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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케묵은 출교라니하늘에는 영광, 땅에서는 무죄!
김종완(모두의교회P.U.B.) | 승인 2024.03.01 01:39
▲ 설명절임에도 많은 이들이 모여 이동환 목사의 무죄를 외쳤다. ⓒ성소수자 환대목회로 재판받는 이동환목사 공동대책위원회

2024년 2월 12일 월요일 감리회관 앞에서 열린 성소수자 환대 목회로 재판을 받는 이동환 목사의 무죄를 촉구하는 월요기도회에 참석했습니다. 감리회 소속 목회자인 이동환 목사는 퀴어 문화 축제에서 성소수자들을 축복하고 성소수자를 환대하는 목회를 했다는 죄(?)로 2022년 정직 2년을 선고받고 2023년에는 출교 선고를 받았습니다.

출교라니! 저에게 ‘출교’라는 낱말은 어릴 때 읽었던 ‘먼나라 이웃나라’에서 교황과 세속 군주가 권력 투쟁을 할 때 교황이 세속 군주를 제압하고자 내리는 정치적 공격으로 봤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남아 있는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출교’라는 낱말을 다시 듣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역사책이나 박물관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출교라는 낱말이 주는 케케묵은 느낌도 느낌이지만, 또 다른 의문이 생깁니다.

“감리회라는 교회 조직에서 쫓아내야 할 만큼 이동환 목사가 최종 보스급의 위협적인 존재란 말인가? 아니면 교회 조직에 그 이름을 두어서는 안될 만큼 부끄러운 범죄자라는 말인가?”

제가 본 이동환 목사님에게서는 전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엄청난 힘을 마구 휘두르는 권력자도 아니고 주변 사람들 괴롭히는 악인은 더더욱 아닙니다. 작은 교회의 안팎에서 교인과 이웃을 살피는 겸손하고 부드러운 목회자입니다. 이러한 이동환 목사에게 교회가 내릴 수 있는 최고의 징계인 출교라니. 감리회를 넘어 개신교인 모두에게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처구니없음과 부끄러움을 마음속에 담고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월 12일 기도회가 열리는 광화문역 감리회관을 찾았습니다. 공동대책위원회에서는 재판이 끝날 때까지 매주 월요일마다 7시 30분 감리회관 앞에서 기도회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매주 월요일마다 참석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이동환 목사님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자주 참석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날은 설 연휴 중이라 기도회를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기도회를 개최하기로 했고 대신 시간을 한 시간 당겨서 6시 30분에 시작했습니다. 준비를 도울 일이 있을까 싶어서 조금 일찍 출발했습니다. 5시 30분쯤 감리회관 앞에 도착하니 벌써 장비를 가져다 놓고 기도회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음향 장비와 키보드, 마이크를 설치하고 있는데 갑자기 보안요원이 달려왔습니다. 이거 누구 허락 받고 하는 행사냐, 왜 여기서 하고 있냐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사전에 감리회 쪽에 다 얘기된 기도회라고 설명했습니다만 보안요원은 확인해 보겠다고 하더니 잠시 후 감리회관 현관 앞에서는 안 되고 아래쪽 광장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나중에 중간에서 본인들만 곤란해진다는 반복적인 요청에 그냥 자리를 옮기기로 하고 감리회관 아래 광장에 음향 장비와 의자를 배치했습니다. 당사자인 감리회가 아니라 아마도 외주인 듯한 보안 업체와의 실랑이로 약간 기운이 빠졌습니다.

설 연휴 마지막 날… 다들 설 쇠고 집으로 돌아가 쉬면서 내일부터 다시 일상을 시작할 저녁에 사람들이 얼마나 올까? 싶었습니다. 사람이 몇 명 오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설 연휴임에도 빠지지 않고 매주 기도회를 개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기도회 시작할 시간이 되니 꽤 많은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기도회를 시작하니 준비한 의자가 부족해서 서서 기도회에 참여하는 인원이 많았습니다. 설 연휴라 사람들이 많이 안 올까봐 걱정하는 마음으로, 이동환 목사의 무죄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모인 것 같습니다. 각자 떨어져 있었지만 모두 비슷한 마음이 우리를 광화문 감리회관 앞으로 이끌었습니다.

이번 기도회는 기독교 사회선교 연대회의 주관으로 연대하고 있는 다양한 분들이 예배 순서를 맡았습니다.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 류순권 님의 인도로 사랑은 오래 참고 친절합니다…. 시작하는 고린도전서 13장 4절에서 8절 말씀을 예배의 부름으로 기도회를 시작했습니다.

기독교인도 비기독교인조차도 아는 가장 유명한 성서 말씀입니다. 바로 이 말씀을 근거로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랑을 배풀고 사랑으로 축복하고 사랑으로 환대하는 이동환 목사를 출교해야 한다니…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기반으로 하는 그리스도교, 기독교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기원 순서에서 요한1서 4장 7, 8절 말씀을 통해 다시 한번 우리는 하느님은 사랑이심을 고백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은 하나님에게서 난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다 하나님에게서 났고, 하나님을 압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을 알지 못합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사랑의 은혜에 힘입어 이 자리에 나아왔습니다. 그리스도 예수께서도 이 자리에 계심을 믿습니다. 성령님께서 두려움 많은 우리에게 담대함을 주시길 바 라며 이 예배에 참여합니다. 우릴 모으시고, 힘주시고, 다시 살게 하실 삼위일체 하나님, 이곳에 오시어 우리와 함께 해주십시오.

영등포산업선교회 송기훈님이 기도를 해주셨고 기사련 집행위원장인 김민아님이 연대발언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평화교회연구소 박형순님이 연대의 노래를 하셨는데요, 직접 키보드를 치며 노래하는 모습이 딱 ’교회 오빠‘ 같은 모습이라 무거운 기도회 분위기를 마치 콘서트 무대 같은 열광의 분위기를 이끌어 주셨습니다. 해바라기의 ‘행복을 주는 사람‘의 가사를 ’동환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으로 바꾸어 함께 떼창을 하며 이동환 목사를 응원했습니다.

이어서 이동환 목사님이 증언 순서를 받아 박형순 님께 답가로 화답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재판으로 힘들지만 기운 잃지 않고 당당하게 대응하는 이동환 목사님의 모습을 보며 응원을 보내며 함께 힘을 보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으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과 기사련 상임대표이신 전남병 목사님이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하늘 뜻을 전하셨습니다. 하늘 뜻 제목이 지금의 상황과 기도회를 적확하게 표현한 것 같아 의미심장했습니다. 바뀔 것 같지 않은 힘든 싸움. 그러기에 중요한 것은 바로 꺾이지 않는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기도회에 참석한 모두는 어떠한 환란과 역경에도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현실을 극복하리라 다짐했으리라 믿습니다.

파송 찬송으로 사랑이 이긴다를 함께 부르고 공동 축도로 예배를 마쳤습니다.

우리는 이제 세상을 향해 나아갑니다. 그 길에 선 우리들에게 차별 없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변함없는 성령의 연대와 끝없는 하나님의 용기가 함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

사랑으로 환대하고 축복하는 목사를 출교시키겠다는 교회. 사랑의 종교라는 그리스도교에서 혐오를 조장하는 웃픈 상황이지만 오늘 기도회를 통해 다시 한번 힘을 내어 봅니다. 이제 돌아오는 3월 4일 출교에 대한 재심 판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사랑이 이깁니다.
세상에 그 어떤 강한 혐오도 사랑이 이깁니다.
이동환 목사의 성소수자에 대한 환대는 하늘에는 영광이요 땅에서는 무죄입니다.

김종완(모두의교회P.U.B.)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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