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하여 민심 수습 차원에서 오는 4일 7대 종단의 종교 지도자들을 초청하여 오찬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이를 거부하기로 하고 청와대에 정식 통고했다고 불교계 신문 불교포커스(www.bulgyofocus.net)가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불교계를 이끄는 최대 종파 조계종의 지도자 지관 스님은 지난 1일 청와대의 시민사회수석실 소속 비서관의 방문을 받았으나, 조계종 측은 총무원 내부 논의를 거쳐 간담회 참석을 거부하기로 최종 결정하고 이를 통보했다고 총무원이 밝혔다는 것이다.

조계종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직후인 23일 종단 차원에서 정부의 가혹한 수사를 비난하는 애도 성명을 발표한 바 있으며, 오는 7월에는 정부의 자연공원법 개정과 국립공원 구역 재조정 등의 문제점을 의제로 양산 통도사에서 승려대회에 준하는 본말사 주지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대정부 비판의 성격을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노골적인 편파 행태를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아온 이명박 정부가 불교계와 표면적으로는 화해를 한 것으로 보였으나,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의 정국에서 갈등이 다시 표면화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를 낳고 있는 대목이다.

영결식 이후 청와대가 마련한 첫번째 민심 수습책이 7대 종단의 종교지도자 초청 오찬이라는 점 자체가 민심의 근본을 짚지 못한 미봉책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가운데, 이를 정면으로 거부한 불교계를 청와대가 어떻게 수습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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