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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청년들에게 기본소득을? 왜?시온성교회 청년공동체, 김성욱 목사를 만나다 (1)
정리연 | 승인 2023.10.15 04:06
▲ 김성욱 목사가 시온성교회에 부임한지 벌써 6년이 넘었다고 했다. 그간 다양한 시도를 통해 청년들의 삶이 의존적이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었다. ⓒ정리연

얼마 전, 거의 20년 만에 청년부에서 함께 활동했었던 친구들을 만났다. 함께 이야기하다 보니, 거의 잊고 있었던 시절이 떠올랐다. 열아홉에서 스물로 인생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하는 그때, 얼마나 설레고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던지! 찬양을 해도 연극을 해도 뭔가 다르게 보였고, 어른들과 함께 교회를 꾸려나가고 어떤 때는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던 청년부 선배들의 활동은 어린 우리에게 늘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런 청년부에 나도 속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좋았고, 뭐니 뭐니해도 부모님에게 변명거리가 생긴 거였다.

내가 배워야 할 인생은 교회 청년부에서

“엄마, 오늘 청년부 모임있어서~”라는 한 마디면, 토요일과 일요일 밤에 집에 늦게 들어가도 혼나지 않았다. 예배는 한 시간이면 끝났지만, 언제나 집에 도착하면 늦은 밤이었다. 모두 함께 밥을 먹고, 볼링을 치거나 영화를 보기도 했다. 다음날 교회 행사가 있으면 장식이나 물품 준비 같은 건 우리 몫이었다.

때로는 전도사님이 운전하는 교회 봉고차를 타고 여기저기 싸돌아다녔는데, 무등산 전망대에 올라가 자판기 커피를 마시면서 함께 놀다가 밤길을 헤매기도 했다. 물론 논쟁도 있었고 오해나 시기로 서로 상처를 주는 일도 있었다. 누군가는 남몰래 짝사랑도 하고 연인이 되었다가 헤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함께 보듬고 이해하는 게 더 컸고, 무엇보다 교회와 신앙공동체라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서로 유연하게 지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은 늘 부모님이나 선생님 같은 어른들의 지시와 가르침 아래에만 있다가 그런 간섭없이 ‘우리끼리’ 계획하고 활동할 수 있었기 때문에 청년공동체가 주는 해방과 자유함이 컸던 거 같다. 돌이켜보면 가장 재밌게 놀면서도 가장 뜨겁게 신앙 생활했던 때가 청년이었을 때다. 아마도 담임목사님도 교회 성도분들도 우리의 활동을 제재하거나 참견하지 않으시고 늘 지지해주시고 교회공동체의 일원으로 존중해주셨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던 거 같다.

하지만 지인들에게 요즘 교회 이야기를 들어보면 예전의 낭만이나 재미가 공존하는 청년부가 별로 없는 거 같다. 청년들이 모두 공부나 취업 준비, 아르바이트로 바빠서 그리고 교회의 메시지나 신뢰도 문제 때문에 거의 소멸 직전이라고 말한다. 그나마 남이 있어도 흔히 MZ세대라고 말하는 청년들을 대하는 것도 너무 어렵다고. 당연하다. 내가 청년이었을 때랑 지금의 청년 세대들의 현실은 너무나 다르니까.

시대의 흐름에 따라 목회의 모습도 방향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그러던 중에 시온성교회 청년부를 접하게 되었다. ‘어? 여기는 살아 있네?’ 요즘의 MZ세대에게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그들의 필요나 고민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현실에 공감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담당 목사님을 만나보았다.

안녕하세요! 시온성교회 좋은나무 청년부를 맡고 있는 김성욱 목사입니다

▲ 목사님, 시온성교회 청년부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네, 저희는 ‘부자유’한 세계 가운데 하나님 안에 있는 ‘자유’를 누리며, 자유 가운데 ‘사랑’하기를 선택하는 개인과 공동체를 소망하는 공동체입니다. 더 이야기하자면, 하나님 사랑을 고백하며 하나님의 임재를 누리는 예배공동체, 차별 없는 은혜를 경험하며 서로를 환대하는 공동체, 하나님 나라 복음으로 일상에서 정의와 평화, 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모두 함께 힘써야 하고, 하나님의 은혜가 없으면 불가능하겠죠.

▲ 하나님 안에 있는 자유를 누리며, 자유 가운데 사랑하자, 라는 문장이 참 좋은데요? 표어인가요?

네, 매년 표어를 새롭게 하는 부서가 많은데, 저희는 처음부터 계속 이걸로 하고 있어요. 지향점이라고 할 수 있겠죠.

▲ 그렇군요. 그럼 목사님은 언제부터 시온성교회에서 사역을 하신 건가요? 청년부 구성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고, 재적은요? 예배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요? 코로나 전후랑 많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요.

