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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의 때, 인간과 만물의 존재론적 동일성과 가치론적 차이의 발견 (출 12:1-13 행 10:1-8, 17-23 막 2:18-22)창조절 첫째 주일/재일동포선교주일/개척선교주일(9월3일)
최병학 목사(남부산용호교회) | 승인 2023.09.01 00:16

1. 한 여름밤 오펜하이머가 가져다 준 핵폭발과 사유의 핵융합

오늘은 창조절 첫째주일입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절기입니다. 기후위기가 심각하고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아름다운 세계가 우리 인간의 오만과 탐욕으로 파괴되고 있는 이때, 창조절기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고 창조 질서 보전을 위해 힘쓰시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 바랍니다.

창조절기는 9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지는데, 우리나라 4계절 가운데 가을과 겹칩니다. 이제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데, 무더위와 홍수, 태풍을 이기고 굳건히 자라나는 가을 들판의 황금빛 곡식처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창조 섭리를 따라 우리의 신앙도 무럭무럭 자라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 포스터

좋은 영화는 공부하게 만듭니다. 현재 상영 중인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2023)가 바로 그렇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영화를 본 후, 사유의 꼬리 물기가 3주 이상 계속됩니다. 자연과학과 인문과학, 그리고 종교가 넘나드는 융합과 혼융(混融)의 용광로와 같은 사유의 향연으로 뜨거운 여름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미시적인 원자의 세계와 거시적인 우주의 세계를 동시에 맛보되, 종교의 영역인 영성의 영역이 빠지지 않는 황홀한 경험입니다.

▲ 기독교의 삼위일체 같은 힌두교의 삼신. 창조의 신 브라흐마, 유지의 신 비슈누, 파괴를 담당하는 시바 신

그 종교적 영성 가운데 힌두교가 있습니다. 주인공 오펜하이머가 힌두교에 심취해서 산스크리트어를 배웠는데, 저 역시 영화를 보고 난 뒤, 옛날에 공부했던 힌두교를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특히 오펜하이머가 원자폭탄 실험에 성공했을 때, “나는 죽음,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1)라고 했던 말이 힌두교 경전 『바가바드 기타(성스러운 신에 대한 노래)』에 나오는 크리슈나의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오펜하이머가 인류의 종말을 예언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크리슈나는 인도의 삼신(三神) 가운데 비슈누 신이 육화된 것으로 기독교식으로 말하면 예수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2) 인도의 삼신은 브라흐마, 시바, 비슈누인데, 브라흐마 신이 창조를, 시바 신이 파괴를 담당한다면 비슈누 신은 유지를 담당합니다.

특히 힌두교 경전들을 살펴보면서, 이 경전들이 성경과 서양 고대 서사시와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가령 힌두교의 최고 경전인 『베다』는 산스크리트어로 지식, 지혜, 앎을 의미하는데 4개의 베다로 구성된 기도문 모음집으로 모세오경과 비슷하고, 인도철학의 정수로 동서양 양쪽에서 큰 명성을 날린 『우파니샤드』는 베다의 해설서로 철학자 쇼펜하우어, 니체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바라타족의 전쟁을 읊은 『마하바라타』는 호메로스의 서사시인 『일리아스』, 『오디세이아』와 비슷했습니다.

영화에 인용된 『바가바드 기타』는 인도인의 정신적 지침서로 구약 시편과 비슷했는데, 이러한 힌두교와 인도철학을 공부하며 신앙이 아닌 제도 종교로서 기독교라는 편협한 우물 안에 있는 저의 모습을 재발견하게 됩니다. 특히 한국인(동양인)으로서 서양의 역사와 서사시, 문학과 종교, 철학과 사상에 갇힌 저의 인식의 한계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핵폭탄의 원리인 양자역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양자역학에 관한 관심은 수학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져 다시 패턴에 관한 궁금증으로 들어가 원자의 세계와 우주가 같은지 고민하게 하며, 특히 수학에 있어서 ‘소수(prime number, 1보다 큰 자연수 중 1과 자기 자신만을 약수로 가지는 수)에 관한 궁금증은 ‘리만가설’을 통해 패턴의 궁극을 보게 됩니다. 이것은 ‘카오스와 코스모스’, 곧 ‘카오스모제(펠릭스 가타리)’, ‘진리-일리-무리(김영민)’, 불교의 ‘즉비(卽非) 논리(스즈끼 다이세츠)’라는 인문・종교적 사유로 귀결됩니다. 또한 ‘슈뢰딩거의 고양이’로 돌아가 ‘불교의 연기론’, ‘용수의 중론(중관론)’과도 만납니다.

