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건강권과 검역주권을 침해하는 ‘한미 쇠고기 수입위생조건’합의로 5월2일 촉발된 촛불문화제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이명박 정부의 정책전반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는 이제 ‘촛불행진’으로 굳어졌고, ‘수입위생조건 고시’반대와 ‘전면 재협상’을 외치던 목소리는 어느덧 ‘이명박 퇴진’을 외치고 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100여 만에 12%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일신문·한길리서치가 15~16일 유권자 800명에게 ‘국정운영 지지도’를 물은 결과다.

물론 지지율 하락이, 또는 촛불행진이 곧 ‘이명박 정부 퇴진’이나 ‘정책 포기’로 곧바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마지못해서이지만, ‘국민의 뜻이라면 겸허히 수용 하겠다’는 태도이다.

정부의 각종 정책들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조금은 궤도 수정이나 유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명박 정부와 조·중·동을 비롯한 자칭 ‘보수신문’들은 ‘촛불’의 배후를 무척이나 궁금해 했다. 진실은 멀리 있지 않다.

국민의 목소리에 귀 막고, 자신만이 옳다고 떠들어댄 이명박 정부와 그 나팔수 노릇을 한 조·중·동 자신이 국민들을 거리로 내몬 배후인 것이다. 호미를 막을 거 가래로 막는 격이다.

이 또한 거리의 시민들이 벌써부터 외치던 소리다. “우리 배후는 이명박”이라고. “조·중·동은 나가있어”라고. 문제를 푸는 방법은 참 손쉽다.

국민 대다수가 요구하는 ‘전면 재협상’을 천명하면 된다. 그러면 ‘촛불’은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시민들이 말로는 ‘퇴진’을 얘기하지만 그렇게 모질지 못하다. 아쉽게도.

정부가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해왔듯이 ‘자율규제’나 ‘30개월 이상 소 수입금지’ 등 허울뿐인 대책을 내온다면 이것은 더 많은 시민들을 거리로 내모는 ‘불난데 기름 붓는 꼴’이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오는 20일까지 재협상 시한을 통보하고 관철되지 않을 경우 정권퇴진운동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이미 국민의 마음속에서 이명박 정부는 설 곳이 별로 없다. 이제부터 잘해봐야 본전치기 일거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기회는 위기 속에 온다고 했던가. 떨어질 대로 떨어졌으니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해두자. 마음먹고 실천하기 나름이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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