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안경환 위원장)가 “장애학생도 집에서 가까운 학교에서 교육받아야 한다”며 ‘특수학급 미설치’는 차별이라 밝혔다.

인권위는 16일, 강북구에 있는 ㅅ고등학교장에게 ▲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학급 설치 ▲전 교직원에 특별인권교육 실시 등을 권고했다.

이번 권고는 특수학급이 있는 수유중학교를 졸업하고 2월 ㅅ고등학교에 배정받은 피해학생 두 명의 학부모가 ‘학교의 특수학급설치요청거부는 차별’이라 진정(2.19)한데 따른 것이다.

인권위 조사결과, 강북구의 중학교 12개 가운데 4개 학교에 특수학급 7개가 있었지만, 5개 고등학교에서는 여자고등학교 1곳만 특수학급을 설치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인권위는 “특수교육이 필요한 남학생들은 거리가 멀더라도 특수학급이 설치된 다른 학군 고등학교를 가거나 특수학급이 없는 관내 일반학교에 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 밝혔다.

인권위는 “교육청에서 <특수교육진흥법>에 따라 특수학급 설치 시설비·운영비로 4천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ㅅ고에 특수학급 설치를 권고했음”도 지적했다.

'EBS수능공부방'은 있지만 의무사항인 '특수학급'은 없다?

ㅅ고는 이에 대해 ▲전년대비 입학생 증가로 학급별 학생 수 증가 ▲수준별 이동수업과 분반수업으로 교실부족 등을 이유로 특수학급 설치가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ㅅ고는 이어 ▲보조 인력과 교사 연수교육으로 특수학급 없이도 통합교육이 가능토록 노력하고 있으며 ▲중장기 계획을 세워 특수학급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학생 수 증가는 연령별 인구분포에 따라 서울시 관내 고등학교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ㅅ고만의 특수상황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ㅅ고가 일반교실 외에 ‘EBS 수능공부방’, ‘교과교실’등을 운영함을 거론, “교실 공간 부족이 특수학급 설치를 못할 만큼 특별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피해자들이 현재 학교수업에서 분리·배제되는 상황이고, 이미 교육청에서 재정·행정지원을 하겠다고 한만큼 특수학교 설치를 지연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준별 수업은 <제7차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에서 권장하는 사항일 뿐이지만, 특수학급 설치는 <특수교육진흥법>, <특수교육진흥법 시행령>상 의무사항이다.

교육청은 이를 위해 일반학급을 감축하는 등 방법으로 교실 공간을 확보해야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김보람 기자  gimboram@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