▲ 원자와 원소 구분

아무튼 양자역학을 통해 세상의 모든 것은 원자(atom)로 구성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원자는 ‘물질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이고 작은 단위’로 입자입니다. 비슷하지만 다른 개념인 원소(element)는 ‘물질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성분’으로 성질을 뜻합니다. 수소, 산소 같은 종류의 개념으로 영화 <엘리멘탈>(2023)을 생각해보면 됩니다. 따라서 세상의 모든 것은 원자로 구성되고 원소로 그 구성 성분을 알 수 있습니다. 

가령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수소 원소 74%, 헬륨 24%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지구는 산소 30%, 철 35%, 규소 15% 등으로, 우리 인간은 산소 65%, 탄소 18.55, 수소 9.5%, 질소 3.3%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결국 우주도 지구도 인간도 모두 원소로 구성된 것입니다.

이렇게 ‘양자역학’에서 시작된 관심이 다시 과학사를 기반으로 한 인류 문명사로 넘어갑니다. 결국 문명은 에너지의 발전사입니다. 에너지 문제로 넘어가니 자연스럽게 만난 것이 ‘카르다쇼프 척도’입니다. 1964년에 소련의 천문학자 니콜라이 카르다쇼프(1932~2019)가 만든 것으로, 어느 정도 발전된 외계 종족이라면 고유한 형태의 복사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다고 전제합니다. 그리고 이 문명의 에너지 이용 정도에 따라 1, 2, 3단계로 나누어진 척도를 제안한 것입니다. 곧, 고도로 발전한 문명들의 수준을 총 에너지 사용량에 따라 구분한 우주 문명의 척도로, 외계에서 날아온 전파 신호를 분석하면서 처음으로 제안한 것입니다.

2. 에너지의 발전으로 문명을 구분한 카르다쇼프 척도

먼저 1단계 이전 문명부터 살펴볼까요? 현재 우리 문명이 여기에 속해있기 때문입니다. 이 문명은 지구와 같이 빛을 뿜어내지 못하고 항성 둘레를 도는 천체인 ‘행성(planet)’의 표면에 도달하는 항성 에너지보다 적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문명’입니다. 항성(star)은 태양과 같이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죠? 가령 목재, 석유, 천연가스 그리고 핵분열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얻는 문명입니다. 카르다쇼프 7단계 척도에서 우리 인류는 0.72 정도로 미개한 문명입니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인간 이성과 과학 발전의 보잘것없음을 느끼게 되고 영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 카르다쇼프 척도 3단계

제1단계는 행성급으로 에너지를 이용하는 문명으로 ‘행성급 문명’이라고 부릅니다. 이 단계에서는 현재 우리 인류가 사용하고 있는 원자력의 핵분열이 아니라, 핵융합이 가능한 문명입니다. 더 나아가 반물질 원료를 신 에너지원으로 사용합니다. 이때는 생산 가능한 에너지양이 엄청나 고갈될 위협이 전혀 없습니다. 현재 우리 문명이 1단계에 도달하려면 22세기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때가 되면 지금보다 1,000배 이상의 에너지 운용이 가능해집니다. 이때는 날씨와 기후를 마음대로 제어하고 지진과 화산활동 등 지각 활동까지 통제할 수 있습니다. 가까운 위성, 소행성, 행성 등지에 광산과 식민지를 개척하며 그곳의 자원을 캐냅니다. 바다 위와 밑에도 도시를 건설하고, 지상에서 우주까지 이어지는 궤도 엘리베이터를 건설할 수 있습니다. 대체에너지 발전을 광범위하게 보유하고 있고 또한 지구 궤도에 거대한 태양전지를 건설해서 에너지를 원격으로 지상으로 이송합니다.

