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우병기독교대책회의는 17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안진걸 및 구속자 석방"을 촉구하는 목요기도회를 열었다. ㅣ 김보람

“아이가 아빠를 찾을 때마다 ‘공부하러 갔다’고 합니다. 사실을 말하기엔 우리 처한 현실이 너무 답답해 말문이 막힙니다. 사회가 이성과 합리를 되찾아 정상으로 돌아오고, 국민들이 이처럼 더운 날 거리로 뛰쳐나오지 않을 수 있게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함정희(안진걸 팀장 부인)

광우병기독교대책회의는 17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안진걸 및 구속자 석방’을 촉구하는 목요기도회를 열었다.

이날 기도회는 최재봉 목사(한국교회인권센터)가 사회를 맡아 설교와 공동기도, 연대발언 등을 진행했다.

이병일 목사(강남향린교회)는 설교에서 “말로는 소통하겠다며 소통의 광장을 가로막는 정부 모습은 10~20년 전 군사독재시절보다도 심한 것 같다”며 “‘어떻게 하면 국민 목소리를 들을까’ 노력하는 것이 위정자가 할 일”이라 강조했다.

그는 “이 정부가 시작한지 6개월이 지났을 뿐이라며 참고 지켜봐야 한다는데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느냐”며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는데 남은 4년 반 임기 동안 계속 ‘제대로 하라’고 소리 질러야 될지도 모르는 일”이라 말했다.

그는 이어 시편 12편을 인용, “말씀에 의지하여 구호를 외치자”며 “안진걸(구속자) 석방” 등의 구호를 선창했다.

“주님 도와주십시오. 신실한 사람도 끊어지고, 진실한 사람도 사람 사는 세상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서로서로 거짓말을 해대며, 아첨하는 입술로 두 마음을 품고서 말합니다. 주위에는 악인들이 우글거리고, 비열한 자들이 사람들 사이에서 높임을 받습니다. 비록 그들이 말하기를 ‘혀는 우리의 힘, 입술은 우리의 재산, 누가 우리를 이기리오’ 하여도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가련한 사람이 짓밟히고 가난한 사람이 부르짖으니, 이제 내가 일어나서 그들이 갈망하는 구원을 베풀겠다’" -시편 12편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모임에서 안진걸 팀장과 함께 활동했던 최현진 씨도 이 자리에 참석하여 연대발언을 했다.

그는 “뉴스에서 구본홍 씨가 YTN 사장으로 임명된 것을 보고 다수주주 횡포와 노동자 권리 무시 등 ‘CEO란 저런 것이구나’ 깨닫게 되었다”며 “이것이 ‘대한민국 주식회사’의 현실”이라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은 대한민국을 ‘주식회사’라 생각하는지 몰라도 우리는 대한민국을 ‘민주공화국’이라 여기고 있다”며 “뜻을 같이할 수 없다면 끝까지 투쟁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또한 “늦은 시간 퇴근하는 직장인들은 집시법에 따르면 집회에 참석하기도 힘들다”며 “헌법에 보장된 집회·결사의 자유를 하위법이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기도회는 당초 강남향린교회가 주관할 예정이었으나 기독대책위가 17일·26일·8월5일 집중 촛불 문화제에 연대하며 이에 앞서 기도회를 열기로 결정한 것에 따라 기독대책위 주관으로 열렸으며, 향린교회 교우를 비롯한 기독인 60여명이 함께 했다.

▲ 기도회를 마치고 국민대책위 주관 <국민 주권 실천 촛불대행진>에 참석하기 위해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ㅣ 김보람

강남향린교회는 기도회에 앞서 취지를 밝히며 “무능하고 불의한 정부가 신공안정국을 조성하며 촛불집회 관련 구속자들에 실형을 내리려 하고 있다”며 “안진걸 교우뿐 아니라 모든 시민이 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하고 온 몸으로 함께 맞서자"고 당부했다.

이들은 특히 “본보기로 책임을 무겁게 지우려 보석·집행유예가 힘들고 실형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고, 참여연대는 여러 사정으로 구속자(안진걸, 윤희숙, 황순원) 석방을 위한 구체 활동을 주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연대활동에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강남향린교회는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30분에 안진걸 교우 석방을 위한 촛불기도회를 열 계획이다. 시간과 장소는 상황(집중촛불문화제 등)에 맞게 조정한다.

▲ <국민 주권 실천 촛불대행진>가 진행 중인 청계 광장 ㅣ 김보람

김보람 기자  gimbor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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