2018년 4월에 부임했으니까, 6년 좀 지났네요. 청년부에는 신분에 상관없이 20~40세면 들어올 수 있어요. 현재 재적은 소그룹 편성 인원으로 봤을 때는 120여명인데, 주일 현장예배에 참석하는 인원은 평균 78~80명 정도 됩니다.

처음에 와서는 청년들을 개인적으로 만나는 시간을 자주 가졌어요. 20년도에 들어서면서 청년부에 참여하는 수가 좀 늘길래 이제는 교회 안에서뿐 아니라, 교회 밖을 향해서 우리가 나가보자는 생각을 했는데 딱, 코로나가 터졌죠. 할 수 있는 것들이 당장에는 없더라고요. 고민했던 부분은 당시에 현장 예배를 하느냐, 마느냐로 교회 안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데 저는 그게 좀 소모적이다고 생각했어요. 상식적으로는 모이지 않는 게 맞는 일이잖아요. 그러면서 스스로 과연 지금 이 시기에 모이지 않는 것만이 교회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 일까? 라는 질문을 했어요. 청년들하고도 그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우리가 원래대로 모이면 커피나 간식, 밥도 먹었을 텐데 지금은 모이지를 못하니 그 돈이 굳는 거 아닌가, 그 돈을 우리가 모아서 이 시기에 좀 어려운 어떤 단체나 이웃에게 좀 흘려보내는 게 어떨까? 라는 아이디어를 내놨는데 청년들이 흔쾌히 받아줬어요. 그러던 차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노숙인들이 굶어 죽게 생겼다는 기사를 보고 노숙인 단체 바하밥집에 청년 기금을 기부했어요. 코로나 팬데믹이지만, 찾아보면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더라고요. 그런 고민들을 하고 또 찾아서 실행하고... 청년들과 함께 이렇게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 시기를 지내왔어요. 예배는 온라인으로 했었고요.

지금은 주일 오후 1:30에 예배를 드리고 그 후에 소그룹 모임이 있어요. 주중에도 프로그램이 있는데 양육반(일대일, 소그룹, 제자로), 동아리(축구, 여자풋살, 등산, 스포츠, 보드게임, 묵상), 청년신앙아카데미, 독서모임(읽.말.하), 울타리(봉사) 사역, 특강 등이 있습니다.

청년의 실생활을 들여다보기

▲ 희년은행과 함께 하는 금융PT 1기 ⓒ시온성교회 제공

▲ 지혜롭고 뜻깊게 어려운 시기를 지내오셨네요. 시온성교회 청년부에 독특한 게 있던데, 희년은행 재무/금융PT라는 게 있더라고요. 지금 한국 사회는 빈부의 격차가 큰 사회잖아요. 뭘 해보려고 해도 안 되는, 청년들이 경제적으로 자활할 수 있는 희망을 잃어버린 시대라고 할까요? 대학시절에는 아르바이트나 취업을 준비하고, 대학을 졸업하면서부터 학자금이라는 큰 빚을 안게 되잖아요. 이런 청년들을 위한 금융과 재정, 경제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시온성교회는 그런 부분에서 청년들에게 힘쓰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2018년도에 2019년도부터는 희년 기금 사역을 좀 하고 싶다는 의견을 담임목사님과 먼저 나눴고요, 연말 당회에서 장로님들에게 말씀을 드렸어요. 어떻게 보면 기본소득 개념을 생각했었어요. 기존에 교회에서 하는 구제 사업이라는 것이 나의 가난이나 결핍을 증명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리고 지역적으로 볼 때 당장 쌀이 없어서 밥을 못 먹는, 그런 극빈한 구성원들은 청년부에 없어요. 그러면 다들 일을 하지, 교회에 와서 예배드리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정말 극비한 청년들은 여기뿐 아니라 한국교회에는 없다고 봐야겠죠.

그런데 이런 청년들은 있는 거죠. 예를 들어 이번 달에 결제해야 하는데, 몇십만 원이 부족하다든지, 주거 보증금이 얼마가 필요한데 얼마가 부족하다든지, 월세가 얼마 부족하다든지.

그래서 단순하게 기본 소득 개념으로 우리 청년부 회원이라면, 아무 조건 없이 교회가 얼마씩 지원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교회에 말씀을 드렸는데 “그러면 한번 시범적으로, 어느 정도 예산 범위 내에서 해보자라는 답변을 받았어요. 처음에는 주거 지원비랑 취업 지원비, 두 가지를 시작했어요.

▲ 그럼, 그냥 지원금을 주는 거예요? 어떤 절차가 있나요?

