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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수업이라고 했냐?!’나의 사립학교 생존기 2
홍경종 교사 | 승인 2024.03.16 03:08
▲ 공개수업의 한 장면 ⓒGetty Images

작년에 발령이 난 신규 선생님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막 들려온다. 대충 요약하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폭탄교사’의 전형적인 특징을 그 선생님이 드러내고 있는데, 그것도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아닌, 교직에 갓 나온 ‘신규’가 그러고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부들부들하는 것이다.

신규가 해야하는 ‘장학 수업’이 있는데 첫 해도 이래저래 핑계대다가 건너뛰었고 올해도 결국 안하고 넘어간다, 그래도 기록은 남겨야하기 때문에 연구부장이 장학수업을 했다고 ‘가라’로 서류를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 나도 그 이야기를 듣고 잠시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니, 그게 안하고 버틴다고 되는 건가요?”

갑자기 ‘라떼는 말이야’가 소환된다. 사립에서 처음 시작한 교직생활, 그리고 첫 공개수업을 했던 20년 전의 기억. 당시엔 공개수업을 하는 반을 제외하고 나머지 학급은 6교시를 전담시간으로 한 다음 전부 그 수업을 참관했다.

지금은 공개수업하는 사람에게 그저 형식적인 칭찬만 남발하는 분위기라서 외려 ‘수업비평’의 측면이 약화되었지만 그 때는 말그대로 ‘솔직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었다. 문제는 그것이 신규교사에겐 해당 되지 않았다는 것. 신규에게 그 시간은 그저 까이고 까여서 조직의 쓴맛에 복종하는 태도를 함양하는 정신개조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난 그 때 5학년 아이들과 함께 토론수업을 했다. 대학 다닐때부터 토론을 좋아했고 다수의 토론을 진행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했다. 아이들도 흐름대로 잘 따라와줬고.

물론 지금의 내 시점에서 본다면 분명 어딘가 부족한 부분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때의 수업이나 지금의 수업이 크게 차이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수업이 끝나고 이후 평가회가 시작되었는데, 교장의 첫마디는 이것이었다.

“아니, 이걸 수업이라고 했단 말입니까?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네요.”

이렇게 평가회가 시작 되니 이후에는 모든 선생님들의 십자포화가 머리위로 쏟아졌다. 그럼에도 난 크게 동요되지 않았다. 단지 좀 가소롭고 짜증이 났을 뿐이었다. 왜냐하면 그들이 지적하는 요소들이 하나같이 수업의 본질과는 거리가 있는 ‘쓰잘데기’없는 것들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듬해가 되었다. 우리 학교가 교육청지정 토론수업 연구학교로 지정되었는데 나보고 공개수업을 하라고 한다. (‘해달라’가 아니라 ‘해라’였다)

순간 피식 웃음이 났다. ‘수업같지도 않은 수업이라고 100년 동안 먹을 욕을 하루에 먹었는데, 학교 망신 시키려고 작정하셨습니까?’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꺼내지 못한 말이었다.

그 때와 비슷한 흐름의 수업을 또 했는데 참관한 사람들의 반응이 좋았고, 이후 교육청 토론수업 영상교재에 쓸 수업을 다시 촬영하였다. 그렇게 난 1년만에 그 지역에서 토론수업 마스터가 되어 교육청 토론캠프, 토론대회를 진행했고 직무연수 강사로도 활동했으니 그 때 그들의 저주와 같은 평가가 틀린 것이었음은 세살배기 어린아이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공개수업을 부담스러워하는 선생님들이 참 많다. 아마 내가 과거에 겪었던 것과 비슷한 일들로 인해 수업공개에 대한 무의식적인 두려움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제 들어온 신규는 라떼의 그 야만시대를 겪지 않았을 터인데 왜 저런 반응을 보이는지 나도 도통 이해가 안 된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꼰대인건가. 어쨌든 덕분에 또 오래된 추억을 한 번 꺼내봤다.

홍경종 교사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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