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가 <신학아카데미 탈/향> 2006년도 상반기 강좌를 4월4일(화) 오후7시30분부터 한백교회 안병무 홀에서 시작했다. 첫 강좌는 “이슬람과 기독교, 충돌과 공존의 역사”라는 주제로 채수일 교수(한신대 선교신학)와 최형묵 목사(천안살림교회,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기획위원)가 진행한다.

▲ 최형묵 목사는 강연에서 "이슬람 세계 및 자신 밖의 다른 세계에 대한 서구적 편견은 사실상 서구의 세계지배 욕망의 표현 외에 다름 아니라고" 비판했다.

최형묵 목사는 <서구적 편견을 넘어 이슬람 다시 보기>라는 제목의 첫 강연에서 “이슬람을 단일한 이미지로 그리는 것은 서구적 편견”이며, “고의로 조장된 문명의 충돌, 그것도 선악을 대변하는 세력의 결사적 충돌로 비추도록 만드는 것은 그 사태를 조장한 세력의 지배와 욕망에서 비롯된다”고 하며 서구 사회의 관행화 된 이슬람 편견을 비판했다.

최 목사는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언론은 이슬람과 무슬림 사회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를 유포시켜 왔다”고 하며, 그러한 편견은 “과학과 학문의 이름으로 또한 널리 유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편견은 △ 서구 중심의 지리적 세계관, △ 서구 중심의 역사적 세계관, △ 텍스트주의 또는 본질주의, △ 기독교적 시선에서의 이슬람 혐오증에서 비롯되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각 문명 또는 종교에는 변하지 않는 본질이 있어서 그것이 항구적인 정체성의 근거가 된다”고 보는 본질주의와 “경전이 그 종교의 모든 것, 그리고 신도들의 모든 것을 규정한다”는 텍스트주의는 “종교 생활이 경전이나 교리에 의해 전적으로 규정되지 않고 그 밖의 많은 요소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간단한 논리도 무시해 버린 결과”라고 비판했다.

또한 “유일신 신앙과 성서의 예언자 전통을 공유하고 있지만 새로운 예언자이자 최성의 예언자로 떠받들어지는 무함마드의 존재 자체가 서구 기독교인들에게는 거북스러운 것”이 “기독교의 이슬람 혐오증의 바닥에 흐르는 정서”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유대교나 기독교의 유산을 전제하지 않고 이슬람이 성립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슬람은 기본적으로 유대교와 기독교 그 자체를 배타하는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 이날 강연의 다양한 참석자들은 이슬람 세계에 대한 이해의 갈증들을 풀어놓았다.

이날 강좌에는 다양한 전공과 소속의 참석자들이 눈에 띄었다. 정치학을 전공하고 있다는 한 참석자는 “자신의 전공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이슬람에 대해 그것도 교회 단체가 주최한다는 신문광고를 보고 찾아왔다”고 하며 기뻐했다. 그리고 카톨릭 측의 “작은 자매회” 소속의 수녀들도 “우리 자매회가 샤를 드 푸코 수도사 활동의 중요 지역이었던 북아프리카 무슬림 지역에서 시작했던 만큼 이슬람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이슬람에 대해 배울 기회가 많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런 강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습니다”라고 하며 자신들을 소개했다.

동남아시아의 이주 노동자의 유입으로 한국의 무슬림들도 늘어가는 추세이다. 현재 한국의 무슬림 숫자는 십여 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아직 서구적 시각에서 이해되고 있는 이슬람에 대해 이러한 강좌들을 통해 이해의 폭이 확대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훈 기자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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