증빙 서류 같은 건 없어요. 신청하면 지원금을 주는 거죠. 물론 예산이 정해져 있으니까 인원이 제한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청년부 내에서 아주 작은 정관 같은 걸 만들어서 그거에 따라서 매달 10만원씩 지원해요. 그게 뭐, 얼마나 도움이 되나? 라고 할 수도 있지요. 사실 아주 큰 도움은 안 되겠지만, 일단 매월 10만 원씩 주거와 취업 지원하는 건 계속하고 있어요. 20년도부터 지난 상반기까지 지출을 보면 주거와 취업 지원비 그리고 코로나 기간에는 코로나 생활 지원비까지 거의 2천여만 원이 청년들한테 지원이 됐어요. 

이게 저희 청년부 예산 내에서 지원이 되는 건데, 저는 또 청년들 안의 문제를 청년들 스스로 같이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감사하게 이런 일들이 있었어요. 취업 지원비를 6개월 동안 받았던 친구가 취업이 됐어요. 요구한 것도 아니고 강조한 것도 아닌데 자기의 첫 월급 중에 얼마를 그냥 이 기금에 넣더라고요. 그런데 다른 친구들도 취업을 하면 기금에 넣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감사한 일이죠.

또 올해 상반기부터는 마음 돌봄 지원을 시작했어요. 작년에 학원복음화협회에서 전국 대학생들 대상으로 신앙과 삶에 관한 실태 조사가 있었어요. 이게 거의 5년마다 한 번씩 하는 정례조사인데, 결과를 보니까 코로나 이후에 크리스천 대학생들에게 주된 이슈가 결국에는 경제와 심리더라고요. 그러니까 정신 건강, 우울증을 앓고 있는 청년 대학생들이 상당히 많았어요. 하지만 사실 목회자들이 하는 가장 큰 실수 중 하나가 섣불리 상담해서 잘못되는 경우들이 너무 많아요. 이건 전문적인 영역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희가 어떤 한 상담센터랑 협약을 맺었어요. 보통 상담 비용이 한 번 받으면 10만~12만 원 넘어가는데 그걸 아주 많이 할인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그 비용의 50%를 청년부에서 지원하고 나머지는 본인 부담으로 해서 상반기에 7명 정도 마음 돌봄 사역을 했고, 하반기에도 한 5명 정도 예정되어 있어요. 굉장히 반응이 좋아요. 청년들이 부모나 목사한테 얘기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이 있는데 자기 이야기를 굉장히 안전한 공간에서 할 수 있다 라는 것에서 일단은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아요.

또 하나, 저희 청년부가 희년은행이라는 단체에 조합원으로 가입했어요. 교회나 목회자가 청년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에 닥쳤을 때 해줄 수 있는 게 사실, 없거든요. 진짜 기도밖에 없어요. 그래도 뭔가 청년들에게 좀 도움이 될 수 있는 걸 찾다가 희년은행이랑 이야기를 했어요. 희년은행 같은 경우는 청년들을 위한 무이자 대출이나 금융 프로그램들이 어요. 청년들이 어려움이 있으면 나중에는 막 사채까지 쓰게 되는 경우들이 있는데, 희년 은행을 통해서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했어요. 그리고 희년은행하고 같이 하고 있는 사역 중 하나가 재무/금융 관리 PT라는 게 있어요. 코치가 개인의 몸과 상태에 맞게 운동하게 해주는 것처럼, 재무도 관리해 주는 거지요.

3개월 동안 전문 상담사가 동행하면서 청년들 개인의 현금 흐름을 파악해 줘요. 예를 들어 저축이 너무 많습니다, 카드를 너무 많이 사용합니다, 이런 식으로 실질적인 코칭을 해주면서 청년들의 재무 상태를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끌어 올려주는 거죠. 이번에 1기를 6명이 수령을 했고 반응이 좋았어요.

현재 우리 사회는 복합적인 위기를 맞이했고, 세대를 불문하고 힘겨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온성교회 청년공동체는 그런 상황에 대해 불평하고 좌절하기보다는 ‘그래도’라는 고민과 실천을 통해 아주 조금씩이라도 나아가고 한 번 더 웃는 이들이 모여있는 것 같았다(목사님이 좀 낙천적이고 웃는 얼굴이긴 했다). 코로나 때는 온라인 모임으로 인해 사용하지 않게 된 활동비를 모아서 노숙인들을 위해 기부했고, 수련회도 하지 못해서 남은 예산과 회비로는 미얀마 민주화운동, 아프간 난민들, 태풍이나 산불 피해 지역, 우크라이나 난민 구호 등에 지원했다. 이런 울타리 기금은 계속 적립을 해놓고 필요할 때, 어떤 이슈들이 있을 때마다 빠르게 집행을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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