특히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암 등 거의 모든 질병을 정복하고 평균수명이 100세 이상으로 늘어납니다. 또한 인공지능이 인류의 지능을 뛰어넘는 기술적 특이점을 넘고, 기술발전을 가속하는 데 도와줄 것입니다. 지구촌은 하나의 공통문화권을 형성할 것이며 기존에 존재하던 여러 분열과 갈등, 반목이 해소될 것입니다.

제2단계는 항성급으로 에너지를 이용하는 문명으로 ‘항성급 문명’이라고 합니다. 우리 인류가 이 단계에 도달하려면 적어도 1000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주 정복이 가능한 시대로, 태양계 이외의 다른 항성계들을 여러 개 개척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초광속 이동이 가능한 워프나 초공간 도약 등의 이동기술이 개발될 것입니다. 자가복제가 가능한 로봇 등을 이용해 행성 규모 이상의 건축물들을 건설할 수 있습니다.

제3단계는 은하급으로 에너지를 이용하는 문명으로 ‘은하 문명’이라고 합니다. 이 문명은 은하 전체에 퍼져 적어도 수백만 개에서 수천억 개의 행성계를 개척할 수 있습니다. 우리 인류가 이 문명에 도달하려면 10만 년 정도 걸릴 것입니다. 이때는 자가복제가 가능한 로봇으로 은하계를 개척하는 기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가령 어느 행성계에 다다르면 거기서 자신을 스스로 복제해서 다른 별로 또 퍼지고 이런 식으로 은하계를 정복하는 것입니다. 이때는 소규모의 우주를 창조할 수도 있는 문명입니다.

이때 인간은 육체에서 의식을 분리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며 은하계 한쪽에서 다른 한쪽까지 빠른 시간 내에 움직일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은하계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인류가 이때에도 존재한다면 기계 인간 등 현재와는 다른 모습일 것이며, 지역마다 환경에 알맞게 진화한 여러 종류의 인간이 존재할 것입니다. 또한 이때의 인류는 원한다면 은하 곳곳에 생명을 창조하거나 곳곳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의 진화와 발전을 유유히 지켜보며 인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4단계는 우주급으로 에너지를 이용하는 문명으로 ‘오메가 문명’이라고 합니다. 사실 카르다쇼프 척도에는 3단계까지만 있는데, 4단계부터는 후대에 추가한 것입니다. 이때부터는 신의 영역입니다. 아무튼 4단계에서 우리 인류는 생명체에서 의식을 축출하여 불멸할 수 있습니다. 가령 제0단계 문명을 창조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의 기술은 우주의 섭리와 구분 짓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서 관측 자체가 힘들 것입니다.

만약 인류가 여기까지 도달하려면 적어도 수억 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시간선 자체에도 개입하여 역사를 바꿀 수 있습니다. 수도 없이 많은 은하계를 고작 건축자재처럼 다루면서 마음대로 파괴하고 생성할 수 있고, 위치도 옮길 수 있습니다. 이때가 되면 물리적인 육체는 큰 의미가 없으며 일종의 신에 가까운 정신체(情神體)로 존재합니다. 물리적인 형태든 물리적이지 않은 형태든 마음대로 형태를 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5단계는 다중우주급으로 에너지를 다루는 문명으로 ‘다중우주급 문명’이라고 합니다. 다른 우주로 이동할 수 있고 3차원 세계를 정복하게 됩니다. 제6단계는 무한우주 전체를 다루는 문명으로 ‘다차원 문명’이라고 합니다. 전지전능 그 자체로, 시공간 자체를 초월한, 신이라고 불리기에도 손색이 없는 문명입니다. 4차원으로 존재하고 육체 없이 의식으로 존재합니다. 따라서 4~6단계를 신과 창조주의 모습으로 봅니다.

