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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교회를 넘어서 ‘교회다운’ 교회로코로나 팬데믹을 넘은 최윤철 시온성교회 목사를 만나다 (1)
정리연 | 승인 2023.09.03 04:24
▲ 최윤철 목사는 체계적인 양육 시스템과 지역을 위한 교회를 강조했다. ⓒ정리연
“부족한 종이 전 사역지에서 나름대로 행복하게 목회하고 있을 때 시온성교회의 부름을 받고 많이 망설였습니다. 첫째는 이제 막 부흥의 불길이 타오르는 그 교회에 불길이 꺼지는 것 아닌가 싶어서였고, 둘째는 과연 27년 동안 소문날 정도로 덕스럽게 목회하신 윤길원 목사님의 뒤를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자신의 부덕함 때문이었습니다. (중략)
폐일언하고 결과적으로 오늘에 이른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라고 밖에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부임한 지 한 달이 지나고 있지만, 처음부터 시온성교회는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있어왔고, 친밀하게 교제해왔던 분들로 느껴졌던 것은 그만큼 우리 교회와 교우들이 따뜻하고 사랑이 많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중략)
짧은 인생 돌아보면 그 어느 것 하나 주의 손길 안 미친 것이 없습니다. 그 은혜를 묵상하노라면 눈에서 눈물이 마르지 않고 심령에서 찬송이 끊이지 않습니다. 주의 은혜의 사슬에 매어 그분이 이끄시는 대로, 그분이 데려다 놓는 대로 따라왔을 뿐입니다. 늘 울어도, 몸을 다 드려도 갚을 수 없는 그 은혜, 제게 주신 그 은혜가 우리 시온성 가족 모두에게로 흘러들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금년도 표어를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라”는 바울의 고백으로 정했습니다. 아니 이것은 평생의 저와 우리의 고백이자 표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 2009. 2. 14.(부임 후 첫 번째) 목양칼럼 중에서

2008년 12월, 최윤철 목사는 전라도에서 사역을 마무리하고 시온성교회에서의 목회를 시작했다. 처음엔 수도권, 게다가 안정되어 있는 교회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게 두렵고 망설여졌지만 벌써 16년이 되었다. 또한 겉으로 드러나는 성장만을 중요시하는 사회와 교계에서 시온성교회는 그보다 더 본질적이고 가치 있는 것들에 집중했고 지역 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

기독교, 한국교회가 손가락질받는 요즘에 시온성교회는 기독교인이든 비기독교인이든, 시온성교회 교인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마을 사랑방처럼 사용하고 있다.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교회라는 폐쇄적인 울타리가 없다. 자주 마주치며 인사하는 어떤 사람이 교회 목사인지, 장로인지 중요하지 않다. 마주치면 서로 웃는 얼굴로 인사하는, 같은 동네에서 함께 살아가는 친구이다. 서로 열려있고 부딪히지 않는다. 그러니 교회 안팎으로 평안하고 따뜻할 수밖에. 그의 고백대로 오직 하나님과 그 은혜만을 의지하고 걸어왔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특히, 여러 사역 중에 시온성교회의 지역 사회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과 청년부가 진행하고 있는 여러 프로그램이 흥미를 끌었다. 그래서 영등포에 있는 시온성교회에서 최윤철 담임목사님과 청년부 김성욱 목사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안녕하세요, 목사님. 목사님과 교회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시온성교회 담임목사 최윤철입니다. 벌써, 올해로 16년이 되었네요. 저는 능력이 없어서 개척은 못 하고(웃음), 전남 여수에서 역사가 좀 오래된 교회에 있다가 여기로 오게 되었어요. 우리 교회도 내년에 70주년을 앞두고 있으니까 짧은 역사는 아니죠. 여기를 오게 된 건, 제가 지원하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청빙이 들어왔어요. 그전에 지원자 102명 중에서 20명, 15명, 5명으로 줄였는데 결국엔 불발됐다고 해요. 그래서 다시 추천을 받아서 5명으로 압축했어요. 그때 저도 추천을 받았죠.

