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모부대 관리파트에 근무하는 전투경찰이 12일, 최근 이어지는 촛불집회에 ‘전투경찰 강제투입과 대응방침이 양심에 어긋난다’며,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육군으로 복무하게 해 달라’고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1년4개월간 전경으로 복무해 온 이모 상경은 <중앙>과 전화통화에서 “최근 촛불집회에 많은 전투경찰 병력이 강제로 투입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같은 일은 내 정치 견해와는 상반되는 일”이라 밝혔다.

그는 “원치 않는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전경으로 복무하기 힘들어 육군에서 남은 복무기간을 이행하도록 행정심판을 청구했다”고 말했다.

이 상경은 “최근 촛불집회와 관련, 상관에게 포털사이트에서 경찰에 불리한 내용을 발견하면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그런 일은 전투경찰대설치법 복무규정도 벗어난 일이고 또 내 양심에도 반하는 일이어서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였다”고 밝혔다.

이 상경은 이날 권익위에 육군으로 복무 전환과 함께 자신의 전경 복무기록을 삭제해줄 것도 요청했다. 이 상경은 “지금까지 해온 1년 4개월의 복무기간을 포기하고 2년의 군 생활을 다시 하는 일이 있더라도 전경 복무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에서 전의경 제도를 2012년까지 폐지하기로 한 만큼 전환복무 해제 행정심판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육군으로 전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행정소송과 위헌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이날 행정심판 청구가 접수됨에 따라 국방부의 답변서를 받은 뒤 접수일로부터 70일 이내에 행정심판위원회를 열어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서울경찰청은 이에 대해 “이 상경은 부대 내 관리파트에 근무해 촛불 현장에 직접 투입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해당기사에는 신문사 성향답게 ‘병역의무 수행 중 보직이 맘에 안 든다? 전쟁나면 도망갈 놈’, ‘인민군으로 보내라’, ‘영창으로 보내라’는 식의 비난 댓글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반면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차출된 전투경찰 제도는 폐지해야한다’, ‘정규경찰과 지원자를 모집하는 의경을 이용해 치안을 확보해야한다’는 의견과 ‘용기 있다’는 격려의견도 소수 눈에 띈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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