마지막 제7단계는 창조주 문명으로 6단계가 도달 불가능한, ‘존재 그 자체’의 문명입니다. 모든 물질과 에너지, 공간과 시간, 자연법칙과 차원을 창조하는 문명으로 ‘신들의 신’ 문명입니다. 이때는 과학의 영역을 넘어섭니다. 다시 영성의 시대가 열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원자의 세계와 우주에 매혹되면 이 조그마한 지구 위에서 아웅다웅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어집니다. 이것은 허무주의로 가는 것이 아니라, 영원과 영생의 비밀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잠든 밤, 지구에서 눈을 들어 하늘, 곧 우주를 보니, 한 여름밤의 순간이 영원 전과 영원 후의 시간으로 이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사실 우리는 죽어 그리스도의 재림 때 새로운 몸으로 부활하지만, 과학적으로는 우리 몸의 구성 요소인 원소는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이 지구에, 아니 저 우주 공간 구석구석까지 뻗어나가 다시 새롭게 조합되기까지 여행을 떠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영원 전부터 있었던 그 누구(무엇)의 결합이었던 것입니다. 영생의 순간을 누리는 것입니다.

3. 인간과 만물의 존재론적 동일성과 가치론적 차이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만, 물리학을 대중적으로 풀어준 경희대 김상욱 교수가 있습니다. <알쓸신잡>, <알쓸별잡>에 나와 물리학 이론을 쉽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는 종교를 이렇게 이해합니다. “나는 과학자이며 무신론자이지만 종교를 완전히 부정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종교가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가장 근본적인 합의를 주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왜 인간은 돼지보다 소중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면 인간만이 가지는 특별한 존엄성은 종교를 떼어놓고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무신론 과학자의 눈으로 볼 때 인간과 돼지는 아무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김상욱 교수는 인간의 ‘특별한 존엄성’을 이야기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인간이 우주와 지구와 동물과 구성 원소가 존재론적으로 같다고 가치론적으로 같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창조주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우리 인간을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 공리주의자 존 스튜어트 밀은 이것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더 낫다!”

▲ 밀의 말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더 낫다”

따라서 오늘 창조절 첫째주일 말씀은 하나님께서 가장 존귀하게 창조하신 인간의 구원에 관한 말씀입니다. 먼저 구약 말씀은 애굽의 압제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내용입니다. 유월절 재정의 말씀입니다. 그리고 사도행전 말씀은 이 구원이 이스라엘을 넘어 이방인에 이르는 것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이 아름다운 창조절기를 맞아 하나님의 구원이 이스라엘과 이방인, 곧 인류를 넘어 이 땅의 모든 피조물과 피조 세계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저 우주의 영역도 포함합니다. 이렇게 우리의 구원관과 가치관이 확장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신앙과 신학이 새 포도주를 새 부대에 넣는 것으로 설명됩니다. 복음서 말씀을 그렇게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의 신앙이 한 단계 성숙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먼저 구약 말씀부터 볼까요?

4. 애굽 땅을 치고 심판하리라!

“여호와께서 애굽 땅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일러 말씀하시되, 이달을 너희에게 달의 시작 곧 해의 첫 달이 되게 하고 너희는 이스라엘 온 회중에게 말하여 이르라. 이달 열흘에 너희 각자가 어린 양을 잡을지니 각 가족대로 그 식구를 위하여 어린 양을 취하되, 그 어린 양에 대하여 식구가 너무 적으면 그 집의 이웃과 함께 사람 수를 따라서 하나를 잡고 각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분량에 따라서 너희 어린 양을 계산할 것이며 너희 어린 양은 흠 없고 일 년 된 수컷으로 하되 양이나 염소 중에서 취하고”(출 12:1-5)

▲ 이스라엘의 1년 절기

유월절 재정의 말씀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이스라엘 백성의 한 해의 시작은 유월절이 있는 니산월입니다(유월절은 니산월 14일입니다). 태양력으로는 4월이 한 해의 시작인 것입니다. 말씀을 보면 니산월 열흘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어린 양을 취합니다. 그리고 열나흗날까지 간직하다가 그 양을 잡습니다. 말씀을 볼까요?

