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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집 아저씨와 '우렁각시'의 희망22년 꽃집 인생, 역경 딛고 일어서 희망을 꽃피우다
송상호 기자 | 승인 2009.07.07 11:27
  
▲ 구승모 이 스토리의 주인공 구승모씨는 2년 전 모 대학병원에서 안과 수술을 받은 뒤 눈이 좋아지지 않고 오히려 눈이 나빠졌다. 지금은 눈 앞의 형제만 겨우 볼 수 있고, 글 등은 전혀 못 읽는다. 꽃집 일은 모두 20년 노하우로 일을 한다. 사진은 꽃을 본다기보다는 꽃을 향해 눈을 향하고만 있는 광경이다.
ⓒ 송상호
꽃집

 "인생이 뭐 고난 아니겠습니까?"

"아, 예. 그렇죠 뭐." 

그의 말에 다소 당황한 건 나였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기에? 물론 모든 사람 누구나 구구절절 사연이 있을 터. 하지만 만나자마자 그런 이야기를 던지는 그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그가 운영하는 꽃집 '식물나라'. 평소 아내와 함께 꽃을 사러 가는 곳이라 '꽃집이 살아가는 이야기'나 듣고자 카메라를 들고 찾았던 집. 꽃집 대표 구승모(39)씨의 뜬금없는 말 한마디에 글 쓰는 사람으로선 대박(?)을 기대하는 맘이 마음 한 쪽에서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다.  

"10년 동안 저를 통해 10곳 정도 꽃집이 탄생했어요"  

  
▲ 꽃3 호접란
ⓒ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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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1때부터 그는 꽃과 함께 했다. 이제 그의 나이 39세니 22년을 꽃과 함께 한 셈이다. 그동안 다른 직업으로 외도를 해본 적이 없다. 용인에서 화훼 농협 조합 등을 해왔고, 안성에선 10년째 꽃집을 운영해왔다.  

"2000년도에 안성에 와서 꽃집을 시작했어요. 연고도 별로 없는 곳에서 꽃집을 시작했으니 남들보다 두세 배로 열심히 뛰어야 했죠. 그동안 저를 통해서 열 집 정도가 꽃가게를 열었지요. 저에게 꽃집을 하려고 상담해오는 사람들은 그보다 몇 배나 더 많았고요." 

이렇게 말해주는 그를 보면 아주 성실한 사람이라는 것과 참 친절한 사람이라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다. 꽃집 분야에서 성실하게 해서 잘 나가고 있었으니 주위 사람들이 개업상담을 했을 것이고, 그의 친절한 상담으로 인해 실제로 개업한 곳이 열 집 내외라는 이야기다. 경제가 어려운 시대에 꽃집이라도 해서 기사회생해보려는 사람들에게 적잖은 희망을 안겨준 셈이다. 이밖에도 그는 별 특이할 게 없는 '꽃집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전처와의 이혼, 그리고 실명할지 모를 위기까지

  
▲ 꽃1 식물나라에 핀 꽃이다.
ⓒ 송상호
꽃집

 

여기까진 좋다. 하지만 처음에 그가 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인생이 고난이라는…. 그래서 말을 돌렸다. 좋은 일이 아닌 것 같기도 해서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저, 아까 인생이 고난이라고 하셨는데…."

 

그제야 그가 자신의 속내를 털어 놓는다.  

2000년도에 안성에 와서 아주 열심히 꽃집만 운영하다보니 그의 전처가 가출을 하기 시작했다. 생활이 힘들고 여유 시간이 없어서였다. 그런 일이 잦아져서 결국 2007년도에 이혼을 하기에 이르렀다. 6살배기 아들과 9살배기 딸 그리고 꽃집은 그가 맡기로 했다. 10년동안 앞만 보고 열심히 일한 대가(?)치고는 너무나 가혹했다.  

그 일이 그에게 크나큰 스트레스가 되었는지 시력이 급속도로 나빠졌다. 그래서 2007년도에 백내장 수술을 했다. 우리나라의 유수한 S대학병원 교수로부터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이 수술이 그의 인생을 또 한 번 무너지게 만들 줄이야. 눈 수술 후 시력이 더욱 나빠졌다. 지금은 글을 읽지 못한다. 바로 앞 사람도 형체만 겨우 보이는 정도다. '시각장애 1급'이다.  

  
▲ 꽃4 아주 화려한 꽃이다.
ⓒ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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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에 의하면 S대학 병원 담당 의사가 수술을 잘못한 결과란다. 우리나라에 흔히 있는 일이듯 그에게도 병원과의 '의료사고 진행'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이젠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몰라 하고 있다. 지금 증상의 원인도 정확하지 않다. 병원마다 진단이 다르다. 완치의 확률이 희박해 보인다. 눈은 계속 나빠지고 아파온다.  

이런 일들이 2007년도 한 해에 한꺼번에 생겼기에 그의 인생에 있어서 2007년은 '죽음의 계곡'이었다고. 한창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과 함께 슬픔과 책임의 짐을 그가 고스란히 떠맡았다.  

그에게 찾아온 중국 '우렁각시'.

  
▲ 꽃2 아주 예쁜 선인장이다.
ⓒ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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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헤매다가 하늘을 향해 살 길을 달라며 기도한 덕분인지 2008년에 지금의 아내와 결혼하게 되었다. 그녀는 우여곡절 끝에 하늘이 맺어준 중국 아내이다. 그녀가 온 이후로 그는 삶의 이유와 희망을 발견했다. 둘 사이에 새로운 자녀(딸 구도연, 만 1세)도 탄생했다. 이제 그들이 함께 책임져야할 아이가 3명이 되었다.  

"이젠 제게도 삶의 희망이 생겨 너무 좋습니다. 지금의 아내가 저의 손발이 되어 주니까요. 아내도 변함없이 나를 사랑하겠다고 했고,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죠. 힘든 저에게 하늘이 기회를 주신 것 같아서 참 좋습니다." 

20년 넘게 손에 익은 일이라 정확히 눈에 들어오지 않아도 감각으로 일을 다 할 수 있다는 그. 웬만한 일반인보다도 척척 잘해내는 그를 지켜보고 있자니 그저 감탄스럽다. 그가 먼저 말하지 않는 이상 그 누구도 그가 그런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걸 모를 정도라니. 자신 스스로는 '달인'이라는 말을 극구 사양했지만, 그야말로 진정한 '꽃의 달인, 삶의 달인'이지 않을까 싶다. 

오늘도 그는 그의 아내와 함께 '식물나라'를 같이 운영하면서, '희망'이라는 꽃을 함께 가꾸어나가고 있다.

 

  
▲ 가족 구승모 씨는 "모진 시련을 딛고 일어서는 데는 지금의 아내의 역할이 컸다"라고 입버릇 처럼 말한다. 사진은 지금의 아내와의 사이에서 난 1살배기 딸과 전처와의 사이에서 난 아들이다. 큰딸(초4)는 아직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 송상호
꽃집

덧붙이는 글 | 이 인터뷰는 지난 3일 안성 비룡중학교 앞에 위치한 식물나라 (031-673-2373)에서 이루어졌다. 

송상호 기자  shmh0619@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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