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위르겐 몰트만 박사의 방한 기자회견이 11일 오후 4시 30분에 서울 기독교회관 701호에서 열렸다. 한신학원 이사장 나홍균 목사의 인사말로 시작된 이날 기자회견에는 30여명의 기자와 교수, 학생들이 참석하여 간단한 질문과 답변을 나누었다.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장 채수일 박사의 통역으로 기자회견을 시작한 그는 박정희 독재정권이 한창 서슬이 퍼렇던 70년대 한국을 처음 방문한 이래 이번이 8번째 방문이며, 79년에는 아예 강연 자체가 불가능하여 경주로 여행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인사말을 열기도 했다.

80년대에는 전두환 정권에 의해 고문을 받았던 한국인 목사와의 대화, 그리고 희생당한 학생들의 어머니가 집회에서 썼던 검은 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이에 대한 연대감의 표현으로 독일에서의 '교회의 날' 행사에 독일 교회의 어머니들이 검은 숄을 쓰고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오늘날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교회가 반드시 하나의 모양으로만 통일될 필요는 없다고 말하면서 "성만찬"과 "기도", 이 두가지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 공유된다면 보다 다양한 대화와 공존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하여 '선교의 후기대화적 개념'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또한 민중신학이 종교개혁 이래 400년 동안 성서를 통해 새로운 신학이론을 만들어낸 유일한 신학이라고 찬사를 보내면서, 오늘날 한국의 신학이 받고 있는 신자유주의와 지구화의 도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배우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밖에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참석하여 몰트만 박사와의 인연에 대하여 회고하기도 했다.

한편 몰트만 박사의 강연 일정은 다음과 같다.

12일 오전 10시에 서울신학대학에서, 그리고 오후 7시부터 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각각 공개 강연을 하며, 13일에는 오전 11시 30분에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강연을 한 후, 오후 2시부터 NCCK 선교훈련원 간담회를 701호에서 가진다.

이후 14일에는 오전 11시에 연세대학교 신학대학에서 , 오후 7시에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NCCK 공동주최의 일치포럼으로 "지구화시대의 외쿠메네: 개신교의 시각에서 본 교황칙서 '하나되게 하소서(Ut unum sint)'"라는 제목의 강연을 서울 정동 프란체스코 대성당에서 갖고, 이후 장로교, 감리교, 그리고 천주교의 참석자들과 함께 좌담회가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15일에는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에서 마지막 강연을 한 후 16일 오후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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