▲ 유월절 어린양의 피를 문설주와 인방에 바르는 이스라엘 사람들

“이달 열나흗날까지 간직하였다가 해 질 때에 이스라엘 회중이 그 양을 잡고 그 피를 양을 먹을 집 좌우 문설주와 인방에 바르고 그 밤에 그 고기를 불에 구워 무교병과 쓴 나물과 아울러 먹되, 날것으로나 물에 삶아서 먹지 말고 머리와 다리와 내장을 다 불에 구워 먹고 아침까지 남겨두지 말며 아침까지 남은 것은 곧 불사르라.”(출 12:6-10)

잡은 양의 피는 집 좌우 문설주와 인방에 바르고, 고기는 무교병과 쓴 나물과 함께 먹습니다. 무교병은 누룩 없는 떡으로 성경에서 누룩은 죄를 상징합니다. 따라서 무교병은 죄악을 제거한 생활을 가리키며, 쓴 나물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당한 고난을 상징합니다. 특히 이것을 먹는데 급히 먹어야 합니다. 말씀을 볼까요?

“너희는 그것을 이렇게 먹을지니,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잡고 급히 먹으라. 이것이 여호와의 유월절이니라. 내가 그 밤에 애굽 땅에 두루 다니며 사람이나 짐승을 막론하고 애굽 땅에 있는 모든 처음 난 것을 다 치고 애굽의 모든 신을 내가 심판하리라. 나는 여호와라. 내가 애굽 땅을 칠 때에 그 피가 너희가 사는 집에 있어서 너희를 위하여 표적이 될지라. 내가 피를 볼 때에 너희를 넘어가리니, 재앙이 너희에게 내려 멸하지 아니하리라.”(출 12:11-13)

하나님의 재앙이 어린 양의 피가 있는 집은 넘어가고 그렇지 않은 곳은 처음 난 모든 것이 다 심판을 받아 멸하게 됩니다. 이 유월절 사건이 있고 난 뒤, 이스라엘 사람들은 애굽을 탈출합니다.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잡고 급히 음식을 먹는 것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애굽을 탈출하여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가기 위함입니다.

구약 시대의 이 유월절 어린 양의 피는 구원을 상징합니다. 신약 시대로 오면 예수님이 바로 하나님의 어린 양이 됩니다. 따라서 창조주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이 우리를 구원하십니다. 그리고 이 구원은 구약의 어린양의 피가 이스라엘 사람들만을 살렸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은 그 이름을 믿는 모든 이에게 열려 있습니다. 사도행전 말씀이 그것을 잘 보여줍니다. 먼저 말씀을 볼까요?

5. 네 기도와 구제가 하나님 앞에 상달되어 기억되었다!

▲ 베드로와 고넬료

“가이사랴에 고넬료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달리야 부대라 하는 군대의 백부장이라. 그가 경건하여 온 집안과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백성을 많이 구제하고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더니, 하루는 제구 시쯤 되어 환상 중에 밝히 보매, 하나님의 사자가 들어와 이르되, 고넬료야! 하니, 고넬료가 주목하여 보고 두려워 이르되, 주여! 무슨 일이니이까? 천사가 이르되, 네 기도와 구제가 하나님 앞에 상달되어 기억하신 바가 되었으니, 네가 지금 사람들을 욥바에 보내어 베드로라 하는 시몬을 청하라. 그는 무두장이 시몬의 집에 유숙하니 그 집은 해변에 있다 하더라.”(행 10:1-6)

로마 총독의 관저가 있는 가이사랴 지방에 고넬료라는 로마 군대의 백부장이 있었습니다. 그는 이방인이었지만, 경건한 사람이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특히 그는 선한 열매를 맺는 사람이었습니다. 백성들을 많이 구제하였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 고넬료에게 하나님의 사자가 찾아옵니다. 그리고 베드로 사도를 청하도록 합니다. 고넬료는 사람을 보내 베드로를 부릅니다. “마침 말하던 천사가 떠나매, 고넬료가 집안 하인 둘과 부하 가운데 경건한 사람 하나를 불러 이 일을 다 이르고 욥바로 보내니라(행 10:7-8).” 이렇게 복음이 이스라엘을 넘어 이방인에게로 가는 출발점이 됩니다.

오늘 창조절 첫째주일을 맞아 창조주 하나님의 구원이 이스라엘을 넘어 이방인에게로, 또한 우리 인류를 넘어 모든 피조 세계 전체로 확장되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오늘이 재일동포선교주일이자 개척선교주일인데, 일본에 있는 재일동포와 개척교회 위에도 하나님 구원의 소식이 풍성하게 열매 맺기를 소망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의 가치관이 변화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이것을 새 술은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복음서 말씀을 볼까요?

