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이하 감리교)가 9월 25일 있을 제27회 총회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를 두고 몸살을 앓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감독회장에 출마한 김 아무개 후보의 자격여부와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김 후보에게 편향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감리교 일부 목회자는 “김 후보가 2001년 서울지방법원에서 명예훼손으로 1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어 후보에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지만 선관위는 김 후보의 등록을 취소하지 않고 총회 특별심사위원회에 회부했다.

감리교 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법 제2장 12조(피선거권) 6항은 후보자격으로 “교회재판법이나 사회재판법에 처벌받은 사실이 없는 이”를 명시하고 있다.

선거법 제2장 7조(선거관리위원회 직무) 1항은 ”후보자 자격유무를 심의하여 결격사유가 확실한 경우에는 등록을 취소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선관위는 김 후보 자격에 문제가 제기되자 이를 총회특별심사위로 회부하여 직무유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선관위 직무유기... 불법 입후보자 지지해선 안돼

김성복 목사(샘터교회)는 “후보자 등록에 관한 일은 선관위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다”며 “총회 특별심사위원회로 떠넘긴 것은 직무유기이며 김 후보 등록을 취소하고 싶지 않은 내심을 드러낸 것”이라 지적했다.

김 목사는 이어 “선관위가 일반용 범죄경력조회확인서를 접수한 것은 어떻게 해서든 김 후보를 입후보 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교회와 관련한 일로 건축법·교통법 위반을 했다면 양해 여지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와는 다른 경우고, 선관위의 불분명한 태도가 사태를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 감독 및 감독회장으로 출마하기 위해 접수해야 하는 서류 중 하나인 범죄경력조회확인서는 공직자용과 일반용으로 나뉘는데, 이중 일반용은 실효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기록이 삭제된다.

김 목사는 “김 후보를 제외한 다른 3명의 후보도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있다”며 “단결해서 대응할 생각”이라 전했다.

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는 한국 내 감리교 10개 연회를 대표하는 감독(2년 임기)과 감리교 전체를 대표하는 감독회장(4년 임기)을 뽑는 것으로, 감독이 개교회 담임목사 인사권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선관위는 10개 연회에서 각각 선출한(목회자 2명, 장로 2명) 목회자와 장로로 구성되며, 선거인은 감리교 정회원 11년 이상 목회자와 목회자 수만큼의 평신도(평신도 모임에서 선출)로 구성된다.

김성복 목사는 “선관위에서 후보자격에 문제가 있는 후보 등록을 취소하지 않고 총회심사위로 넘긴 것은 중요한 실책이며 심판받아야 할 일”이라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선거인은 어떤 후보가 불법 입후보자인지 알고 지지해서는 안 될 것”이라 말했다.

한편 장병선·채현기 목사 등은 기감 감독·감독회장 선관위(위원장 장동주, 심의위원장 김태식)를 상대로 (가칭)‘후보등록 무효 가처분 소송’를 벌이고 있다.

김보람 기자  gimboram@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