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평양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4일 외무성 발표를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로켓 발사를 유엔 결의 1718호 위반으로 규정,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발표한 것에 반발해 성명을 내고, 북핵 6자회담에 "다시는 절대로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6자회담의 "어떤 합의에도 더 이상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불능화 작업이 진행중이던 핵시설을 원상복구해 정상가동하는 조치의 일환으로 영변 핵시설에서 나온 폐연료봉들을 "깨끗이 재처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자위적 핵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한은 성명에서 자체 경수로 발전소 건설을 적극 검토하고, 장거리 로켓의 시험 발사를 계속할 것 역시 시사하고 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로켓발사 규탄 의장 성명이 6자회담의 의의를 결정적으로 훼손했다고 주장하면서 핵시섥 원상복구와 폐연료봉 재처리를 비롯하여 핵개발을 재개할 것을 천명했다.

북한은 로켓 실험을 예고하면서 지난 3월 26일 유엔이 이에 관해 논의를 상정할 경우 6자회담과 핵불능화 조치가 무효화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미국이 주축이 되어 안보리에 상정, 의장성명을 내게 되었고, 이후 북한은 예고대로 6자회담 불참 및 파기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른바 PSI 참여 여부를 놓고 정부가 명확한 태도를 결정하지 못하고 혼선을 빚는 가운데, 미국과 북한 사이에 핵을 둘러싼 협상은 부시 행정부 시절로 한참 되돌아가게 되었다고 하겠다. 이와 관련하여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15일 북한이 6자회담을 거부하여 북-미 양자대화로 성격이 바뀌면서 남측이 소외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북-미 대화를 지원하고, 한-미 협력의 틀 안에서 협력과 공조를 긴밀히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원칙적으로 남한과 북한의 '통일'이라는 당사자의 문제를 다시금 북한과 미국의 협상 틀로 환원시키는 일임이 분명하며, 남한은 구경만 하거나 미국이 제공하는 정보에만 의존하게 되는 과거의 과정을 다시 답습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렵게 참여하고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많은 카드들을 스스로 내어버린 현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이 여전히 실속없이 강경 일변도로 나가거나 최근 몇개월처럼 오락가락한다면, 점점 대화에서 소외될 것임은 자명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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