6.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느니라!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새인들이 금식하고 있는지라. 사람들이 예수께 와서 말하되,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새인의 제자들은 금식하는데 어찌하여 당신의 제자들은 금식하지 아니하나이까?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혼인 집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을 때에 금식할 수 있느냐? 신랑과 함께 있을 동안에는 금식할 수 없느니라. 그러나 신랑을 빼앗길 날이 이르리니, 그날에는 금식할 것이니라.”(막 2:18-20)

▲ 옛 포도주 부대와 새포도주 부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구원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의 무지입니다. 옛 포도주 부대입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그의 이름이 온 천하에 선포될 것입니다. 이렇게 구원의 이름이자 생명의 이름이 선포되었으나 사람들은 율법과 낡은 전통에 얽매여 새 소식을 깨닫지 못합니다. 따라서 그 새로운 세상인 새 포도주는 새로운 사람들인 새 포도주가 담아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생 베 조각을 낡은 옷에 붙이는 자가 없나니, 만일 그렇게 하면 기운 새것이 낡은 그것을 당기어 해어짐이 더하게 되느니라.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넣는 자가 없나니, 만일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와 부대를 버리게 되리라. 오직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느니라 하시니라.”(막 2:21-22)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비록 현대 과학이 발전하여 인간과 만물이 원자와 원소의 차원에서 존재론적으로 동일할지라도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가치론적인 차이가 있음을 잊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그 가치론적 차이가 우월성이 아니라 청지기 사명인 것을 깨달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아름다운 지구, 아니 전 우주를 보전하고 그 모든 만물에 하나님의 형상이 드러나도록 힘쓰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미주

(1) 영화에서 오펜하이머가 인용한 『바가바드 기타』 경전은 이렇습니다. “나는 죽음,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11장 32절).” 그렇다면 오펜하이머가 1965년 실제로 한 말은 무엇일까요? “(나는 핵실험 직후) 세상이 예전 같지 않았음을 알았습니다. 몇몇은 웃고 몇몇은 울었지만, 대부분은 침묵했습니다. 나는 힌두교 경전인 바가바드 기타의 한 구절을 떠올렸습니다. 비슈누는 왕자에게 자신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설득하고, 왕자를 감동하게 하려고 여러 무기를 든 모습으로 ‘이제 나는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모두 어떤 식으로든 그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사실 이 말은 1945년 핵실험 직후가 아니라, 1965년 NBC 인터뷰에서 나왔습니다. 물론 진과의 만남에서 읽었을 수는 있었겠지만! 아무튼 비슈누가 한 이 말의 맥락은 좀 다릅니다. 그가 인용한 ‘바가바드 기타’의 구절은 비슈누 신의 화신인 크리슈나는 친척들과 전쟁하기를 꺼리는 아르주나 왕자에게 무기를 든 네 팔을 펼쳐 신성(神性)을 드러내면서 왕자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이 싸움을 하라고 설득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세상의 파괴자라고 말한 것입니다. 크리슈나의 말입니다. “전쟁의 목적이 단지 왕권을 찬탈하는 것이 아니라, 불의에 맞서 정의를 회복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너에게 부과된 의무(전쟁)를 성실히 수행함으로써 정의를 실현해야 하고, 그런 사명을 아르주나인 네가 가지고 있다.” 경전인 바가바드 기타의 내용 대부분이 크리슈나가 아르주나에게 설교하는 것인데, 아무튼 비슈누가 파괴자인 것은 그가 시간의 신이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적의 병사들은 다 죽게 마련이니, 아르주나 왕자가 이들을 죽이는 것은 자신이 죽이도록 결정한 사람에게 실제 죽음을 안겨주는 것에 지나지 않다는 뜻으로 이렇게 말한 것입니다. 따라서 영화 속 오펜하이머는 이 말을 통해 인류의 종말을, 그리고 또 다른 시작을 말하고자 함인가요? 물리학과 양자역학, 그리고 힌두교 철학을 이해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영화입니다. 역시 놀란 감독은 놀라운 감독입니다.
(2) 비슈누

최병학 목사(남부산용호교회)  hak-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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