사실은 그때 저는 지방에서 나름 행복하게 목회하고 있었어요. 젊은 세대들이 유입되면서 교회 숫자나 활동들이 성장하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담임 목사가 서울에 있는 교회에 지원했다는 소문이 나면 교인들은 어떻겠어요? 제가 제대로 목회하기가 힘들겠죠. 그렇게 말씀을 드렸더니 시온성교회 청빙위원회 장로님들이 여수까지 내려오셔서 3부 예배를 참석하시고 자료랑 설교 영상을 갖고 올라가셨어요. 나머지 장로님들이랑 당회에서 영상을 보고 자료를 검토한 후에 만장일치로 결의했다고 연락이 온 거예요.

▲ 오, 그 흔한 면접도 없이요? 보통 이런 교회에서 담임 목사를 청빙할 때는 많이 까다롭고 복잡한 걸로 알고 있는데! 한국교회에 이런 경우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획기적이었네요. 아마도, 청빙위 장로님들은 목사님의 그동안의 목회 과정과 교회를 둘러보시면서 하나님과 교회를 사랑하는 목사님을 꿰뚫어 보셨나 봐요. 이런 마음이라면 양들을 사랑하고 잘 이끌어주실 거라는 걸요. 그게 여수에 있는 그 교회와 성도들 분위기에서 드러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럼, 시골에서 목회하시다가 서울로 오셨는데, 힘든 건 없으셨나요? 그리고 최근 코로나로 인해서 모이지 못하니 교회들이 많이 위축되고, 어려웠었는데 시온성교회는 어땠는지요? 지금까지의 목회랑 많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요.

서울이라 특별히 어려운 건 없었어요. 영등포라는 지역 특성이 그런 게 좀 있어요. 순박하고 소박해서 참 좋아요. 서울 속의 시골 같은 느낌(웃음). 보면 아시겠지만, 교회 위치가 좋아요. 지하철, 버스로 접근하기도 좋고, 타 지역에 직장이나 학교가 있어도 이쪽에서 사는 사람들이 많고요. 재밌게 하면서 안정된 목회를 하다가 코로나를 맞은 거죠. 저희뿐 아니라, 모두가 힘들었고 그런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해요. 다들 경험해보지 못한, 처음 경험한 일이었잖아요.

주일 개념이 바뀌게 한 코로나

코로나 팬데믹이 지나고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은 일단 예배 출석률이 좀 떨어졌죠. 그리고 재정은 코로나를 겪는 동안에는 원래보다 조금 줄었었는데, 요즘은 코로나 이전보다 좀 늘었어요. 재정이야 큰 문제가 아닌데, 예배에 출석하는 숫자가 줄더라고요. 100%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어림잡아보면 평소 참여했던 교인 한 15%정도가 주일현장예배에 빠져요. 반면에 실시간 온라인으로 접속하는 사람은 20~ 25%가 되더라고요. 그렇게 보면 교인이 늘어난 셈이죠. 우리 교인이 아닌 사람도 실시간 예배를 함께 드리고 있다는 얘기고요.

특히나 젊은 세대들은 이제 대면예배에 맹목적이지 않아요. 주말에 가족여행을 가기도 하고, 집에서 온라인예배를 드리고 쉬기도 해요. 그런데 이건 주5일 근무제가 되면서 조금씩 나타나던 현상이에요. 코로나 시기가 되면서 두드러진 거죠. 그런 교인들이 매주 그러는 건 아니고 한 달에 한두 번씩 그러는 거라서 의도적이지는 않지만 돌아가면서 현장예배에 참석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출석 교인 숫자가 매주 비슷하게 유지되는 거 같아요.

새벽 기도회나 수요기도회 현장예배 참여는 코로나 이전의 딱 절반 정도예요. 그런데 너무 감사하게도 새벽기도회 현장예배 나왔던 때보다 2배 이상이 온라인으로 접속하고 있어요.

▲ 새벽기도회도 실시간으로 송출을 하나요?

