이에 대한 문제 제기와 반발이 당연하다 해도, 적어도 NCCK 실행위원과 대의원들이 부채 탕감을 바라거나 토의 없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진행했다는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초점입니다. 오해를 해소해야 하는 주체는 신임 총무가 중심이 되어야 하고 단지 이번 선출로 감정적 상처를 받은 청년‧여성‧활동가‧지역 분들이 조금 더 마음을 열고 오해를 푸는 대화의 요청을 마다하지는 말아 달라는 부탁입니다.

7. 90년대 중반 NCCK에 대한 세계교회의 지원이 끊어진 후, 대부분 NCCK 총무는 대형교회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왜 그랬을까, 우리의 전반적인 기조는 대형교회의 행태를 비판하면서도 말입니다. NCCK 총무가 대외적으로 해야 할 일이 많지만, 내적으로는 직원들의 살림을 책임져야 합니다. 회원 교단과 기관의 회비로 살림이 충분하면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그게 안 되니 매월 돌아오는 월급날이 총무들을 두렵게 만들었을 겁니다.

총무 본인은 월급 안 받고 굶을 수 있다지만, 직원들 월급은 곧 생활비입니다. 식비‧월세‧교육비‧병원비 등입니다. 이건 총무로서 무조건 해결해야 합니다. 그런데 재정이 비어 있습니다. 할 수 없이 자존심 버리고 굴욕적임에도 대형교회를 찾을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전임 총무는 중소교회의 후원 운동을 펼쳤지만 기대만큼 호응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라도 발판을 마련한 것은 귀한 성과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NCCK를 살리려면 중소형 교회의 적극적인 후원 구조를 만들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대형교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현실은 멈추지 못할 것입니다.

8. NCCK 인권센터 문제를 배제라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인권은 NCCK 정체성의 한 축입니다. NCCK가 70년대부터 이어온 주요 업적입니다. 그래서 이후 NCCK 조직에 정의평화위원회가 있어서 사업이 중첩됨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 인권센터’라는 이름의 별도 조직으로 존치했습니다.

그런데 NCCK와 별도 조직이고 이름도 NCCK가 안 들어가니 모금과 활동에 영향력이 떨어져서 다시 ‘NCCK 인권센터’로 변경했습니다. 이름에는 NCCK가 들어가지만 조직과 운영은 NCCK와 독립된 센터입니다. 이사회도 별도고 직원과 재정 운영도 NCCK와 무관합니다. NCCK 총무는 개인 자격 이사일 뿐 조직적 연계는 없습니다.

NCCK의 위원회는 총무가 책임지고 결정하고 실행합니다. 직원과 사업과 재정에 책임을 집니다. 인권센터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데 밖에서는 인권센터에 대해서 NCCK 총무를 향해 거칠게 공격하니 그것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전임 총무는 NCCK 인권센터와 무관하다고 한 것입니다. 그러니 배제했다고 서운해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9. 제 글에 대해 다수가 격렬하게 비판함에도 황 목사님처럼 제 선의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주어서 고맙습니다. 현장 교회 특히 진보를 자처하는 교회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제가 섬기는 주민교회도 어렵습니다. 알다시피 큰 교회도 아니구요. 그러나 에큐메니칼 운동과 청년‧여성‧활동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지원하려고 애는 쓰고 있습니다. 물론 황 목사님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귀 기울이고 더 정성을 다하여 지원해보겠습니다.

10. 어떤 형식으로든지 이런 대화와 소통이 더욱 필요한 시기입니다. 관점과 가치관이 달라서 대립하고 갈등할 수 있습니다. 세계 모든 교회가 그렇고 WCC도 그렇습니다. 단 가능하면 사실에 근거해서 비판과 옹호가 이루어질 때 생산적인 대화가 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해를 최소화하고 신뢰를 향상시키는 노력이 향후 NCCK와 에큐메니칼 운동의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이훈삼 목사(주민교회/NCCK실행위원‧신학위부위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훈삼 목사(주민교회/NCCK실행위원‧신학위부위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9 한국기독교회관 503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홍인식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인식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3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