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폭력 배후, 어청수 경찰청장 등 고소·고발

"80년대 운동권은 손에 돌이라도 들었지요. 지금 시청 앞에 모인 사람들은 그런 게 아니잖아요. 전경도 이번 사태 피해자라 생각하지만, 비무장인 사람을 무장한 경찰이 때린다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 할 수 없습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반대 국민대책회의)는 지난 3일, 경찰청에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등 고소(고발)장'을 제출했다.

대책회의 소속 각 단체 대표자들이 고발인으로 참여했으며, 직접 피해자를 비롯한 22명이 고소(고발)인으로 참여했다.

피고소(고발)인은 어청수 경찰청장, 한진희 서울경찰청장, 신두호 서울기동단장, 성명불상 경찰기동대 지위책임자, 범행에 가담한 성명불상의 경찰기동중대 중대장과 전투(의무) 경찰대원이다.

대책회의는 "피고소(피고발)인들은 촛불평화대행진에 대한 보복행위로 맨손인 참가자들에게 무차별 폭력을 행사하여 심각한 상해를 입혔다"며 구체적인 범행경위를 밝혔다.


▲ 고소인 조환철 씨

고소인 중 한명인 조환철 씨(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생)는 지난 1일 새벽, 한국일보 건너편 인도에서 경찰이 시민을 폭행하는 것에 항의했고 전경이 방패로 안면을 가격해 쓰러졌다.

조환철 씨는 당시 상황을 "진압과정에서 전경이 도망치는 여성 다리를 방패로 찍었다"며 "이에 주위 사람들과 함께 항의하는데 갑자기 방패가 날라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연행이유가 '도로교통법위반'이라더니 인도 위에서 맞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경찰은 무장한 상태지만 맞는 사람은 공격은 커녕 방어할 어떤 도구도 없는 상태 아니냐"며 무장경찰 폭행을 규탄했다.

조환철 씨가 방패에 가격당하는 장면은 포털 daum 동영상 <방패로 정타 날리는 경찰>에서 볼 수 있다.

동영상에는 가격 장면 뿐 아니라 범행 후 전경이 "왜 앞에서 깝쳐 이 XXXX가", "XX, 우리가 너네 때문에 잠도 못자고..." 등 욕설을 내뱉는 장면도 나온다.

현재 조환철 씨는 상처와 통증, 눈이 붓는 현상 등으로 안과와 외과 치료를 받고 있다.

대책회의는 "경찰공무원은 국민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을 첫째 소임으로 해야 한다"며 "특히 어청수 등은 전투경찰대원을 투입함으로 이번 범행사건과 같은 폭력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예방할 수 있는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고 강력진압 방침만 지시, 범행을 사실상 방조하였으므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유원규 위원장)는 4일 오전 9시 30분, 어청수 경찰청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만나지 못하고, 경찰청 경비국장을 만나 "강제 진압과 연행, 특히 부상자가 속출하는 폭력 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김보람 기자 gimboram@naver.com

트윗하기

김보람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