네, 하고 있어요. 다만 토요일하고 주일만 녹화하고 나머지는 평일에는 코로나 때부터 5시 반에 실시간 송출을 해요. 부목사들이랑 직원들이 고생이 많죠(웃음).

그런데 반응이 좋아요. 우리 교회는 멀리 사는 교인들이 많거든요. 새벽 기도 오고 싶어도 못 왔는데 온라인을 제공해 주니까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그래서 거기서 얻는 게 있어요. 현장예배에 나오는 교인 중에서도 교회에서 30분 이내 거리에 사는 사람은 절반도 안 될 거예요. 그래서 그분들에게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큰 이득이 되는 장점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코로나 이후에 식당이랑 소그룹도 다시 오픈해서 조금씩 모이는데, 그 외에는 하던 사역이 중단되거나 그런 건 없었어요. 큰 무리 없이 재개되고 있다는 게 어디서 나온 힘일까? 개인적으로 생각해 보니 두 가지를 꼽을 수 있겠더라고요.

시온성교회만의 시스템

▲ 시온성교회가 어려운 팬데믹 속에서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큐티 모임으로 다져진 신앙의 힘이었다. ⓒ시온성교회 제공

첫째는 처음부터 말씀 양육을 굉장히 강요했거든요. 체계적인 양육 시스템이 있어요. 확신반(4주 과정), 성장반(15주 과정), 제자반(32주)이 있고 그 다음에 큐티 사역이 있어요. 첫 부임부터 지금까지 내내 해왔어요. 교인들은 기본적인 말씀 훈련을 모두 거쳤고 혹여나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장로가 될 수 없고, 권사와 안수 집사도 15주 과정은 의무예요. 가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사람이 표가 나올 때도 있는데, 다 탈락시켜요(웃음).

코로나를 잘 견뎌올 수 있었던 게 교인들이 영적인 말씀 훈련이 기본적으로 잘 되어 있어서였던 거 같고, 두 번째는 소그룹이라고 봐요. 큐티 소그룹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게 한 50개 팀이 있어요. 제가 부임해와서 보니까 교회 구역 예배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더라고요. 명목상으로만 유지되고 있었고 아무 의미가 없었어요. 그러니 구역을 없애자고 했더니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기존 체제를 바꾸는 게 쉽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구역장이랑 구역은 그대로 두고, 큐티 사역을 시작하면서 큐티 리더를 새로 뽑았어요. 양육하면서 가능성 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50여 명의 리더를 세운 거죠. 그럼 그대로 끝이냐? 아니에요. 그 리더들을 매월 재교육하면서 큐티 소그룹을 이끌도록 했어요.

​즐거운 교회, 행복한 교회, 건강한 교회

“시온성교회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사람을 기쁘게 하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는 교회입니다.
예배의 영광과 소그룹의 다이내믹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그리하기 위하여 한 사람 한 사람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우기 위해 힘쓰는 교회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체계적으로 양육하여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그리스도인이 되어 교회 안에서만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가정과 직장, 사회 속에서도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도록 세워가는 사역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지역과 나라가 있기에 존재합니다. 지역 사회와 함께 하는 교회, 우리 교회가 있어서 지역이 복을 받고, 지역 사회로 인해 교회가 더 아름다워지는 그런 교회를 지향하며 통일 한국과 세계 복음화에 이바지하는 교회로 세워가고 있습니다.
다원화되어가는 세대에 정체성을 잃기 쉬운 다음 세대를 양육하는 일에도 책무를 느끼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은 우리의 계획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기도와 사랑으로 함께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이 땅에 세워진 교회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가 속히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며 우리 시온성교회가 이런 역사에 앞장서는 교회임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 교회 소개 중에서(교회 인터넷 홈페이지)

▲ 그럼, 구역에서 큐티를 하는 건가요? 아니면, 구성하는 방법이 다른가요?

두 그룹은 달라요. 구역은 일종의 행정적인 역할을 하는 거예요. 가서 뭔가 전달해주고 소식 전해주는 활동이고, 큐티 나눔방은 말 그대로 말씀을 나누는 모임이에요. 완전히 이중 구조의 소그룹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죠. 제대로 되고 있는 건 큐티 소그룹이에요. 구역은 보통 지역 중심으로 나누잖아요? 그걸 흩어버렸어요.

2008년도에 목회를 시작하고 2, 3년 사이에 30대 부부와 자녀가 70가정이 들어왔어요. 숫자로만 하면 200명 이상인 거죠. 그 이후로 그런 영광(?)이 재현되지는 않았지만(웃음), 목회가 무척 재밌었어요. 그런데 이런 세대를 기존의 구역에 편입하면 안 되겠더라고요. 물론 그대로 유지를 하도록 한 구역도 몇 개 있지만, 대부분 구역을 해체해서 다시 만들었어요. 비슷한 나이와 직업, 자녀들을 고려해서요.

큐티 소그룹은 사실, 제 아내가 하고 있어요. 대학시절부터 시작해서 큐티 사역을 한 지 40년이 넘었어요. 50명의 리더 훈련을 포함해서 큐티 소그룹에 관련된 모든 것은 아내가 맡아서 전적으로 하고 있어요. 저는 관여하지 않아요. 매우 잘해요. 아내에게 그런 은사가 있어요. 우리 교회에서뿐 아니라, 외부에 나가서 강의도 많이 했고요.

온라인예배를 지속해야 하는 이유

▲ 시온성교회가 교회 성장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늘 지역과 이웃을 위해 열려 있는 모습은 달랐다. ⓒ시온성교회 제공

▲ 시온성교회는 기본적인 바탕이 워낙 탄탄하게 다져져 있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큰 타격을 받은 것 같지는 않아 보이네요. 오히려 더 단단해지고 행복해 보여요. 코로나 시기를 지내고 한국교회가 조금씩 본래의 모습을 찾고 있나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우리 교회도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주일 개념이 많이 희박해졌고 여전히 그렇다는 건 사실이에요. 주일 성수라는 개념이 없죠. 온라인예배 드리면 되니까. 앞에서 말했지만, 번갈아 가면서 결석하는 거예요. 예배 출석이 15% 정도가 줄었다고 하는데 15%의 교인이 사라진 건 아니에요. 아예 교회를 포기한 사람들은 5%도 안 되고 나머지는 돌아가면서 결석하는 거죠.

교회 학교도 마찬가지예요. 누가 안 나왔네? 그러면, 할머니 집에 갔대요, 놀러 갔대요, 해요. 요즘 부모들은 학기 중에도 애들 데리고 프랑스 한달살기도 가고 그러더라고요. 아이를 데리고 여행 가는 거예요. 이런 교인들이 부쩍 늘었는데, 이런 것들이 앞으로 신학적인 연구도 있어야겠지만 성도 수의 개념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는 게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인 것 같아요. 교회는 그거에 대체할만한 대책을 세워야할텐데 그런 면에서 온라인예배를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이지 않나, 개인적으로는 생각해요.

코로나 풀리면서 대면예배 참석을 유도하기 위해서 온라인 중계를 완전히 끊었다는 교회도 있던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아파서 병원이나 집에 있어서 교회 못 나오는 사람들이 온라인예배라도 드릴 수 있으면 좋은 거잖아요. 그리고 교인 중에는 나와 관계없는 목사님 설교를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에서 듣는 것보다 본교회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리는 걸 더 선호하기도 해요. 여전히 많은 성도는 ‘우리 교회, 우리 교회 목사님 설교가 예배다’라고 생각하거든요.

시온성교회가 이토록 든든하게 서 있을 수 있는 건 코로나 같은 시대를 예측해서가 아니라, 가장 본질적이고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았기에 가능했다. 어둡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는 동안에도 묵묵하게 교회가, 성도가 할 일을 했을 뿐이다. 갈수록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되고 믿을 수 없는 교회와 사람이 늘어나는 팍팍한 현실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과 은혜를 붙잡고 스스로를 단련해 온 믿음의 공동체. 시온성교회는 불신의 기독교를 희망과 바른 메시지의 기독교로 변화해 가는 교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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